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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문
서맨사 소토 얌바오 지음, 이영아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8월
평점 :
금은보화가 아닌 선택을 맡기는 전당포, 그곳에 도시오와 하나가 있다. 오랜 시간 전당포를 꾸려 온 도시오의 은퇴,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하나의 전당포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물을 통해 이동이 가능한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다.
사람들은 수많은 선택을 하고, 때론 그 선택을 후회하며 선택에 갇혀버리기도 한다. 끝없이 반복되는 기억은 기쁨일 수도, 슬픔 일 수도 있다. 내게 이키가이, 삶의 보람을 뜻하는 이 전당포에 들어갈 기회가 있다면 어떤 선택을 맡기고 그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질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고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멀리, 더 어린 나로 돌아가고야 만다. 당장 오늘의 선택부터 어제의 선택, 지난주, 지난달의 선택을 빠르게 뛰어넘어 몇 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다 또 미련이 남아 조금씩 더 거슬러 올라간다. 결국 내가 선택하지 않았지만, 나의 존재 자체가 내게 선택이 되어버린다.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선택이라면, 그래도 어린이려나. 모든 사건이 벌어지기 전, 그저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둑길을 달리던 기억이 가득하던 때쯤으로.
도시오의 은퇴 첫날이자 하나의 첫 출근 날 사건은 벌어진다. 평소라면 이른 아침 차 한잔으로 시작하는 도시오 탓에 딸그락 거리는 시작되어야 하는 아침이 너무 적막하다. 아빠를 찾아 전당포로 나간 하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잔뜩 흐트러진 내부와 또 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모습뿐이었다. 황급히 문을 닫고 도시오를 찾아 곳곳을 둘러보다 선택들이 담긴 금고를 확인해 보게 된다. 그곳엔 도시오의 카드만이 남아있다.
그리고 이 날을 기점으로 시간 여행하듯 이야기는 전개된다. 어느 과거로 사뿐히 내려앉을지 조심스럽게 다음 장을 들춰보게 되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