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돈의 얼굴 - EBS 다큐프라임
EBS 돈의 얼굴 제작진.조현영 지음, 최상엽 감수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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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예전에 EBS 다큐 프라임 자본주의를 처음 봤을 때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난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돈에 대한 상식이 완전히 뒤집어지는 느낌이었다. 막연하기만 했던 화폐 통화량이나 법정화폐, 인플레이션과 지급 준비금 등 어렵기만 한 개념이 잔뜩 나왔었다.

유튜브로 자본주의 영상을 보고 다시 [자본주의] 책을 봤다. 처음 봤을 때 몰랐던 내용이 막연하게나마 이해되면서 이 다큐프라임이 얼마나 돈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소중한 자료인지 새삼 깨달았다. 이걸 이제야 봤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뒤, EBS에서 다시 한번 야심찬 다큐가 나왔다. 이번 다큐 제목은 [돈의 얼굴].

[자본주의]가 나오고 많은 시간이 지났다. 통화량은 이전에 경고한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풀려나왔고 각국 정부의 부채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더 혼란스러워진 사회, 경제적 상황에서 새롭게 편성된 EBS의 [돈의 얼굴]은 이전작을 뛰어넘었다.

한 번 보고 흘러가는 영상 내용이 안타까워 따로 정리라도 해 놓아야 하나 싶었는데 이번엔 [돈의 얼굴]이 책으로 나왔다. 읽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결론부터. 이 책은 소장 각이다. 돈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은 물론 경제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학생, 투자를 계획하는 직장인, 집안의 경제를 담당하는 주부까지,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돈'의 민낯을 알아야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다.

물론 시중에는 돈, 자본주의에 대한 책이 정말 많다. 장황하고 지루한 책도 많고 명쾌하고 간결한 양서도 많다. 다른 책을 봐도 괜찮다. 하지만 [돈의 얼굴]만이 지닌 장점이 있다. 바로 EBS 다큐 프라임 [돈의 얼굴] 영상이다.

바로 책을 읽어도 좋지만 영상과 함게 공부해도 좋다. 순서와 상관없이 같은 내용을 다른 미디어로 두 번 접하면 자본주의에 대한 내용을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둘 중 하나만 봐야 한다면 책이다. 이유는 글자로 학습하는 걸 더 선호하는 취향이기도 하고 영상의 내용이 책 한 권에 정말 알뜰하게 잘 정리되어 있기도 하다.

돈에 대한 방대하고도 복잡한 내용을 사례 위주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했다. 아마도 다큐를 구성하면서 영상으로 한 번 정리하고 편집한 내용을 책으로 출판하면서 한 번 더 다듬어서 그런지 가독성이 높다.

정리하기에는 좋은 내용이 너무 많지만 그래도 공부 차원에서 최소한만 간략하게 정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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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많아졌는데 왜 살기가 더 어려워졌냐면 돈만 많아져서다. 더구나 그 많아진 돈이 모두에게 고르게 분배되지도 않았다.

돈은 신뢰다. 사회 구성원을 신뢰하든지 정부를 신뢰하든지 은행을 신뢰하든지. 비트코인은 최초로 그 신뢰를 사용자에게 분산한 장부다.

은행에 있는 돈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이자는 원금이 자연번식하는 가축을 뜻하는 말에서 탄생했다.

은행이나 사채업이나 기본적인 사업구조는 동일하다.

부동산 임대 소득을 블로 소득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은행 예금 이자도 동일한 돈의 임대세라는 사실을 모른다.

실질 금리와 명목 금리, 실질 임금과 명목 임금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인플레이션은 세금이다.

빚은 아주 날카로운 양 날의 검이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암호화폐의 대부분의 기능을 스테이블 코인이 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과 비트코인의 관계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소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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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층 탐정
정명섭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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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

장편 소설이 좋은 점은 긴 호흡으로 몰입하며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디테일한 심리 묘사나 인간관계, 내면 의식에 집중하는 스타일이 아닌 사건 중심의 추리 소설은 더더욱.

제목과 표지 그림, 표지에 있는 문장이 전체 소설의 내용을 요약해 주고 있다. 76층에 사는 젊은 여자가 무언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이다. 도시 배경으로 봐서 고층 빌딩 상급지에 거주하며 부유한 배우자 덕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

추리 소설이라고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선을 크게 넘거나 창의적인 사건은 아니다. 물론 독자에 따라 이런 사람이 어디 있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자신이 겪어보지 않거나 목격해 본 적 없다고 단언하지 말자. 이상한 사람들은 차고 넘친다.

모든 사람들이 삶의 의미나 목적을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삼고 있는 것도 아니다. 타인의 행복을 시기, 질투하는 것을 넘어 그 행복을 파괴해야만 적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다. 이 소설에서는 그 대상이 불특정 다수였지만 현실은 오히려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이 그 증오와 원망의 대상인 경우가 많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픈 건 만국 공통인 인간의 본성이라는 말이다.

소설 이야기로 돌아와서, 문장이 간결하고 내용이 복잡하지 않아서 이틀 만에 편하게 읽었다. 가상의 도시, 가상의 사건과 인물이지만 앞에 언급한 것처럼 개연성이 높아서 어색하지 않다. 있을 법한 인물에 벌어질 법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추리 소설답게 범인을 예측하고 실마리를 찾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름의 긴박감과 속도감도 있다.

개인적으로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 않아서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마치 한 편의 영화나 단편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저자가 2020년 한국 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론 나처럼 해당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많지는 않지만 내가 읽거나 관람한 이런 장르들은 대부분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되는데 이런 패턴이 장르의 전형적인 특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갈등 상황에서 미리 결론을 어느 정도 예사해볼 수 있다는 면에서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그러한 점이 오히려 이 소설을 판타지가 아닌 현실성을 이야기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최근 머리 아픈 문장이 가득한 외국 번역 서적을 몇 권 읽다가 빠르고 재미있는 소설을 읽으니까 머리가 좀 맑아진 느낌이다. 소설의 유용은 읽으면서 독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간만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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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구분법 - 진실을 보는 눈
이드페이퍼 지음 / 데이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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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


책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미술 작품을 설명하면서 진실과 거짓말을 이야기한다. 가장 참신하고 새로운 관점을 접하게 된, 이 책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둘째, 문학 작품 중 주로 시를 예시로 들면서 진심으로 쓴 글과 거짓으로 쓴 글을 구별한다. 개인적으로 이해되지 않거나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대체로 설득력 있는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셋째, 인간 본성을 설명하면서 거짓과 진실을 이야기한다. 인간관계 측면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람과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구별하는 법과 진실한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한다. 화법이 갑자기 직설적으로 바뀌면서 팩트 폭력을 가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말투를 좋아하기 때문에 취향 저격이었다.


첫 번째 미술 이야기.

전체 분량 중 가장 짧은데 평소 미술 작품에 대한 설명 이야기와 다른 관점이라 흥미로웠다. 중세 미술 초상화를 주로 예를 들어 설명한다. 작가들이 초상화나 인물화를 그릴 때 진심으로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있었는지, 아니면 돈을 받고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는지에 따라 미술 작품의 진실성이 차이가 난다는 내용이다.


원래 미술 작품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예술이었으며 기록의 기능을 담당했다고 한다. 거짓말도 본질이 남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미술은 태생적으로 거짓말과 관련이 깊다. 다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그림을 통해 남에게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으면 그 그림은 진실이 된다.


르누아르, 모네, 마티스 등 어디선가 들어봤고 한 번쯤 봤을 법한 화가들의 대표작을 예시로 설명하고 있어 흥미롭다. 시대 장르니 표현 기법이니 하는 어려운 말없이 그림에 나타나는 인물의 눈빛, 표정, 선과 색 등 미술에 평소 관심 없던 사람도 이해하는데 전혀 지장 없는 범위 내에서 설명한다.


미술을 감상하는 새로운 시선 하나를 배운 느낌이다.


둘째, 문학 작품을 통해 진실한 글을 파악한다.


사실 이 파트가 가장 공감이 어려웠다. 작가가 예를 들고 있는 좋은 글과 나쁜 글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저자도 호불호를 논하려는 게 아니라고 했지만 책에서 은연중에 진실한 글이라고 분류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독자에게 좋은 글이란 주관적인 기호의 차이일 수 있지 않나 싶다. 모든 사실이 진실은 아니며 선은 더더욱 아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거짓이 진실을 외면하는 것도, 악도 아니다. 사회 현상도 그럴진대 더군다나 문장, 그것도 문학 작품에서 진실과 거짓, 선과 악, 좋음과 나쁨을 논하는 게 의미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저자의 말대로 거짓이 가득한 글이 나쁜 글이라면, 독자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외면하는 글이 되겠지. 수요 없는 글은 자연스럽게 도태되지 않을까 싶다. 내 기준에 차지 않는 글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글이라면 나름의 수요를 충족하는 좋은 글이 될 수도 있겠고.


하여튼 예시로 드는 나쁜 글은 주로 익명의 글이나 외국 문장의 번역체고 좋은 예시로 드는 글은 익숙하게 널리 알려진 이들의 글이라 큰 논란은 잘 피했다는 생각이 든다.


셋째, 인간 본성과 인간관계에 대한 글이다.


분량도 가장 많고 문장도 직설적, 독설적으로 변하면서 강조하는 부분이 많은 걸로 보아 저자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파트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문장이라 공감이 많이 되었지만 취향이 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은 일반적인 경우가 많은데 표현이 마음에 들어서 간단하게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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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의 소설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조선은 인문학의 시대였다는 거다. 과학과 의학은 원시인 수준이었지만 인간에 대한 통찰만큼은 동시대의 다른 문화 예술 선진국을 압도했다.

내게 해가 될 사람을 가려내는 육감과 통찰은 오랜 사색과 독서를 통해 스스로 터득해야 할 생존 기술이다.


중종과 정조, 조광조와 정광필 등 역사 이야기를 통한 통찰력과 자기 주관력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었다.


착한 사람이 가장 먼저 배신한다는 말도 뜨끔했다. 착한 사람이라는 게 사실 자기 주관 없이 남의 말에 흔들리는 사람이라 착한 역할만 하려는 주관없는 거짓말쟁이라는 말이다.


책에서는 남의 눈치만 보는 사람을 착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것 역시 경계한다. 눈치 본다는 건 주관이 없고 정신이 나약하다는 증거다.


남을 도와주어야 한다면서 주변 사람이나 가족을 오히려 힘들게 하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 역시 악인에 가까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스로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며 자신이 남을 도와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착각은 속된 말로 죽으려면 혼자나 죽어라.라는 문장은 책에는 없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말은 각서 쓰는 부부는 대부분 이혼한다는 점이다. 각서는 쓰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안심시킨다. 각서를 쓰는 행위는 각서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각서까지 쓸 정도면 쓰기 전에 마음가짐과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하며 진정한 변화를 마음으로 느끼는 사람은 각서를 쓰지도 않는다. 각서 몇 글자에 의지하는 사람은 결과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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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박 인생 나에게 물어봐
김정수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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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표지에 '주식 투자', '경제적 자유'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난 왜 이 책을 중년의 몸만들기에 대한 책일 거라고 착각했을까? 근사한 보디 프로필에 자신감 있는 표정(뽀샵을 좀 과하게 한 것 같긴 하지만) 위에 '초대박 인생'이라고 해서 물론 주식 투자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긴 하겠지만 운동과 루틴, 투자와 삶을 밸런스 있게 다루는 책인 줄 알았다.

결론부터.

운동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주식 투자와 관련된 투자 기법이나 차트 분석법 같은 것도 거의 없다. 저자는 실제로 실전 차트 분석법으로 결제적 자유를 이루고 관련 책을 이미 3권이나 냈다고 한다. 이 책은 투자 마인드를 포함한 인생 성공 마인드에 관한 책이다.

기존에 나와있는 성공 마인드와 크게 다른 점은 없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야기도 많이 있다. 다만 이 책만의 특이점을 찾아보자면 정리를 무척 꼼꼼하게 잘 했다. 단행본이 아니라 학술 대회에 제출하는 논문과 에세이 그 중간쯤의 느낌이다.

거의 대부분의 챕터가 잘 짜여진 개요표를 나열한 느낌이다. 첫째, 둘째, 셋째... 이렇게. 서론 - 본론 - 결론에 문단별로 첫 문장에 핵심 내용이 담겨있어서 글 구조만 보면 중고등학교 수험생이 비문학 지문 글 구조 공부하기 좋은 교재 같다는 느낌도 든다.

다만, 표현만 달리하여 내용이 반복되는 느낌도 있고 글 전반적으로 뭔가 AI가 쓴 듯한 분위기가 많이 든다. 실제로 읽어보면 작가 고유의 개인적 경험을 깊이 다루고 있는 내용이 많아서 아마도 초안을 작가가 쓰고 AI가 문장을 다듬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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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대충 정리해 보자면,

저자가 말하는 초대박 인생이란, 흔히 말하는 "부자 되세요~" 같은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다. Must, Like, Well, Routine, Luck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자기 삶을 성찰하고 정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Must : 지금 내 인생에서 도망치고만 싶은 일들, 피할 수 없는 과제들.

- Like : 말은 안 해도 은근히 좋아하는 것들. 근데 아직도 취미라고 말 못 하는 것들.

- Well : 잘하려고 애쓰는 나의 어정쩡한 노력.

- Routine : 퇴근하고 집 오면 시체처럼 눕는 내 루틴.

- Luck : 가끔 생기지만 항상 준비 안 되어 있는 그 기회들.

표현이 다소 올드하다는 느낌은 있지만 인생을 쪽박–소박–중박–대박–초대박으로 구분해서, 사람의 성장 단계처럼 그려놓은 구성도 나름 흥미로웠다.

중간중간 저자가 실제로 12번 깡통 차고 다시 일어난 이야기나, 루틴 관리하면서 초대박으로 가는 과정 같은 건 꽤 현실적이었다. “대박 나는 삶도 결국 매일 아침 내가 뭘 하느냐에 달려 있다"라는 말이 와닿는다.

재미있던 건 ‘성공 확언’ 같은 내용도 뇌과학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그냥 “나는 부자다!” 하고 외치라는 게 아니라 왜 그렇게 말해야 하는지, 그 말이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까지 풀어준다. 고명환 책에서 봤던 확언법이 이 책에서도 언급된다.

중간에 살짝 반복이 있긴 한데 복습 느낌이라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챕터 끝마다 나오는 정리 멘트는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짚어주니까 생각 정리에 꽤 도움이 된다.

솔직히 이 책 읽는다고 내 인생이 당장 초대박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지금 나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에는 나름 진지하게 답해보게 됐다. 자기계발서가 줄 수 있는 최선의 효과라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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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문헌학자 김시덕의 강남 - 우리는 왜 강남에 주목하는가
김시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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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강남'에 대한 책이라고 하면 보통 부동산 투자 가치로서의 강남, 즉 신축 아파트와 신축이 될 구축 아파트, 빌라 등 재건축, 재개발을 위한 입지 설명이나 학군, 사이클에 따른 가격 추이 등을 떠올리기 쉽다.

이 책의 방향은 이와 전혀 다르다. 문헌학이라는 학문은 문헌자료를 언어학적, 역사적 측면에서 비판, 해석하고 그에 근거하여 시대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도시 문헌학은 그 대상을 도시로 집중한다.

[강남]은 강남이라는 도시를 대상으로 문헌 자료를 분석하여 강남에 거주하는 서민의 삶과 역사를 되돌아 보고 오늘날 강남이 가지는 가치를 재조명해보는 의미 깊은 책이다. 저자의 말대로 지금까지 강남을 이렇게 분석한 책은 없었다.

단순히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서 단행본으로 엮어 낸 것만으로도 가치있지만 옛 자료와 현재 모습을 비교하고 개발 과정에서 소외된 강남 농촌 서민의 삶을 찾아보며 대한민국 자타 1극인 강남이 지닌 역사적 스토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소중한 책이다.




도시문헌학 답게 이 책에는 귀한 과거 자료와 사진이 무척 많다. 도시학을 모르는 사람도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강남의 문헌학에 입문할 수 있다.



현재 서울에서 가장 핵심 중 하나인 삼성동 보문사 주변이 옛날에는 성묘하고 도시락 싸들고 놀러가서 고기 구워 먹던 곳이었다니 새삼스럽다. 그때도 비싸지만 이런 곳에 땅 사서 집 짓고 살면 좋겠다고 했다는데 지금 땅값 오른 거 보면 핵심지는 항상 당시대 사람들에게 넘볼 수 없는 곳이었나보다.



도시 개발의 역사는 필연적으로 갈등의 역사다. 저자의 전작 [갈등 도시]에 관련 내용이 자세히 나와있다고 하는데 [강남]에서도 강남 3구의 핵심지역 개발을 둘러싼 다양한 서민들의 삶을 통해 갈등의 도시 개발 역사를 소개한다.

도시 화석이라는 개념도 재미있었다. 이권 개입이 첨예한 도시 개발의 구조상 개발되지 못하고 소외된 일부 지역의 건축물이 그대로 도시 화석이 되어간다는 이야기에 고덕 자이 상가가 나와서 나름 반가웠다. 어린 시절 살았던 곳 근처에 있는 이 상가를 종종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강남은 은처음부터 부촌 형성 목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한국 전쟁 이후 강북에 몰여있는 인구를 분산하기 위한 안보적 차원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상기해보면 현재 시장에서 말하고 있는 제2, 제3의 강남이 생각보다 실현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책에서는 그보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바로 확장 강남이다. 강남을 기점으로 동남쪽으로 발달하는 성남, 판교, 동탄, 평택 라인이다. 부동산 투자를 좋아하는 일반인 입장에서도 강남이 개발된 역사를 근거로 이 확장 강남을 투자적 측면에서 생각해봐도 좋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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