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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노예 - 마흔 여덟, 열 번째 퇴사를 준비하다
김형준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며칠 전에 읽었던 [과로사 할래? 퇴사할래?]가 사회 초년생의 취업 고분분투기라면 [직장 노예]는 40대의 직장 생활 견디기다.
사실 책 표지에 퇴사와 입사 횟수가 적혀 있어서 얼핏 비슷한 내용이지 않을까 했는데 읽어보니 내용은 전혀 달랐다.
하루 만에 읽었는데 그만큼 집중이 잘 되었고 읽으면서 도움 되는 문장이 많았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최근 유행하는 젊은 사람들의 창업 성공기나 투자 성공기를 가장한 자기 계발서 같은 책들보다는 훨씬 공감이 많이 되었다.
3년 만에 1천 권의 책을 읽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저자도 43세까지는 일반 직장인과 별다를 바 없이 일 끝내고 퇴근하면 소파에 누워 TV나 핸드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 더 친근했다. 특성화고 졸업 후 건설업에 근무하면서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던 저자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책을 읽게 되고 책을 통해 삶의 방향을 바꾸게 된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다.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비슷한 책들이 많아서 내용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특이한 점은 저자의 독서 기간이다.
3년 만에 1천 권을 읽었다고는 했지만 저자는 6년째 매일 읽고 글쓰기를 반복하고 있다. 꾸준함. 새로운 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꾸준함이다. 저자는 6년 이상 매일 꾸준한 읽기와 쓰기를 하고 있다.
누구보다 간절히 취업을 원했지만 나이 40대가 넘어가면서 간절하게 퇴사를 원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에서 퇴사가 아닌 제2의 직업을 위해 저자는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쓴다. 그동안 시키는 일만 해오던 노예에서 생각이라는걸, 판단이라는 걸 하기 시작한다. 그 계기가 바로 책 읽기다.
책 읽을 시간 없다고들 많이 말하는데 사실 그거는 정말 거짓말이다.
저자가 일상에서 책 읽기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살펴보자.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난다. 물론 어렵고 힘들고 졸리다. 하지만 습관을 만들면 그 습관이 나를 만들게 된다. 일단 시작하자.
5시부터 1~2시간 동안 책을 읽는다.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메인 시간이다. 가장이자 직장인이 하루에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란 어렵기 때문에 새벽 기상은 소중한 자기만의 시간이 된다.
7시 ~ 8시 출근 시간 동안에는 오디오 북을 듣는다. 8시에 출근해서 아무도 없는 사무실 혹은 직장 근처 커피숍(24시간 하는 무인 커피숍 같은 곳)에서 1시간 정도 읽는다.
점심시간에 읽은 부분에 대해 간단하게 기록한다. (글쓰기)
퇴근 후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일을 다 하고 나면 잠들기 전에 최소한 1시간은 시간 있다. 핸드폰 내려놓자, TV 리모컨 끄자. 책을 들자
어떤가? 최소 하루 3~4시간은 있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의지가 없는 거다.
물론 책만 읽는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책도 안 읽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꼭 책이 아니어도 좋다. 운동도 좋고 산책도 좋고 명상도 좋다. 단지 저자는 무얼 어떻게 시작하고 접근할지 몰라서 그냥 가장 쉽고, 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추천한 방법인 책 읽기를 선택한 것뿐이다.
책만 읽는다고 당장 뭔가가 변화되는 것도 아니다. 저자도 6년째 읽고 쓰고 있다. 여전히 직장을 다니고 있고 여전히 퇴사를 원한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읽고 쓰고 정리하면서 책을 출판하게 되었고 그동안 쓴 블로그 글과 책을 통해 글쓰기 강연, 삶에 대한 컨설팅 강연 등 저자와 강연자로서 직업을 추가로 얻게 되었다.
어쩌면 은퇴 후 약해진 체력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직업이 글쓰기와 강연이 아닐까 싶다. 나이가 들수록 육체적인 힘은 약해지지만 경험과 노하우, 지식과 지혜는 오히려 쌓여가니까. 물론 매일 읽고 쓰는 것을 꾸준히 한다면
책에는 보석 같은 문장들이 가득하다.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글로 쓴다는 게 어떤 건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책 읽는 건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
- 맞다. 도서관에서 아무 책이나 빌려서 아무 곳이나 가서 읽는 건 글을 읽을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직장인의 95%는 원하지 않는 일은 한다."
- 위로가 되는 말이다. 나와 같은 사람이 100명 중 95명이나 있다.
"모르는 게 뭔지 알고 배우려는 사람, 모르는 게 뭔지 몰라서 무작정 배우려는 사람, 아는 게 없는데 안 배우는 사람"
- 책을 읽으면 내가 뭘 모르는지 알게 된다. 유식한 말로 메타 인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모른다. 뭘 좋아하는지, 뭘 알고 뭘 모르는지"
- 내 이야기네. 내가 어떤 인간인지 도대체 모르겠다는 말이야
등등.
정말 생각할 문장도 많고 읽다 보면 더욱 가열차게 책을 읽고 생각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가치는 한 마디로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다.
변화의 동기를 주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