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의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시리즈 스무번째 그림책입니다. 《보림 옛이야기 까치호랑이 시리즈》는 민담 특유의 입말을 온전히 살리고, 우리 정서를 잘 담아 우리 민족 고유의 해학과 풍자, 삶의 교훈이 잘 담겨 있어요. 홀어머니와 함께 가난하게 살던 나무꾼과 하늘 나라 선녀의 결혼 이야기 <선녀와 나무꾼>은 친숙한 옛이야기이죠. 사냥꾼에 쫓기는 사슴을 구해 주고 선녀를 아내로 얻지만, 아이 넷을 낳을 때까지 날개옷을 절대 돌려주지 말라는 사슴의 말을 어기게 되는 나무꾼... 날개옷을 입자마자 세 아이를 끌어안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선녀에게 나무꾼은 다급한 목소리만 울려 퍼집니다.
사슴의 도움으로 두레박을 타로 하늘로 올라고 옥황상제가 내는 세 가지 시험을 모두 통과하여 하늘에 행복하게 살게 되지만 홀로 계신 어머니가 걱정되어 말을 타고 다시 땅으로 내려갑니다. 어머니가 건네준 뜨거운 호박죽을 먹다 그만 말을 놓치고 만 나무꾼은 땅을 치며 후회하고, 그 뒤 죽어서 수탉이 되어 하늘을 보며 “곧 갈 거요, 곧!” 하듯이 “꼬끼오 꼬꼬!”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옛 이야기 가운데 하나이고, 이미 많은 작가들에 의해 그림책으로 만들어 지고, 옛이야기 그림책 전집류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이야기지만 수묵채색화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이 특이합니다. 먹의 여운과 고요한 빛깔이 상상력을 건드리기도 하고, 여백의 미를 살린 화면구성도 돋보입니다. 얌전하고 수줍은 안방 규수의 단아함이 묻어나는 정갈한 그림과 문장이 옛 이야기의 메마름을 제대로 채워주어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상상의 깊이를 더해 주었습니다.
세상 모든 생명이 소중하고 사랑스럽지만 현실에서 동식물의 생명을 지켜주는 것도, 없애는 것도, 결국 사람이 하고 있습니다. 소중히 대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한 이 동화는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 현실을 담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은하수가 키우는 먹보 강아지가 닭 뼈를 삼키면서 놀라운 사건에 휘말립니다. 동물을 지켜주는 능력이 있는 수호 정령들이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음에 신기해 하는 은하수 하지만 수호 정령과 함께 동물의 생명을 마음대로 다루고 지배하려는 어둠의 정령은 지구를 통째로 지배하려는 음모를 계획 중 이라는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데... 돈으로 욕심을 채우고 돈만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어둠의 정령 모습에 인간의 사악한 모습이 닮아 있습니다. 채우면 채울수록 점점 더 커지는 욕심, 최고의 존재가 되고 싶은 욕망때문에 어둠의 정령의 덫에 걸리고 만! 다행스럽게도 어둠의 세력에 맞서는 수호 정령의 존재가 있어 나쁜 정령을 잡게 되고 많은 동물들이 다시 살아나게 됩니다. 동물을 보호하고 생명을 지켜주는 동물 수호 정령과 반대로 동물을 학대하고 동물의 삶을 망가뜨리는 어둠의 정령은 다 우리 곁에 있습니다. 신비한 힘을 가진 수호 정령의 이야기를 들으니 보이지 않게 동물편에서 동물의 삶을 보호하는 사람들이 혹시 수호 정령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어딘가에 있을 수호 정령을 그려보기 보다 나 스스로가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수호 정령의 마음을 갖는게 더 중요한거 같습니다.
어린시절 전학을 한 후 첫 학교생활을 떠오른다면 정말 공감가는 책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 처트니는 아빠의 직업 때문에 새로운 학교로 전학 가는 일이 잦습니다. 처트니는 이런 상활이 익숙하다고 하는데 제 눈에는 감당하기에 힘든 처트니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보입니다. 칠판앞에 서서 첫 인사를 하려는 선데이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과 마주한 선데이는 살짝 다른곳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낯선 친구들의 시선이 따갑다 못해 당혹스럽습니다. 새로운 학교에서 맞이하는 첫 번째 점심 시간은 그야말로 외로움이라는 큰 벽이 앞에 높이는 순간인 듯 합니다. 이사를 자주 다니면서 느끼게 된 여행의 매력이 좋아지기 시작했지만 한 곳에서 늘 같은 집에서 오래 사는 것이 소원입니다. 그래야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외로움을 이겨내지 않아도 되니까요. 처트니는 반복된 경험으로 새로운 학교에서 적응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혼자만의 놀이를 찾거나, 활발한 상상력으로 외로움을 쫒고, 좋아하는 취미를 만들고, 자신의 꿈을 찾는 밝고 긍정적인 아이입니다. 그러나 또래 친구와 깊은 소통을 할 수 없어 가슴 한켠에는 외로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밝은 성격으로 외로움을 가볍게 툭툭 던지는 듯 보이지만 아직 어린 처트니가 자주 느끼게 될 외로움의 시간들이 그 시간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게 그리 가볍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짧은 글속에 잘 그려진 그림, 가슴 한 켠 외로움을 담은 처트니... 묘하게 아픈 동화입니다. 자주 새로운 곳에 적응하게 될 어린 소녀의 심리를 잘 담은 책입니다. 그림이 그 힘을 더 실어주는 듯 하구요.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의 첫번째 그림책이라는 소식만으로도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책입니다. 여기에 더해 섬세하고 화려한 색채와 다양한 문양들이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환상적인 색채와 상상에 빠져들게 하는 그림들은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게 합니다. 음악이 사라진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늘 주위에서 들리는 음악과 노래 소리를 당연하다 여겼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 세상을 잠시 생각해보니 음악이 얼마나 즐거운 소리인지 행복의 소리인지 새삼 돌아보게 합니다. 피아노 학원에만 가면 가습이 답답해지고 짜증이 나는 샛별이. 연주와 첼로 연습에 늘 바쁜 엄마와 회사 일로 바쁜 아빠, 합창단 노래 연습에 푹 빠진 동생까지 누구 하나 놀아주지 않습니다. 심심하면 피아노 연습을 하면 된다는 가족들의 말에 꽃별이는속상햇 한숨만 나옵니다. 마치 외톨이가 외톨이가 된 듯 한 꽃별이는 음악 같은 건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소원이 진짜 이루어진 걸까? 피아노 건반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고, 동생의 합창반도 없어집니다. 설상가상으로 엄마의 첼로에서도 소리가 나지 않고, 카나리아도 노래하지 않습니다. ‘영영 음악이 사라져 버리면 어떡하지?’ 음악이 없으니 온 집 안이 조용합니다. 식구들의 웃음소리도, 엄마의 연주소리도 들을 수 없습니다. 꽃별이의 생일날에도 노래 없는 파티를 해야 했고 세상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엄마의 연주회까지 망쳐버리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던 꽃별이는 음악이 없어진 이유를 엄마 아빠에게 말하게 되고, 다행히 음악은 다시 제자리를 찾습니다. 음악이 사라져버린 모습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적막하다 못해 사막처럼 윤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말라버린 세상이 모습에 눈을 질끈 감아버립니다. 낮과 밤이 공존하듯 세상에는 음악이 있어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아름다우며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피아노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행복한 표정으로 음악을 느끼는 아이를 상상합니다. 주인공 꽃별이처럼 피아노 학원에 염증을 느끼는 아이에게 작은 변화를 이끌어 주길 바라봅니다.
오랜만에 만난 보림어린이문고 시리즈입니다. <첫 사랑 진행 중> 이 책은 3~4학년 대상도서인데요. 이 시기 아이들에 겪게 되는 학교와 가정에서의 고민과 갈등을 중심으로 경쾌하게 사건을 전개 시켜주는 작품이에요. 사이먼과 토니 그리고 시빌 이렇게 세 친구의우정, 갈등이 첫사랑이라는 섬세한 심리와 얽혀 한걸음 한걸음 성장하는 사이먼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연극의 주인공인 소화불량 씨를 맡게 될 뻔했지만 주인공은 모두 남자아이들이 맡는 건 공정하지 않다며 의의를 제기한 시빌때문에 주인공 소화불량 씨에서 땅콩버터역을 맡게 됩니다. 하필이면 좋아하고 있는 시빌때문에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아빠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토니는 걸핏하면 거짓말으르 지어내 사이먼의 기분을 엉망으로 만듭니다. 시빌과 해리엇에게 거짓으로 욕을 지어내고, 시빌에게 자신을 유치한 바보로 만드는 거짓말을 듣게 된 사이먼. 그 후에도 토니의 계속되는 거짓말은 계속됩니다. 알 듯 모를 듯 사이먼과 토니 사이에서 속을 드러내지 않는 시빌과의 데이트에서 사이먼은 토니의 교묘한 작전에 마음이 단단히 상하게 됩니다. 「분노가 가슴에서 뜨거운 숯불처럼 활활 타올랐다.」 _ 본문 p138 _ 진정한 친구라고 믿었던 토니의 거짓말과 계락, 교묘한 방해에 사이먼이 느꼈을 배신감과 당혹스러움이 어떨지 느껴집니다. 과연 토니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시빌에 대한 사이먼의 첫사랑은 순탄하게 진행 될 수 있을까? 거짓말로 언제나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토니를 보며 사이먼은 이전과 다른 당당함과 솔직함으로 시빌에게 다가서야 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여리고 소심한 사이먼은 이제 마음속에 감추어 두었던 감정을 더 솔직하게 표현하며 한 걸음 첫 발을 내딛습니다. ’뭍으로 걸음을 내딛는 최초의 물고기처럼!’ 사이먼은 지금 이 순간처럼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하는 법을 배워 나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