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미 미 비포 유 (다산책방)
조조 모예스 지음, 공경희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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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입소문이 자자했던 『미 비포 유』 시리즈를 이번에야말로 완독했다. 읽고 나서 펑펑 울었다고 하는 독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대체 어떤 내용일지 정말 궁금했었는데 확실히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감동시킬 만한 스토리였다. 특히 『미 비포 유』 시리즈 완결 편인 『스틸 미』에 이르면서 그 감동의 세기가 더해지는 것 같다.






 전편인 『미비포유』에서 사랑하던 남자인 '윌 트레이너'를 자신의 눈앞에서 떠나보내야만 했던 '루이자 클라크'는 이제는 상실의 슬픔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한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바로 뉴욕으로 건너가 새 일을 얻는 것이었다. 모든 추억이 담긴 영국을 떠나는 것은 그녀의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보아야만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윌의 유언 아닌 유언 때문이라도 그녀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야 했다.


 사실 한 사람으로 인해 만들어진 세계를 떠나기는 정말 쉽지 않다. 특히나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루이자는 자신을 에워싸고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던 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위대한 첫걸음을 뗀 것이다. 눈물을 흘리며 윌을 생각하고, 그와의 추억에 젖어 언제나 우울해하는 것만이 애도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 늦지 않게 깨달았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른다.







 처음에 루이자는 영국을 벗어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어 했고 기대했다. 난생처음 겪어보는 뉴욕은 그녀에게 놀라움과 새로움을 가져다주기에 확실히 알맞은 곳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삶이 이어질수록 루이자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진짜 나의 모습대로 살아가는 것인지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게 되고, 그렇게 조금씩 자아정체성을 확립해가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틸 미』는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닌, '성장 소설'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작들에서는 루이자가 남자와의 사랑에 힘입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면, 이번에는 오로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 취미, 관심사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으로부터 오는 기쁨을 만끽하며 자신의 가치를 느꼈다고 할까. 그러다 보니 '상실'은 더 이상 루이자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기지 못한다. 루이자의 기쁨과 만족이 오로지 한 남자에게만 달려있었다면 아마 그녀는 뉴욕에서의 삶도, 영국에서의 삶도 불행하게만 보냈을 테지만, 이제 자신에게 진짜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루이자는 실연과 배신의 아픔 속에서도 앞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을 뗄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루이자는 뉴욕에 당도한 날부터 단 한 번도 마음 편하게 지내지 못했다. 여러 가지 시련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상사인 '고프니크 부인'의 크나큰 비밀과 골치 아픈 변덕, 장거리로 인해 멀어진 샘과의 오해, 갑작스러운 실직 등 그녀를 무릎 꿇게 만들 수 있을 만한 일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당장 영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어도 될 만한 상황이었지만 그때마다 무너진 자신의 삶을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루이자의 태도가 정말 인상 깊었다. 어떨 땐 모든 걸 다 포기할까 싶다가도 다시 정신을 차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는 적극적인 행동 덕분에, 그녀의 주위에는 늘 도움을 베풀어줄 사람이 나타났던 것 같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결말 부분이 백 퍼센트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관계를 깨끗하게 마무리하고 새롭게 시작을 했더라면 더욱 멋있는 마무리가 되었을 텐데 루이자의 선택은 달랐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은 다르니까 이해는 하지만 루이자가 얼마나 아파했고 괴로워했는지를 전부 지켜본 독자의 입장으로서는 아쉬운 결말이 아닐 수 없다.


 『미 비포 유』 시리즈 완결 편을 읽고 났는데도 어쩔 수 없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물론 3부작이라 더 나올 가능성은 없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루이자가 행복한 뉴욕 라이프를 즐기고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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