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선택 (크리스마스 패키징 에디션)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4년 12월
평점 :
품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후회 또한 뒤따라 붙을 때가 있다. 하지만 시간은 정방향대로만 흘러가기 때문에 절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그걸 알기 때문에 순간순간에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받을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이러한 질문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한계가 없는 무한한 상상 속에서, 우리는 지금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나 자신을 그려보며 아쉬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안도하기도 한다.


​ '이동원'의 장편 소설인 《찬란한 선택》에서는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미혼 남성인 '명운'이 어느 날 갑자기 '마동석'과 똑 닮은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마동석은 그에게, 작가의 길을 걷고 있지 않은, 그러니까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냐고 묻는다. 여자친구 '연우'와 미래를 논하지도 못하고 작가로서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암울한 상황이었던 명운에게 그 물음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 마동석은 다른 인생의 길을 보여주겠노라고, 그리고 원하기만 한다면 그 세계에서 사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반신반의했던 명운이었지만 그에게 등 떠밀리다시피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앞으로 이틀 동안 다른 삶을 체험하고 돌아올 수 있는 12번의 기회가 있다. 지금과 다른 그의 삶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 생각지도 못한 세상을 만나게 되며 명운은 원래의 삶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들을 경험하게 된다. 독신이었던 삶에서 아내와 딸이 있는 삶으로, 가난했던 처지에서 별안간 억만장자가 된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하기 그지없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직업인 작가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성공하기 힘들다고 모두가 만류하던 글 쓰는 직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까지는 좋았지만, 늘 후회로 점철되었던 삶이었다. 그러나 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되면서, 자신이 택한 삶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것, 비록 크게 유명해지지는 못했지만 작가라는 꿈을 줄곧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겨울 동안 꽁꽁 얼어버린 명운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다.


​ 아무래도 주인공의 직업 때문인지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것 같았다. 작가를 포함해, 돈 벌어먹고 살기 힘든 일을 왜 하냐는 주위 사람들의 질타 속에서, 꿋꿋하게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이 새삼 용감하다고 생각했다. 늘 찾아오는 후회를 삼켜내면서도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어떤 삶이 옳고 틀리고는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정말로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하는 물음이 머릿속을 떠다녔다. 남들이 하니까, 다들 그렇게 사니까 별 의미 없이 선택했던 수많은 결정들이 떠올랐다. 읽기 전보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이동원 작가의 장편소설 《찬란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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