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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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woongjin_readers

청춘의 독서 - 유시민

몇 해 전 ‘독기’라는 독서모임에서 십진 분류표를 기준으로, 총류부터 역사까지 달 별로 다양한 책을 함께 읽었다. 그때, 번외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필수로 읽자며 9월 필수 도서로 선정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애정하는 작가 유시민 님이 무인도에 딱 한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그 책을 가져간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다독가이자 읽기의 명사,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야기 꾼 작가가 단 한 권의 책으로 그 책을 선택했단 말인가? (그렇게 두어 번, 완독을 했다. 하지만 그 책이 인상적이었다거나 어떤 영감을 얻지는 못했다. 천문학자 심채경님도 그 책을 다 읽지 못했다고 한다. 위안해 보자)

나의 읽기 생활에 평론가 이동진 님과 쌍벽으로 존재감을 뽐내시는 유시민 님의 <청춘의 독서>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노트를 옆에 나란히 펼쳤다. 그것은 내가 유난히도 좋은 작가의 책을 마주할 때 나오는 버릇이다. 최근 홍승은 작가님 책과 강원국 작가님 책을 읽으며 발췌와 메모를 하고 있다. 이 책은 15권의 고전 작품들(소설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을 소개한다. 단순하게 책을 소개하는 내용으로만 그친다면 이 책이 특별할 게 없다. 이 책이 특별한 건 다독가인 저자가 그 책으로 말미암아 본인의 삶이 어떻게 변모하고 성장했는지 저자 특유의 밀도 높은 해설과 감상으로 읽는 이에게 또 하나의 세계를 열어 보인다. 그 세계 안으로 들어갈지 말지는 각자의 몫이다.

책과 맞물려 우연찮게 본 유튜브 인터뷰 내용이 한데 어우러져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리산으로 비교해, 단 한 번 그 산의 정상을 밟았다 해서 지리산 모두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는 이 책 <자유론>도 한번 다 읽었다고 덮을 것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읽기를 권했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에서도 작년 말 계엄령 선포 이후 이 책을 다시 읽었다는 저자는 소개된 책들 모두 어떠한 마음으로, 어떠한 생각과 다짐으로 읽어야 하는지를 꽤 진지하게 설파하고 있었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 책을 ‘책 자체가 아니라 책을 읽는 일에 관한 이야기’라며 책에 대한 정보나 의미를 해석하기 보다 그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자신의 삶을 캔버스화 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내듯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존경하는 작가이자 전무후무한 다독가, 책을 이야기할 때 언변에 빛을 발하는 저자의 글에서 나는 이후를 그려낼 수 있었다. 내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또 읽어야만 하는 책에 대해 기꺼운 마음으로 목록을 꾸렸다. 조세희 님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빼 아쉬웠다고 말을 기억하며, 작년 평산 책방에서 구입했던 100쇄 특별판인 그 책을 책상 위에 다시금 꺼내 놓기로 한다.

#유시민 #청춘의독서 #웅진지식하우스 #도서지원 #특별증보판 #인문 #에세이 #철학에세이 #책벗뜰 #책사애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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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골을 찾아서 샘터어린이문고 83
김송순 지음, 클로이 그림 / 샘터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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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골을 찾아서 - 김송순

샘터 출판사 @isamtoh

책이라는 것은 무릇 시기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각도도 해석이 된다. 나의 처지나 나이, 환경적 요소나 때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책은 언제 어디에서 읽어도 책으로서의 가치가 명징한 작품이다. 특히 역사를 다룬 작품이 그렇다. 단순하게 ‘한국 전쟁’을 다루고 있다 말할 수 있지만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전쟁’ 그 자체가 아니다. 그렇다면 책을 만나는 아이는 ‘전쟁’의 무엇을 알아야 하나 고민을 가지고 책을 읽어나간다.

이 책 <바람골을 찾아서>는 한국 전쟁 다시 소년병으로 징집된 할아버지의 ‘보물’을 찾아 하나의 세계로 건너 가는 판타지 동화이다. 뭣 모르고 만나는 형과 더벅머리 소년에게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기시감. ‘노각나무’로 만드는 그릇을 바라보며 소년은 마주 앉아 나무 그릇을 만드는 형이 낯설지 않다. 이유 없이 갇히고, 도망가고, 쫓기는 상황들이 이제와 더듬어 보면 그 시절 주인공의 나이였을 무수한 전쟁 소년병들의 공포와 두려움, 불안과 슬픔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사실만 이야기 하면 안된다. 사실만 이야기하면 놓치게 되는 무수한 진실이 있다. 특히 역사를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사실과 진실을 꼭 두루 떠올려야 한다. 직접 겪지 않았다고 해서 모르는 걸 당연시 해서는 안된다. 이야기로 만나는 역사가 더 많이 읽히고, 자주 읽혀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게만 ‘외우고’ 넘어가면 그만일 일들이 톺아봤을 때 비로소 ‘진짜’이야기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에게 ‘보물’을 건네는 장면에서 뭔가 울컥했다. 여전히 어딘가에서 각자의 ‘보물’을 떠올릴 전쟁피해자들이 생각나 마음이 시큰해졌다. 얼마 전 택시기사님이 영화 ‘하얼빈’과 ‘영웅’을 이야기 하며 자신이 독립후손이라 말씀하셨다. 그 말을 하던 기사분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후대에도 그 위대함이 온전히 전해져 오는 모든 국가 희생자들에게 다시 한번 존경을 보낸다.

#샘터 #초등추천도서 #전쟁소년병 #한국전쟁 #책추천 #책벗뜰 #책사애 #바람골을찾아서 #김송순 #백호사냥 #역사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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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해변에서 - 아메리카 원주민, 대항해 시대의 또다른 주인공
캐럴라인 도즈 페넉 지음, 김희순 옮김 / 까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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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서포터즈3기 5월 지원도서

야만의 해변에서 – 캐럴라인 도즈 패넉

관망하는 역사, 그 속에서 경험하는 혹은 직시하는 역사. 같은 시대를 이야기 하지만 시기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가 처음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잘 만들었다 싶은 문구가 있다. 바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가변적인 해석과 진실의 잠복을 알고 있음에도 그것을 끊임없이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를 이 책 <야만의 해변에서>을 통해 어렴풋하게 배울 수 있었다.

작년 화제 작품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클레어 키건>을 여러 번 읽었다. 독서모임에서 나눈 대화 중 인상적인 내용은 수녀원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크리스 마스 시즌을 배경으로 지역의 수녀원에 감금된 소녀들의 존재를 알게 된 주인공이 갈등과 타협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작중 수녀원은 실제 그 시절 정부에서 운영한 사실을 기반으로 소설적 소스를 가미했다. 소설이지만 소설이기만 한 작품이 아니기에 나눌 이야기가 넘쳐났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유럽 지상주의, 백인 우월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실제 그것들의 우월성은 허상일 뿐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작년 어렵사리 읽어 낸 <총균쇠>의 내용과 합쳐 세계와 인종을 조망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 작품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그때는 맞았’던 일들을 비틀어 볼 수 있게 되었다.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다. 이제와 생각해 보길, 우리가 아는 건 단순하게 거기까지였다는 사실이다. 발견과 침략, 이 단순한 공식을 그때는 왜 이어 붙여 생각하질 못했나. 작년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 <마지막 거인- 프랑수아 플라스>도 같은 맥락이다. 발견한 후부터는 발견한 자들에 의해 기록된다. 그 기록이 ‘역사’가 되고 기록한 자들에 의해 자의적으로 편집되어 후대로 전해진다. 인디저너스라는 표현으로 당대 무수한 원주민들의 삶을 ‘지금은 틀리다’ 말하는 저자의 목소리에 금세 빠져들었다.

미개하다 했던가? 언어가 관습, 전통과 신앙이 없다고 했던가? ‘식민지에서 강제적 세례는 기독교가 자행한 가장 문제적인 행위였다. 73’ 문명화와 기독교도화라는 명분으로 인디저너스의 정체성과 단일성, 나아가 온건성까지 몰살시켰던 유럽인들의 만행은 여러 파트로 나뉘어 상세하게 이야기된다. 세계사로 분류되고, 각국의 단어들이 앞다투어 나열된 책은 읽기에 어려울 것 같았지만 막상 여러 편의 소설처럼 읽을 수 있었던 건 실제 인물들의 경험과 사건을 밀도감있게 소개해주고 있는 덕분이었다. 유럽의 관점에 매몰되어 백인이 신격화 되고, 인디저너스들이 누려온 복잡다단한 사료들이 하루 아침에 몰수되고 경시되는 상황들에 마음이 불편했다. 혹, 지금 이 순간도 나도 모르게 승자에 의해 쓰인 여러 학설을 의심 없이 맹신하고 있는건 아닌지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kachi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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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수록,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문지 에크리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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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실 - 한강

오전 8시와 오후 5시의 빛을 좋아한다. 빛이 주는 그 특유의 따스함은 다른 것으로 대체되지 않는 특별한 온기와 색채를 띤다. 조명 기구나 전구 따위로 표현할 수 없는 에너지를 지닌 빛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시각이 바로 그 시각이다.

한때, 오전과 오후 그 빛을 쫓아 춤을 추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티브이 뒤편 창문처럼 드리워진 도화지 크기의 햇살을 카메라에 담았고, 커튼이 쳐진 창살 아래 물결처럼 구불거리는 햇살 경계선에 발가락 끝을 갖다 대며 미소 짓기도 했다.





마음이 적적한 때, 빛과 노니는 시간은 그 즈음 내게 허락된 유일하고도 유한한 평온이었다. 어떤 시기에 만나는 빛과 햇살은 생의 장면을 환히 밝혀주기도 한다. 4평 남짓한 마당에 심은 그녀의 식물과 그 식물을 향해 빛살을 전달하는 거울을 떠올리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책은 그녀가 가꾸는 식물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야기 사이사이에도 그녀는 작은 거울을 세워두었다. 시각에 따라, 시선에 따라 그 이야기들은 다른 색채와 온도로 다가온다.

오늘은 작은 거울 속에 노오란 아침햇살을 그득 모았다. 펜션 앞마당, 능선 너머의 햇살이, 아침 7시의 햇살이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처럼 직선으로 비쳐들었다. 그 날렵한 햇살이 작은 거울에 도달하니 뭉근한 주황 물감처럼 은은하게 책 주위를 감싼다.

‘소신 발언’이란 문구 뒤를 이어 ‘실망스럽다’는 소감을 밝힌 누군가의 서평을 보았다. 서평이란 말이 무색하긴 하지만 단 한 줄의 문구로 이 책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것 또한 하나의 어엿한 서평이 될 수 있다. 실망스럽다는 말이 ‘소신’을 가져야 할 수 있는 말일까, 잠시 생각하다가 기대가 있었기에 실망을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그 ‘실망’이라는 말 앞에도 작은 거울을 하나 세워주고 싶었다.

7년 동안 쓴 소설이 마무리되고, 글이 담긴 usb를 청바지 호주머니에 넣고 다녔다는 그녀의 글이 세상에 나와 누군가의 생에 햇살이 담긴 거울을 대어 주었다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한 줄 문구들에 조금 더 기대어보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었다.(이런, 오지랖)

마지막 ‘더 살아낸 뒤’를 읽은 후 잠시 눈을 감았다. 감은 눈두덩이 위로 접촉되는 노오란 햇살이 어둠 속에서도 명징하게 느껴졌다. 이 햇살이 있는 한, 나는 하루하루를, 그 천 일 천 일을 더 살아낼 수 있겠구나. 감사하다.

@moonji_books

#한강 #빛과실 #에세이 #햇살 #거울 #책추천 #책사애2557 #책벗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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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말, 당당한 말 -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우리학교 고운 말 그림책
고정욱 지음, 김정은 그림 / 우리학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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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말 당당한 말 - 고정욱



“엄마한테 착하게 말해야지!”
“말 예쁘게!”

나는 그런 말 한적 없다 하는 부모가 있을까? 반대로, 그런 말을 왜 하면 안 되는 건데?라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을 것 같다. 단순하게만 대답하자면 ‘착하게’와 ‘예쁘게’ 때문이다.

말은 생각보다 거대하다. 그냥 ‘크다’는 부족해서 ‘엄청’크다는 뜻의 ‘거대’를 붙인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맥락에 따라 각기 다르게 해석되기 때문에, 남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식의 공격이 되기도, 한 생명과 인생을 통째로 뒤바꿀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말이라는 것이 가진 능력은 거대하고 또 거대하다. 그래서 우린 어렸을 때부터 강조한다. 말하기를 조심하라고. 하지만 그것을 알려주는 방법들은 서툴고 안일하다.

착하게 말하라는 의미는 나쁜 의도를 가지고 되는대로 아무 말이나 내뱉지 말라는 말이 되겠고, 예쁘게 말하라는 의미는 상대를 배려해서 상처 주는 말은 삼가라는 뜻을 지닌다.(다른 의미로도 얼마든지 해석할 수 있다) 흔히 어린아이들에게 곧잘 하는 말인데 아이들은 ‘착하게’와 ‘예쁘게’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목소리를 줄이거나 끝을 올리고, 미소를 머금고 아무렇지 않은 척 이야기하는 게 착하고 예쁘게 말하는 것이라 오해하곤 한다.

모든 말에는 그 나름의 에너지가 있고, 색깔이 있고, 감정과 온도가 있다. 각각의 말에 적당한 에너지와 색깔, 온도를 입혀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되겠다. 제아무리 부모라 할지라도 아이가 누군가와 하는 대화의 모든 순간에 같이 할 수 없고, 제아무리 좋은 책이라 하더라도 막상 아이 앞에 닥친 상대와의 언쟁 중에 불쑥 튀어나와 교과서 문구처럼 정리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과 더 깊이 대화하고, 더 많은 감정을 표현하고, 상황과 맥락을 읽는 힘을 키워야 한다.

착하게 말해야지 대신, 한 번 더 생각하고 이야기 해달라는 말로, 화살 같은 말이 날아와 아프니 당긴 활시위를 놓아달라는 말로, 지금 너의 마음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꼭 해야 할 말을 전해달라는 말로 다시 이야기해야 한다.

예쁘게 말해야지 대신, 네가 원하는 것을 분명하고 자신감 있게 전달해 달라는 말로, 지금의 감정을 충분히 존중하니 잠시 시간을 갖고 마음을 들여다보자는 말로, 그 말의 색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으니 한 번 더 헹궈내고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로 바꿔 말해야 한다.

말을 할 줄 안다고 해서 모든 말을 다 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가려내는 것, 튀어나온 말이 본심과 다르게 나왔을 때 그것을 인정하고 재빠르게 사과하는 것, 내가 하는 말이 가진 힘을 인지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더 각인시켰다.

“그냥 마음이 그래요.”
모든 말과, 모든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순 없다. 그럴 땐 그저 ‘그냥 그래요’라는 말 만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관계로 만들어 보기로 한다.

사람이 늘 좋을 수는 없어. 이따금, 이유 없이 그저 그렇게 시간이 흘러갈 때도 있어. 그럴 땐 잠시 내버려두는 것도 좋아. 뭐든 다 설명하려 하지 않아도 되고, 뭐든 자꾸 물을 필요도 없어. 그냥, 그럴 때가 있구나 스스로에게 위로해 주면 돼. 자꾸만 ‘좋으려고’ 하지 않아도 돼.

사랑하는 엄만데 지금은 왜 이렇게 미운지 모르겠다고, 가족이라고 꼭 좋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미운 친구와 다시 꼭 화해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늘 맛있었던 슈팅스타가 오늘따라 먹기 싫어 손가락 사이로 줄줄 녹아내리는 걸 보면서도 가만히 들고 있을 때도 있는 거라고, 그렇게 삶은 ‘그럴 때가 있는 거’라고 너에게 꼭 이야기해주고 싶어.


@woorischool_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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