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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 - 조선 유학의 분수령 ㅣ 창비 한국사상선 5
이황 지음, 이봉규 엮음 / 창비 / 2024년 7월
평점 :
이황 - 이봉규 편저
한국사상선 5, 조선 유학의 분수령
출판사에서 지원되는 독서모임 이벤트는 무수히 진행했다. 그림책에서부터 소설, 에세이, 인문서 등 가리지 않고 지원했다. 감사하게도 꽤 많은 책을 받았고 매 때 참여인원을 꾸려 활발히 독모를 진행했다. (책벗뜰 독모는 멤버십으로 진행되며 스무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 중이다) 이 책 <이황>은 시작부터 지원자가 다른 때처럼 쉬이 나타나지 않았다. 회원들이 느끼는 장벽(또는 불호)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독서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에 재차 지원자를 찾았다. 오랜 책벗인 밤비가 먼저 손을 들었지만 두 명만으로는 독모 진행이 어려워 한 분 더 모시겠다는 말에 나인님이 선뜻 손을 들어주셨다.
셋이 모여 책을 선정했다. 10권의 책 중 하나의 책을 선정해야 했는데 그때 이 책 <이황>이 선정되었다. 이유는 간결했다. 부딪혀보자! 익숙하고 편안한 글 말고, 새로운 배움이 일어날 기회를 만들어보자! 마음이 맞아 최종 선택 후 책이 도착했는데 아뿔싸, 부딪히고 싶어도 부딪힐 수 없는 책이 아닐까? 이걸 ’읽어낼 수나‘ 있을까? 독모 기한이 다가오니 마음이 조급했다. 분명 한글인데 한자어, 거기다 옛말이다 보니 한 줄을 읽는 데에 꽤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렇게 반신반의(읽을 수 있으려나?) 하며 뒷장으로 넘어가길 얼마 지나지 않아 연필을 쥐고 문장 밑에 줄을 긋고 있었다.
여태 대부분 읽어왔던 서양 철학서들이(정통 철학서가 아니다) 불현듯 떠오르며, 왜 나는 우리나라의 사상가들의 말은 궁금해하지 않았나 의구심이 일었다. 분명, 우리나라에도 있을 텐데, 삶과 죽음을 논하고 이상과 감정에 대해, 배우고 가르치는 것의 참뜻을 오랜 선인들도 분명 이야기하고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것을 알아챈 순간 독모에서 할 말들이 정리되었고, 줄을 그은 문장들을 곱씹으며 독모를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독모 참여자분들도 하나같이 같은 말이었다. 처음에는 읽어낼 수 있을까 겁이 났지만 막상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어느새 좋은 말들이 그득해 기회가 되면 필사를 해보고 싶다는 의견이었다. 책을 모두 이해하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배우기 위해 읽는다는 자세로 한 토막씩 톺아보다 보니 지금 이 책이 왜 가치가 있는지에 서로의 입이 모였다. 이 책을 시작으로 동양철학과 한국 사상에 관심이 생겼으며 다른 책(현재 10권이 출간되어 있으며 향후 20권이 더 출간된다고 한다)들도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보고 싶다는 의견을 주셨다.
독모는 대부분 이황의 인품과 학자로서의 마인드, 그가 한 말들을 하나 둘 곱씹으며 현재 이런 의미들이 나에게 어떻게 와닿는지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모인 세 명의 코드가 비슷해서였을까? 이 책이 끝이 아닌 다음 책과 이 책을 또 한 번 읽어보자는 의견에 뜻이 맞아 단톡방을 살려놓기로 했다. 다음에 같이 읽을 사상가들을 쭉 훑어보다 문득, 책이라는 것은 이래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모르겠는데 읽었어. 읽을 땐 그냥 글자만 읽은 것 같은데 다 읽으니 뭔가 마음이 봉긋하게 솟아. 근데 그 봉긋함을 모여서 각자 이야기 나누니 낮고 볼품없을지언정 하나의 언덕이 된 것만 같은. 이황이 설파한 사상이나 그것에 담긴 그의 철학, 시대적 흐름 속 이황의 말과 행동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까지를 아울러 다 이해하진 못하지만(아, 주석이 조금 아쉬웠어요. 결국 이런 책은 필요한 사람만 보게 되는 것 같은데 조금만 더 주석에 친절하면 대부분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한국 사상가와 그들의 말들이 지금에서도 충분히 울림이 있으며 그것을 만나게 해주는 책으로 안성맞춤인 책이라는 것. 너무나도 감사히 잘 읽었다. 함께해 주신 밤비, 나인님 감사합니다.
@changbi_in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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