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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지 않는 이유는요 - 프로아나부터 폭식증까지, 청소년 식이장애에 대한 모든 것 ㅣ 알고십대 7
박지현 지음, 최혜령 그림 / 풀빛 / 2024년 12월
평점 :
책벗뜰 독서모임 1 - (풀빛 출판사 도서지원)
내가 먹지 않는 이유는요 - 박지현
오늘 아침의 일이에요. 지난 새벽 늦게 잠이 들어 아침 기상이 늦었어요. 미지근한 물을 한 컵 천천히 마시면서 러닝을 가야겠다 마음먹었어요. 등교하는 아이와 함께 집을 나섰고 오랜만에 아침 러닝 5km를 뛰고 집으로 왔지요. 샤워 후 가만히 앉아 고민합니다. ‘밥을 먹을까?’
문득, 그런 제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밥 먹는 일이 선택의 문제인가? 싶은 거지요. 그때 시각이 오전 10시 반이 지난 시각이었어요. 굳이 아침식사냐, 점심 식사냐를 따지는 것이 아닌 밥을 먹을지 말지를 고민하는 제가 조금 특이하게 느껴졌어요. 돌이켜 보면 저의 온 생이 그랬던 것 같아요. 당연하게 밥을 먹는 게 아니라 먹을지 말지를 고민하는 저, 곱씹어 보니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나 태도에 소소한 문제들이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인 책이라 주제나 내용을 떠나 친절하게 상담해 주듯 이야기하는 문장들이 굉장히 편안한 책이었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인 프로아나에서부터 넓게는 ‘식이장애’ 스펙트럼에 대해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실제 저자는 현장에서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체득한 유용한 내용들을 매우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독모 중 거식증이나 폭식증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건 과식증이라 이야기하는 참여자의 발언에 그간 우리가 알고 있는 식이장애 또한 단편적이거나 일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이 책이 시사하는 지점들이 결코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내용도 그러했지만 독모를 하면서 참여자들과 주로 나눈 이야기는 바로 ‘심리적’ 문제였어요. 식욕은 조절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저자의 조언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는데 결국 이런 문제들이 심리적, 정서적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명징하게 인지할 수 있었어요. 그것에 가족, 특히 부모의 양육환경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지요. 참여자들의 과거, 그리고 현재까지 체중을 비롯 체형, 수치 등 이제는 무의식 속에 묻혀 있는 내재적 문제까지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고 크게 와닿은 건 바로 ‘시선’이었어요. 생각해 보면 저는 그저 저일 뿐인데요. 어느 순간, 어느 상황, 어느 지점에서 각기 다르게 저를 바라보고 있었더라고요. 그러자 곧 시선이 사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시선이 내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된다는 것을 곧바로 인지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시선을 검열하자!는 아니에요. 세상을 바라보는 잣대나 시각은 개별적으로 존중받아야 마땅하고요. 하지만 외모에 대해서만은 조금 더 세밀한 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생긴 것 자체로 이뻐! 너를 너로 존중해! 이런 말 따위를 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내가 나를 보는 시선이 곧 세상을 향한 시선이라는 생각으로 매 순간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길. 그런 너그러움과 온화함들이 모여 세상 세상의 뾰족한 것들을 조금씩 깎아갈 수 있길 바라봅니다.
@pulbit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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