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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재발견 - 공부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박주용 지음 / 사회평론 / 2025년 5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 ‘사회평론‘으로부터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공부의 재발견 - 박주용
공부는 배우는 과정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지식을 활용하는 총체적인 활동입니다. 이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문제해결입니다. 여기서 문제라는 것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모든 활동을 가리킵니다. 15
이제 더이상 똑똑한 천재 한두 명의 능력으로 변화를 만들어내기는 어렵습니다. (중략) 서로 존중하고 도우려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어떤 문제에 관심이 생기면 그 문제와 관련된 공부를 하는 한편, 연대하며 함께 공부할 사람들도 찾아보기 바랍니다. (중략)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들이 많아져 서로 협력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가장 ‘나‘다운 개인들이 모여 새로운 ‘우리‘가 되어가는 일에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35
아이가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크고 작은 고민을 안게 되었다. 무엇이 학습이고 또 공부인지, 그것을 구분하여야 하는지, 구분한다치면 아이에게 어떻게 이해시키고 또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들이었다. 앉아서 가나다를 외우는 것이 공부가 아님을, 왜 가나다를 외워야 하는지 또 어떤 방법으로 외워야 하는지, 외운 가나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따위를 이야기 나누며 어렴풋하게 학습과 공부를 분리할 수 있었다.
이 글의 시작에 나란히 써둔 두 문단이 책 내용의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부‘라는 것을 말 그대로 ‘재발견‘ 할 수 있는 책이다. 기존에 우리 사회가 생각하고 또 실행했던 공부방법을 인공지능과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시급하게 조정하고 또 다른 관점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학습법을 바꿔라,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하다 따위를 운운하는 책이 아니었다. 저자가 제시하는 공부법에는 아주 특별한 것이 있었다.
읽기, 토론, 글쓰기
헉, 아주 특별한 것이 있다고 조금 전에 이야기 했는데 이어진 세 단어에 바람 새는 소리가 나는것 같다. 하지만 전혀 실망하지 말기를. 그것의 타당성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곧 알게 될 것이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에, 책을 많이 읽는것에 읽기 능력을 한정해서는 안된다. 읽은것을 바탕으로 얼마나 잘 해석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봐야 한다. 최근 딸아이와 주말북클럽을 이어가는데 아이에게 꼭 던지는 질문이 있다. 명징해보이는 단 하나의 주제, 어른들이 정해주는 주제가 아닌 네가 생각하기에 이 책이 이야기하고 있는 메시지는 어떤 내용이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단순히 한 장면에서만 주제어를 골라내는 것이 아니라 장면 곳곳에서 건져낸 생각들을 다시 뭉쳐 하나의 질문으로 나에게 대답해준다. 이것이 최근 아이의 읽기 능력이 얼마나 유의미하게 발달했는지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척도가 되어준다.
토론을 잘한다는 것은 질문을 잘 만든다는 것과 상통한다. 작년 아이 친구들과 매주 1번, 화상으로 모여 주제발표를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책에서는 그것을 ‘스터디 그룹‘이라 칭하고 있다. ‘모임은 1시간 이내로 하고, 미리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질문을 공유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해답을 찾아 본 다음, 그래도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보세요. 152‘ 비판과 이견또한 앞으로의 사회에서 꼭 필요한 능력이라치면 토론만큼 효율적인 공부방법은 또 없어보인다. 조만간 아이들을 다시 모아보리라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글쓰기.
저자는 정서적 글쓰기와 인지적 글쓰기로 나누어 글쓰기가 왜 필요한지 조지 오웰처럼 이야기 한다. (정서적 글쓰기는 일단 차치하고) 인지적 글쓰기의 경우 기억확장과 생각정리에 도움이 된다. 배운 내용 모두를 기억할 수 없다. 머리로는 이해가 된 것 같은 착각이 일지만 실제 그것을 머리속에서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어려운 글쓰기를 지속하게 되면 생각과 말과 행동이 연결된다. 생각을 명료하게 한다는 것은 남에게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는 뜻이고, 말로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정확하게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챕터 말미 ‘필기‘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오늘 아침 아이에게 당부했다. ˝작은 수첩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수업을 받는 동안 네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단어들을 한번 적어와봐.˝ 아이는 흔쾌히 알았다고 대답했다.
외에도 챗 지피티와 같은 인공지능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은 곧 질문하는 능력이라는 사실과 모든 공부의 시작은 구체적인 목표와 목표달성을 위한 전략세우기, 묶음학습(한 과목을 3시간동안 완벽하게 공부)보다는 섞음학습(각 과목을 1시간씩 3과목을 두루 두루 공부)이 효과적이라는 사실과 합격률이 높은 학원을 의심(원래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을 선별해 가르쳤을 가능성이 높다. 이 부분은 이전에도 늘 공감했던 지점이다)해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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