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배신하는가 - 우리가 법을 믿지 못할 때 필요한 시민 수업
신디 L. 스캐치 지음, 김내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평점 :
품절


본 서평은 출판사 ‘위즈덤 하우스’ @wisdomhouse_official 로부터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법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배신하는가 - 신디 l. 스케치

이 책의 요지는, 법 자체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지침을 얻기 위해 법에 의존해온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31p

아이들과 독서 대화를 하다 보면 대번 규칙과 규율만을 들이밀며 세상의 일들을 이분법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도덕적 관념이 자연스럽게 체화되었다기보다 교육의 일환으로 세뇌 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 즉 변칙에 대해 굉장히 협소하게 반응한다. 비단 아이들 뿐일까.

법이 있어 마치 모든 일이 ‘잘’ 해결될 거라 생각하지만 글쎄다. 내가 살아온 세상에서의 법은, 결코 더 나은 방향으로 내 삶을 해결해 주지 못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지점이 이것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온통 엉망인데 우리가 배운 민주주의는 실제 내가 살아가는 세상과 너무나도 달랐다. 그럼에도 마치 그것이, 그 법이 나를 지켜주고 우리를 잘 살아가게 해준다고 믿게 만드는 게 바로 ‘민주주의’였던 거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지 않다. 그것을 휘두르는 이에게는 무기가 되고 그것조차 모르는 무지한 일개 시민은 그것의 불온성을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한다. 오죽하면 윤석열이 저지를 쿠데타를 두고 ‘한 밤의 해프닝’이라 이야기하겠는가. 무슨 몰래카메라인 양.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광장’을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이제는 많은 시민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광장으로 쏟아진다. 얼마 전 초등 독서회 중 ‘시위’에 참여하거나 또는 직접 눈으로 본 경험이 있는지 물었는데 두 명의 아이가 지난해 연말 윤석열 탄핵 시위에 참여했다고 이야기했다. 초등 아이들도 거리로 나가 피켓을 들고 서고 그 일들이 자연스러운 세상이 된 것이다.

각자가 자유롭게 누리는 최소한의 법이 그것을 휘두르는 소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강력한 무기가 된다. 권한을 운운하며 시민에게 총을 겨누고, 민주주의 사회를 운운하며 마치 그것이 모두를 지켜줄 것처럼 떠들어댄다. 말로는 국민이 전부인 것처럼 떠들어대지만 어느 누구도 국민의 안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책은 말한다.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인식하고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그것의 시작은 연대와 광장이어야 한다. 우리를 지켜 주는 건 법이 아닌 우리‘들’이어야 함을 기억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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