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의 개
엘리자베스 매켄지 지음, 김진희 옮김 / 비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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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의 개 - 엘리자베스 매켄지

#도서지원

주인공 페니를 따라가는 여정은 책 표지에 적힌 문구처럼 마냥 ‘엉뚱’하지는 않았다. 가벼운 표지 디자인과는 다르게 소설 속 ‘북쪽의 개’와 앙증맞게 사진으로 들어간 강아지는 사실 누군가의 ‘마지막’을 이야기 하는 소재로 등장했다. ‘총을 든 할머니’라는 문구도 ‘로드 트랩’이라는 단어와 조화를 이루어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 질 것 같았지만 정작 소설 속 할머니의 ‘히바쿠샤’이야기는 뒤늦게 내 마음을 찌르르 꼬집었다.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의도치 않게 이어지는 무수한 상황 속에서 읊조리던 그녀의 독백들이 책을 다 읽은 후 뒤늦게 여운으로 감겨온다.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어디에서도 온전하게 드러내 보이지 못했던 그녀의 아픔들은 정작 그녀가 해결하려는 일들 속에서 시나브로 균열을 매우고, 그림자를 걷어내고, 새로이 조립시킨 퍼즐처럼 명징한 기억과 추억이 된다.

부모님의 실종, 조부모님들의 일탈과 혼란, 동생과의 사이에서 매듭을 지을 수 없었던 엉킴과 남편과 새 아빠에 대한 상처들까지 그녀 혼자 감당하기에는 벅찬 일들이 삶의 모두를 집어 삼켰지만 그녀는 이상하리만치 꿋꿋했다. 그런 꿋꿋함은 맞서 대응하며 헤쳐 나가는 모습이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과 상대에게 그녀가 가할 수 있는 최대치의 연민과 사랑으로 조용히 포옹한다.

4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단숨에 읽고도 마지막 문구가 끝나자 다시금 첫 페이지를 들춰보게 되는 이유는 그녀의 산타바바라행이 시작되는 장면을 바라보며 뒤늦게나마 마음을 담아 응원을 보내주고 싶기 때문이다.

언제고 나도 상실한 것들을 마주해야 하는 적당한 기회가 온다면 그녀 페니처럼 무작정 떠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혹시 또 모르니까. 오래되었다는 말로도 부족한 낡은 ‘북쪽의 개’를 나도 만날 수 있을지도. 뒷자리에서 먼지가 풀풀 이는 담요를 덥고 눈을 붙이면 사라졌던 언어들이 하나 둘 나의 몸속으로 스며들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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