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죄책감 수치심 - 다루기 힘든 감정들과 친구 되기
리브 라르손 지음, 이경아 옮김 / 한국NVC출판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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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죄책감수치심

#리브라르손

#이경아옮김

#책사애2402

#책벗뜰

#심리학(십진분류)


서지


부제 : 다루기 힘든 감정들과 친구 되기

출판사 : 한국 NVC출판사

출판일 : 초판 21년 4월, 제2판 23년 11월

쪽수 : 304 (본문 14p~297p)


평점


10점 만점 / 7.5점

(전반적으로 뒤섞여 있는 느낌(정리되지 않은)이 강하게 들었다. 본질적으로 분노, 죄책감, 수치심이 대동소이하다지만 NVC에 가까이 다가서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렵게 다가올 것 같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도 단박에 이해되지 않는 문장들이 많았다. 하지만 NVC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좀 더 세밀하게 접근해 볼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서평


제작년 자녀육아 독서모임에서 참여자분들께 추천하실 책이 혹시 있냐고 물었다. 한 분이 대뜸 <비폭력 대화>를 권하셨다. 알고 보니 그쪽으로 많은 공부와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셨다. 우연찮게 나에게도 오래전에 사둔 <비폭력 대화 - 마셜 B. 로젠버그>책이 있어서 쾌히 승낙하고 이내 모임을 잡았다. 깊이 있게 파고 들었다기보다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간결한 포인트에 맞춰 발제를 준비했다. 모임에 앞서 발제문을 본 그 분이 말씀 하셨다.

“어떻게 이런 발제가 나오지요?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비전문가인 내가 나누고자 했던 이야기들은 아마 NVC의 네가지 모델을 ‘들여다보기’와 실제로 대입·활용 해보기였던 것 같다. 기존에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부딪히고 힘들어 하는 부분들을 NVC를 활용해 진정한 유대와 공감, 나아가 부탁과 조언까지 행해지고, 좁게는 인간관계론과 넓게는 자아성찰까지 NVC의 의미가 더 깊이 와닿았다. 


이 책 <분노 죄책감 수치심>은 몇몇분의 제의를 받아 출판사 도서지원 이벤트에 신청을 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책을 받아 독모를 진행하게 되었다. 아직 발제가 나온 건 아니지만 간략하게나마 내가 읽고 느낀 점을 먼저 기록해보려 한다. 


수치심은 우리가 살아가는 문화 안에서 정상이라고 여겨지는 일의 반대편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139


책은 상대방에게 외면 당하거나 거부 받을 것을 두려워 하는 감정을 수치심이라 정의한다. 죄책감은 ‘해야만 한다’라는 마음에서 만들어지며 분노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단순히 부끄러운 마음이나, 미안하고 죄짓는 느낌, 화를 표현하는 단어인 줄 알았는데 그 이면의 지점들이 보이는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며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도는 기억이 있었다. 이 글에는 끝내 말 할 수 없지만 그때의 나와 내가 했던 말들, 나의 감정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때 상황을 비디오로 보듯 찬찬히 재생시키고 그 말을 했던 순간에 내가 전하고자 했던 의미와 그 말을 함으로써 기대했던 결과들. 나와 그 사람의 감정을 어림잡아 제 멋대로 느껴버리고 치웠지만 다시 시간을 돌린다면 그 감정 본연의 것에 좀 더 이야기를 나눴어야 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사람은 보통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때 본능적으로 그 탓을 외부로 돌리는 것 같다.(내 생각) ‘자기가 느끼는 느낌을 다른 사람 탓이라고 비난할 때마다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해갈 기회는 놓치게 된다’ 말하는 저자는 타인을 비난하는 데 쏟는 에너지를 자신이 변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수치심, 죄책감, 분노라는 감정은 사실 모호하게도 뒤섞여 있고 사회화한 지배체제의 산물이라 이야기 한다. 


‘욕구’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본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에서 지적 받거나 외면 받을 때 내가 느꼈던 그 얼굴 붉힘이 수치심이었나. 그럼 그때 나는 무엇을 내보이고 싶어했던 것이었나. 했어야 하는 일들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때, 혹은 하면 안되는 일인 줄 알면서도 모른척 슬쩍 해버리고는 느꼈던 그 가슴 떨림이 죄책감이었나. 그럼 그때 왜 나는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해버렸나. 상대가 헤아려 주지 않는 것 같아 화가 나고, 비난 하고, 무시했던 그 순간들에 사실 나는 분노를 느끼고 있었던 건 아닌가. 그 분노를 올바른 방향으로 돌리지 못하고 그저 속으로 삭히는 것만이 능사였던 많은 순간들이 주르르 펼쳐졌다. 


내 안의 나를 좀 더 들여다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공감과 자기 애도와 함께 진짜 내가 원하는 것들에 대해 깊숙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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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숙의 결국 잘되는 우리 아이 - 3~7세 문제 행동 특별 솔루션
이임숙 지음 / EBS BOOKS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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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잘되는우리아이 - #이임숙

 

1223303p. #도서지원 #ebsbooks

 

자존감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아이를 낳고 육아서들을 닥치는대로 읽을 때만 해도 자존감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었어요. 애착이론, 3세 신화, 정서지능등 아이가 먹고 자고 싸는 일 외에 진짜 중요한 무언가가 자릴 잡고 있었지요. 거의 모든 육아방식의 귀결은 자존감과 연결되는 듯 했어요. 중요하다는 생각은 곧 두려움으로 다가왔고, 나의 행동, 눈빛, 언행등 아이 앞에서의 모든 행동을 검열하게 되었지요. 저는 그게 참 어렵고 힘들었어요. 내가 나로서 존재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엄마로서의 자아를 거세게 흔들곤 했어요.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고, 많은 사람들과 양서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들 속에서 진정한 자존감의 의미를 새롭게 새길 수 있었어요. 자존감, 즉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갈 수 있었던 거지요. 타인이 가장 가까운 엄마’, 바로 이 글을 쓰고 이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거더라고요. 엄마와 아이가 서로 진정한 교류와 교감을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바로 그림책이 있었어요.

 

이 책 <결국, 잘되는 우리 아이>의 저자 이임숙소장님은 상담센터를 통해 만나는 아이들을 마주하며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 해줍니다. 바로 낮은 자존감과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었던 거지요. 전반적인 사회적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보며 그 친구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진정 중요한 것들을 알려줍니다. 사실 이 책은 3~7세라는, 연령을 정해주고 있어요. 물론 결정적 시기라는 점이 부각되긴 하지만 현재 8살인 우리 딸아이에게도 꼭 필요한 내용들이 그득 들어차 있었어요.

 

아이의 사회성은 아무리 정서 문제가 심각했어도 이렇게 신기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그림책과 따뜻한 상호작용입니다. 71

 

무엇을 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저자는 그림책 심리독서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이야기해줘요. 그림책 속 등장인물들의 감정경험생각을 이야기하며 아이와의 상호작용에 보다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들을 갖춰가는 거지요. 육아서로만 읽다가 그림책 테라피의 방향을 들여다보니 너무 도움이 되더라고요. 책에서는 부모의 자존감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양육의 스트레스가 양육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 말하며 아이의 기질이나 발달 특성 보다도 부모의 자존감이 양육 스트레스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을 이야기 하지요. 그런데 우리 모두 다 잘 알고 있잖아요. 알면서도 맘처럼 잘 되지 않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실제 이임숙 소장님이 상담센터를 찾는 부모들에게 직접 지도하는 솔루션을 그대로 따라해 보기로 했어요. 바로 부모 자존감 높이는 방법으로 소개된 3가지 미션인데요. 내 마음에 드는 나의 장점 찾기, 나만의 육아 강점 찾기, 오늘 내가 아이에게 잘한 점 세가지 찾기. 매일 매일 이 세가지를 짤막하게 기록하는 작업들을 인친들과 함께 해보기로 했어요. (현재 6명이 신청한 상태고요, 이 글을 보신 분들 중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디엠 주세요 ^^ 시작일은 11일이며, 주말 제외 100일 동안 진행예정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만 그림책이 필요한 건 아니예요. 한번이라도 그림책 수업을 들어보신 분은 아실거예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도 너무 많고, 아이들이 대상인 그림책 또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웬만한 철학서 보다 더 깊이가 있다는 걸 말이예요. 엄마, 아빠가 편안해야 한다는 건 잘 아시잖아요. 사회성도 마찬가지예요. 아이의 사회성을 걱정하기에 앞서 제대로 된 공감’, 즉 내 감정이 아닌 아이의 감정을 바라봐 주세요. 그치요, 어렵지요.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친구들에게서 거부 당하거나, 놀림 받는 아이를 마주하노라면 마음이 파도처럼 넘실대기도 하지요. 그래도 아이를 마주하며 중용의 마음으로, 다각도로 펼쳐 그 감정들을 들여다보아야 해요.

 

저는 이임숙소장님의 글들을 참 좋아해요. 아이 낳고 얼마 안되 읽었던 <엄마가 놓쳐서는 안될 결정적 시기>를 읽고 정말 도움 많이 받았어요. 이후에 출간된 <엄마의 말공부>1,2권을 모두 소장할 만큼 오은영 박사님 이전에 저에게 육아멘토로서의 자리를 톡톡히 해주신 분이예요. 좋은 기회로 다시 한번 육아 있어 저의 자리와 아이에게 필요한 지점들을 톺아볼 수 있었습니다. 추천합니다.

 

#육아서 #자존감 #사회성 #교육서 #그림책심리 #그림책테라피 #책사애 #책벗뜰 #육아서추천 #양산독서모임 #양산육아독서회 #양산 #서창 #그림책읽는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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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 -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
김기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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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 - #김기현

 

1214338p. #도서지원 #서가명강 #진인필 #21세기북스

 

이따금 어떤 영상들을 보게 됩니다. 저의 알고리즘과는 관계없이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또 수시로 업로드되는 영상은 바로 반려동물들입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고양이부터 빈 방에서 저혼자 불을 켜기도, 문을 열기도 하는 반려동물들의 영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바로 사람처럼입니다. 그 단어 하나에 사람 즉, 인간이 그 대상들보다 뭔가 우월하다는 느낌을 맡을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조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김영하 작가님의 <작별인사>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눴던 독서모임이었는데요. 인간의 조건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지요. 감정을 느끼고, 미래를 예측하고, 동정과 연민을 느끼는 등 인간이기에 가능한 특수한 기능들이 떠올랐습니다. 동물의 삶을 살아보지 않아, 또 그에 따른 학계의 정설들을 찾아보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동물과 인간은 큰 차이가 있긴 한가봅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였던가요? 브라이언 헤어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였던가요? 결국 우리 인간은 함께이기에 지금의 이 지구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다 이야기 하지요. ‘살아남았다를 넘어 만물의 영장이라고까지 표현되기도 하고요. 혹시 알고 계셨나요? 여기서 영장이라는 말의 의미를... 저는 이 책 <인간다움>을 읽고 그 뜻을 처음 알았어요. (왜 그동안 아무런 사심없이 받아들였을까요?)

 

영장靈長, 가장 뛰어나 영묘한 능력을 지닌 것. 사람을 가리켜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1:26-30).

 

, 인간이기에 가장 뛰어나다니... 저는 좀 놀랍더라고요. 그렇다면 인간은 뭐가 다른걸까? 인간다움은 뭘까? 인간이면 응당 인간다운가? 이 책 김기현 저자님의 <인간다움>이라는 책은 공감, 이성, 자유라는 세 가지의 개념으로 그 인간다움에 접근합니다. 저는 저자 프로필을 못보고 바로 서문으로 들어갔었는데요. 읽다보니 제가 아는 철학자들이 전부 다, 진짜 전부 다 나오시더라고요. ‘이성을 이야기 해야 하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저자 이력을 보고 아하! 했습니다. 좀 부끄럽지만 처음에는 이 책의 성질(?)을 몰랐던거지요. , 맞습니다. 이 책은 철학서(라고 생각하지만 아닐 수도 있으니)의 성질을 크게 갖고 있었습니다.

 

목차가 재미있습니다. ‘인간다움을 이야기 하는데 고대, 중세, 근대, 현대 그리고 미래로 나뉘어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 구성이 독특하다!하는 마음으로 입문해 천천히 읽었습니다. 인간다움의 결정체인 공감과 우리 안의 기준이 되어주는 이성의 힘, 그리고 완전한 자율성을 의미하는 독립된 삶으로서의 인간다움, 이렇게 총 3가지 개념을 요약해 들려줍니다. 요 윗부분에 제가 말씀드린 만물의 영장을 거론 하며 인간이 왜 만물을 지배하는건지, 진화론과 고대 철학자들의 학설들을 나열하며 인간다움의 시초를 설명해주지요. 중세 · 근대는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전쟁을 이야기하며 존엄한 인간의 내면, 흔들리는 이성을 바로 잡기 위한 종교의 개입까지 보다 깊이 있게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인상적인 니체를 등장 시키며 탐욕과 쾌락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의 해석을 불러 일으키고요, 미래 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을 운운하며 우리 인간이 인간적일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여기서 또 저는 흥미롭더라고요. 인간의 인간다움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요즘, 우리에게 인간다움을 인간답게 탑재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야기해요. 결론이 없어 실망하지 말라고. 인간다움을 보존하는 방법들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만 인지해도 좋은 거라고. 마지막 가장 인상깊었던 문구를 옮겨볼게요.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면, 인간의 행동 양식이 달라진다. 행동 양식이 달라지면, 당연히 그 결과로 나타나는 미래 사회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인간다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미래 사회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329

 

저는 오늘 물금 백호로에 위치한 동원 4차 아파트 작은 도서관에서 특강을 2시간 진행하고 왔어요. 주제 도서가 <EBS 당신의 문해력>이었구요. 문해력의 중요성과 실천방안들을 열심히 이야기 했습니다. 마지막쯤에 제가 한 말인데요. 결국 이 모든 과정을 이끌고 나아가야 하는 곳은 미래사회, 미래사회에서 어떤 인재가 되어야 하나가 문해력의 관건이다!라고...

 

우리는 나아가야 합니다.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무수한 능력들을 더 나은 미래사회를 위해 써야 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조금씩 메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좀 급하게 읽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자는 군데 군데 이해하기 쉽게 본문 내용을 다음 문단에서 두세줄 정도로 요약해 주셨고요. 각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게 다가왔어요. 저는 사르트르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얼마 전 지역 도서관 문학특강에서 어찌나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던지요.) 이 책의 전체적인 메시지와는 관계가 없는 것 같아 삭제 했습니다. 언제고 한번 들려드릴게요.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그래서 인간다움이 왜 중요한건데? 어떻게 생기는건데? 인간다움이 뭔데? 이런 물음에는 아무런 답이 없다는 것.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글의 서두에 말씀 드린 인간의 우월함에 대해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우월하지 않습니다. 다만, 인간이기에 공감할 수 있고, 동정할 수 있고, 타인을 생각하며 연민할 수 있다는 것. 굳이 동물과 인간을 나눈다면 우월성이 아닌 바로 인간다운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재천 #인간성 #서울대철학과교수 #철학 #철학서 #사회과학 #교양 #인문 #책사애 #책벗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그램 #북그램 #양산독서모임 #서가명강서포터즈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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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 전쟁 -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로 포착하는 파국의 신호들 서가명강 시리즈 34
남재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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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대멸종시그널식량전쟁 - #남재철



 

1129200p. #도서지원 #21세기북스 #지인필 #서가명강

 

몇해전 동네 공공작은 도서관에서 1년간 초단시간 근무제 사서로 일을 했었다. 전일제로 근무하시는 선생님과 매주 2, 함께 도서관을 꾸려나갔다. 그때 같이 일하던 그 선생님은 다방면에서 활동적이고 또 건강하고 매력이 넘치는 분이셨다. 50대의 나이가 무색할만큼 의욕적이고 친절한 성격에 같이 일하는 동안 참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때 그 선생님이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선생님은 대학교를 또 가고 싶다고 하셨다. 무슨 공부를 하고 싶은지 여쭸더니 생소한 단어로 설명하셨다. ‘스마트팜이라고, 이제부터는 다시 1차 산업이 중요해질 시기가 올 것이라고. 지금부터 공부해 놓으면 분명 쓸모가 있을거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당시에는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책 <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 전쟁>을 읽으면서 내내 그때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고 이내 감탄사가 나왔다. 4찬 산업혁명을 운운하기 이전에 해결되어져야 하는 지점들이 바로 그 농업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데에 생각이 닿았다.

 

그런데 앞으로도 지금처럼 우리가 원할 때 언제든지 외국에서 식량을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결코 그렇지 않다. 2022년 우리나라의 식량안보지수는 OECD국가 중 최하위(39)를 기록했다. 13

 

자국에서 충분히 자급으로 자족이 된다면 문제 없겠지만 글쎄다. 지금 우리 나라의 기후변화가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절기로 나누어 매 절기마다 이뤄가야 하는 농사가 앞당겨진 여름과 줄어든 겨울처럼 온난화로 말미암아 커다란 격변을 맞은 지금 말마따나 식량 안보를 걱정해야 할 지점까지 온 것이다.

 

내가 단한번도 인지하지 못했던 지점들까지 사유가 나아가자 이 책이 보다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도 익숙하게 만난 난민이 사실 내전으로 인한, 그러니까 종교나 이념, 영토의 문제나 정치적 갈등으로 발생되었다 생각했는데 그 밑바탕에 바로 가뭄과 흉작이라는 기후문제가 시발점이 되었다는 내용이 너무나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렇다면 그런 난민이 우리나라라고 만들어지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나.

 

농업이 추락하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에 필요한 식량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81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양은 줄어들고, 수입으로 들여오는 농산물의 가격이 싸다보니 반도체같은 공산품으로 벌어들이는 외화로 농산물을 수입해 왔다. 쌀만은 완전 개방을 하지 않아 지켰다지만 관세를 513%나 물려 들여오는 수입 쌀이 국내 쌀값보다는 싸다는 사실. 농업이 기울어가는데에는 국가적 수출입 문제뿐 아니라 국내 쌀 소비량의 저조도 한몫한다.

 

거의 100% 수입으로 들여오는 곡물을 가축에게 먹여 그 가축을 소비하는 현재 우리나라 연간 고기소비량이 1인당 56kg. 육식에서 문제화 되는 탄소발생 또한 우리가 육류소비를 줄이고 쌀소비량을 늘여야 함을 이야기한다.

 

내가 먹는 음식들이 언젠가는 바닥이 난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지만 멀지 않았다. 2050년만 되도 사과는 강원도 태백산맥 고산지역에서만 재배가 된다고 하니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바로 이 식량문제로 기후위기를 정면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책은 젠가 게임을 이야기하며 하나, 둘 블록이 빠진 자리는 어떻게든 버티고 있을 수 있다 얘기한다. 하지만 모든 블록이 다 쓰러지지 않아도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젠가처럼 우리 지구의 기후문제도 그런식으로 덥쳐 올 것이라 경고한다.

 

오랜만에 플래그를 많이 붙이면서 읽고 또 개탄하고 또 절망하고 또 걱정하고 또 허무했다.

나하나 달라진다고 지구가 바뀔까? 늘 했던 생각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뭔가 작은 불빛이 반짝인다. 그래, 하나씩 실천해 나가보자. 이 책을 시작으로 기후관련 도서를 틈틈이 읽어나갈 생각이다. 지금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추천한다.

 

#식량전쟁 #기후위기 #홀로세 #인류세 #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명강의 #책사애 #책벗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그램 #북그램 #양산독서모임 #책추천 #양산 #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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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생활자
황보름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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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생활자 - #황보름

 

1125255p. #도서지원 #열림원

 

타인을 마주하는 힘은 타인에게서 완벽히 벗어난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48

 

적막한 고립감에 새벽녘 사위가 고요해지면 진절머리나도록 외로워했던 때가 있었다. 진공의 상태에 머문 듯 세계의 모든 소리가 가라앉은 밤, 밤톨같은 아이를 눕힌 자리 옆 벽에 기대어 숨죽여 눈물을 흘렸다. 깊고 깊은, 너무 깊어 아득하다는 말도 아득한 산중, 홀홀단신의 몸뚱아리 하나뿐인, 말도 안되는 공포앞에 놓여진, 갈 곳 잃은 짐승과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때의 나는 누군가가 몹시도 필요했었다. 그저 그 숨소리 하나면 충분했다. 그렇게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라는 사실만 알 수 있었으면 했다.

 

모든 시간은 지나간다’, 지나간 그 시간들이 이따금 떠오를때면 지금의 내가, 많은 사람들 속에 오도카니 서 있는 내가 매우 낯설게 다가온다. 하루가 멀다하고 여러명의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서로의 온기를 주고 받는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이야기들을 주워담기도, 걸러내기도, 잘게 부수기도 하면서 조금씩 소화시키고 나면 이내 컴컴한 밤이 되고, 반듯한 이부자리에 누워 하루를 곱씹으면 부스러기조차도 안되는 나만의 시간이 몹시도 그리워진다.

 

그런 시간에 대한 갈망이 부지불식간 온 몸으로 타고 들어온 그 찰나,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단순 생활자>는 그 단순하다는 단어 속에 진정 나를 위한 시간을 떠올려볼 수 있는 계기를 던져주었다. 3주정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바빴다는 말로 밖에는 표현이 안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이따금 뒷통수를 후려치듯 나에게 던져지는 질문이 있었다.

 

나 지금 뭐하는거지?’

 

하루 일과를 쭉 이어쓰다가 검은색 바탕으로 싸잡아 묶어 backspace를 눌렀다. 좀처럼 여유를 찾을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지지 않았다. 투정으로 보이기도, 미련해 보이기도, 당연해보이기도 한 빽빽한 일과들 속에서 결국 내고 하고 싶은 말은 힘들어인 것 같다. 힘든 그 시간들 속에서 나는 뭔가를 찾아야 했다. 3주간 주말도 없이 이어지는 일정들에 마음을 단단히 붙잡으면서도 딱 하루, 스케쥴러의 빈칸으로 남은 ‘24일 금요일이 나에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위안으로 다가왔다.

 

얽히고 설킨 관계에서 떨어져나와 가벼워진 몸과 마음이 되어본다. 나는 혼자이고, 나는 자유롭다고 감각해본다. 단 한 시간이라도, 단 하루라도 가벼운 상태가 되는 것. 이 상태에서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닌 내가 좋아하거나 하고 나면 기분 좋은 일을 하는 것. 이것이 내가 찾은 휴식이었다. 235

 

부산 전시를 검색한다. 3~40개의 전시 정보가 나열된 화면을 오른쪽으로 한 페이지씩 넘긴다. ‘내가 제일 하고 싶은거를 떠올렸을 때 전시장이 가고 싶었고, 전시가 선택되고 작가를 검색하면서 가슴이 설레는 걸 느꼈다. 아이가 하교해 돌아오는 시간은 2. 2시 안에 부산 동구에 위치한 전시장을 한달음에 달려갔다오는 계획을 어렴풋하게 세워놓고는 베시시 웃음도 흘린다. 부산에 살고 있는 육휴중인 친동생에서 함께 동행할 것을 제안했고, 표를 대신 예약하는 것으로 나의 제의에 보답했다.

 

책은 단순하다는 것, 안에 많은 단상들을 집어 넣었다. 요리를 하는 행위에 나를 건설하고, 건사하는 힘을 넣어주었다. ‘그 곳에 남은 친절을 이야기하는 작가님의 글들 속에서 그간 내가 의지했던 친절을 떠올리며 한 면으로 치우쳤을진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무해한 사람이었음을 자각해보기도 했다. 고되고 힘든 삶 속, ‘그럼에도 존재하는 빛 하나쯤떠올릴 수 있는 기회 속에서 꺼진 빛으로 어두워진 그에게 한 명의 빛이 그대라는 사실을 가족인 우리가 일깨워줘야 한다는 문구들에서 한참을 서성이기도 했다.

 

나를 몰아세우지 않고 느슨하게 풀어주는 시간

힘을 내, 말하기보다 내 안에 힘이 차오르도록 기다린다.

 

그 기다림의 시간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그것도 뜨겁게, 진하게,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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