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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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도 눈이 오는 줄 몰랐다
더운 나란 줄 알았는데
동부 고원지대는 영하30도까지도 간다네

아타튀르크가 누구고 캐말주의가 뭔지
이슬람주의, 세속주의, 아랍사회주의가 무엇인지
터키 군대가 어떤 입장인지
히잡을 쓰는 것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
에르도안의 신민족주의

헥핵, 중간중간 소설에서 나와
공부를 해야 겨우 따라갈 수 있었다

배운 건 많았지만
그닥 재미는 없었던 아유는 아마도
좋게 말해 예민하고 나쁘게 말해 나약한
우리의 주인공, 시인 카(터키말로 snow)
그가 내 타입이 아니어서 일 것이다
난 좀 더 현실주의자가 좋다

시종일관 내리는 눈(snow)은
감상적인 카를 이곳저곳으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로
이 사상 저 주의로
이 여자 저 여자 이 남자 저 남자에게로
종교와 현실과 시(poem)로
끌고 다난다
정신없다

그러면서 정작
카가 영감을 받아 썼다는
19편의 시눈 하나도 보여주지 않는다
쳇, 난 그게 젤 궁금하구만!

내 이름운 빨강
덕에 읽은 두 권짜리 책이지만
이제 다음 책은
알단은 재맜는 걸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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主意나 思想
어떻게든 모이자?
사회성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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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과학 - 최첨단 과학으로 밝혀낸 유대의 기원과 진화, 그 놀라운 힘
리디아 덴워스 지음, 안기순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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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나는 의사다'에서
수명을 결정하는 첫번째 변인이
50살 당시의 허벅지 근육량이라 했다

이 책에서는
노년의 건강을 결정하는 첫번째 변인이
50살 당시의 사회적 관계라 한다
관계라 함은 질과 양을 다 포함하는 말이다

우정을 어떻게 정량화할까?
도대체 그걸 어떻게 연구해?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하나는 영장류 관찰과 실험
또 하나는 사람 대상
수많은 인터뷰와 뇌영상 촬영으로

만성질환 의사들 단골 대답
스트레스 때문이예요
이게 그냥 변명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진짜임을
많은 증거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스트레스 중 최고는
바로 외로움이라는 것!
우정의 부재라는 것!
선언이 아니라 과학적 연구의 결과
금연보다 운동보다 식습관보다
더 더 신경쓰고 가꾸어야 할 것이
바로 '사회적 관계'란다

퇴직 후에도 공부하러 다니셨던
범생이 시아버지가 언젠가부터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고 애기가 돠어 가는 것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사화적 관계의 부재

내성적이고 친구 적은
나의 뒤통수를 땅 때리는 책
휴, 다행이다, 이제 50대 초반이니
바로 지금부터 준비해야지

60 넘으면 가족이나 배우자보다
친구관계가 건강에 더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는 얼마나 고무적인가?
친구는 새로 만들 수도 선택할 수도 있으니
누구나 노력만 하면 가능하다

나이들수록 덜 까칠해지고
화도 덜 내고 더 둥글어져서
친구 사귀기 쉬워지는 건
얼마나 다행인 일인가?
쭈뼛쭈뼛 첫모임 얼굴 보지 않고도
밴드를 통해 미리미리 친해질 수 있으니
기술시대는 외톨이에게 얼마나 축복인가?
(물론 그렇게 일단 물길을 튼 관계는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져야 관계의 '질'이 더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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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애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시길 권하지만, 생물학과 연구방법론에 대한 사전지식이 별로 없으면 쉽게 읽히지는 않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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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리처드 플래너건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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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왜 하필 이 책을 시작했을까 후화막급
즐거운 추석 연휴인데
책장을 펼치면 고통이 시작됐다
안 좋은 기분을 끝내려면은
빨리 다 읽어버리는 것 밖엔
무엇보다도
하이쿠가 많이 나온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감각적인 표현을 좋아하지만
작가의 글솜씨가 너무 굉장하기에
그리고 그 감각이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생생한 것이어서
나에게도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은 불안
전쟁을 경험해보지 못한 후대로서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만
겨우 읽어낼 수 있었다

조국이니 충성이니 하는 것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과 인물들
극한의 상황에서
그런 것들이 과연 자신을 지탱해주는 걸까?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은 동의하지만
전쟁이 한참 끝나고
노인이 되어서도 당시의 일을
자랑스럽개 여겨야만 살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자기 보호의 본능으로
가치체계가 바뀌어 버리는 걸까?

반면 그 지옥 속에서도
노래를 부르고 농담을 하고
옆 사람을 붙잡아주고 자기 밥을 나눠먹고
동물운 할 수 없고 오직 인간만이 가능한
그런 행동들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지탱하게 해 준다는 것
그걸 훨씬 받아들이기 쉬운 건
내가 그 상황에 결코 있어 보지 못해서일까?

책은 냄새도 없고 소리도 없어
겨우 읽을 수 있었지만
만약 영화라면 도저히 못 볼 것 같다
남은 휴일은
밝고 가볍고 행복한 것으로
꽉꽉 채우자
살아 있는 매 순간이 너무 소중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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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1주년 스페셜 에디션)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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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도서관
소재만으로도 짐작이 갔다
수많은 장소 수많은 모험
그걸 통해 성장한다는
좀 뻔한 이야길테지

역시 그랬지만
문장이 세련되거나 썩 매끄럽지도 않지만
책 보단 영화라면 더 재밌었을 거 같지만
여러 장면 묘사를 모아놓은 습작 느낌도 들지만
빨리 읽을 수 있고
사뮬레이션 게임 느낌도 나고 해서
읽은 게 아깝진 않았다

난 성격이 실용적이라
후회하는 대신 그래서 어떡할건데? 쪽인데
나 자신을 상당히 믿고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상태 자체가 광장한 축복이구나
의미를 따지는 대신 그냥 살아
사실 이건
철학자가 아니라 나이가 가르쳐주는 거 아닌가? ㅎㅎ

평행우주 양자역학
굳이 그런 걸 설명으로 넣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다
작가가 SF소설들을 많이 읽었었다면
그런 소재가 얼마나 많이 쓰이고 았는지 알았을탠데

전에 읽었던 '우정의 과학'에서 설파한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
그 실례를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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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최전선에서 - 중환자실 의사가 들려주는 의학의 발전과 인간의 생존
매트 모건 지음, 한혜림 옮김 / 지식서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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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윤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의 이야기는
늘 감동을 준다

더구나 인간을 직접 상대한다는
나와 공통점이 있는 직업이라
더욱 울림이 컸다

응급실, 의학의 최전선
뇌, 심장, 피부, 혈관, 폐, 위장관
가장 중요한 장기들과
분초를 다투는 전투가 치러지는 곳

최신 기기, 최신 지식 당연히 중요하다
숙달된 팀, 더 중요하다
그런데 환자를 존엄한 한 인간으로 보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마치 미드 '하우스'를 보는 듯 하다
의문의 급성증상들은
자가면역계질환인 경우가 많다
병에 대한 진화론적 설명, 중요한 의학의 역사
삶의 방향을 틀어준 개인적인 경험들
좋아진 혹은 떠나간 환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

표준치료법은 있지만
지켜야 할 절차들도 많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환자, 그의 삶의 질
이건 교과서에도 논문에도 나오지 않는다
가슴에 수많은 생채기를 만들며
수십년을 현장에서 밤새워야만
비로소 희미하게 알게 되는 깨달음

책 마지막에 저자는 이렇게 썼다
열심히 일하고 질문하고 친절하라
교사인 나도 완전 공감하는 말이다
교사로서 열심히 일하고 (프로페셔널이 되고)
(학생, 동료, 나, 사회에) 질문하고
(마주치는 모두에게) 친절하자

또 하나의 커다란 보너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냥 걸어다니고 제 힘으로 밥먹고
말하고 웃을수 있는
그 상황 자체가 너무나 감사해진다
매 순간이 소중하다
열심히 즐기고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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