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선물
유성현 지음 / 한사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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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요. 서평을 씁니다. 글쓰기 미션을 수행해요. 그럼 기도는 언제 하고 말씀은 언제 읽을까요? 그 부담감이 이 책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신앙 서적을 읽으면 일석이조가 아닐까 하는 얄팍한 술수였지요. 하지만!!! 언제나 하나님은 제 계획보다 크시고 선하게 일하십니다. 감사하게도. 곳곳에 뿌려진 은혜를 발견하는 눈으로 책장을 넘깁니다.


저자는 목회자의 가정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감리교 신학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했고 미국 아주사 신학대학원과 클레어몬트 신학 대학원에서 학위를 마쳤습니다. 2019년 귀국하여 은혜의영광교회를 개척했어요. 현재는 담임 목사와 감리교 신학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섬기고 있습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성품을 오해하는 것이 안타까워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고백해요.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은혜의 하나님을 만나는 것에 대해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어 은혜를 아는 사람과 은혜로 시작해서 은혜로 마치는 인생, 담대함과 확신을 주는 은혜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하나의 소제목이 끝날 때마다 묵상 질문이 3개 정도 실려 있습니다. 2장은 은혜의 복음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복음이 복음으로 들리는 은혜와 하나님의 택하심으로 주님의 자녀 된 우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후 전적인 하나님의 주권에 의한 은혜의 선물들이 이어지고 있지요. 마지막 3장에서는 풍성한 은혜를 누리는 삶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함께 하시는 은혜와 은혜받은 자의 당연한 자세 예배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책을 마치고 있어요. 말로만 넘치는 은혜가 아니라 실제 일상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체험하고 감사하는 날들이 이어지길 다시 한번 소망해 봅니다.


우리의 죄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더 크고,

우리의 문제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더 크고,

우리의 부족함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더 크십니다. (p33)

당연하게 들리는 이 말을 얼마나 자주 잊어버리고 사는지 모릅니다. 매일매일의 영성이 필요한 이유겠지요? 그렇게 열심히 기도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왜 매일 기도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믿지 않는 남편에게 써요. 그러면 답을 하죠. 매일매일 더러워질 걸 아는데 왜 매일 세수를 하느냐고요. 그럼 남편은 대답하죠. 말은 잘한다고요. 인간의 본성은 죄인입니다. 그 본성을 거슬러 하나님의 은혜에 가닿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훈련하고 연습하고 단련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모든 것을 우리만의 힘으로 하라고 하지 않으시니 그 또한 은혜입니다. 하나님이 가능하게 하시고, 힘을 주실 테니까요. 우리는 믿고 겸손히 은혜의 자리에 나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것도 담대히. 본성이 죄인이라도 그 죄보다 크신 하나님의 은혜가 있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제 걱정이 산보다 더 크다고 해도 그보다 더 크신 은혜가 있어요. 부족한 것투성이지만 부족한 채로 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하나님은 더 크고 은혜로우십니다. 그것을 믿음으로 은혜를 누리시길.


그것은 노아가 처음부터 의롭고 완전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그가 의인이요 완전한 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p66)

노아 시대에는 세상이 타락해서 의인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아니 의인이 없었습니다. 노아 말고는. 처음 성경을 읽었을 때는 노아가 위대해 보였지요. 얼마나 신실하고 믿음이 좋으면 그 타락한 시대에 하나님께 인정받는 의인이 되었단 말인가 하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이재철 목사님의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노아는 의인이어서 은혜를 입은 것이 아니라 은혜를 입어서 의인이 된 것이라고요. 누가 감히 하나님 앞에 당당하게 의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무도 없습니다. 그 위대한 사도 바울도,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도 의인이라서 하나님께 선택된 것이 아니지요. 먼저 하나님이 은혜로 부르시고 은혜를 입어 위대한 사도가 되고, 수제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럼 우리의 할 일은 명확합니다. 자신의 죄성과 못남을 탓할 것이 아니라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사모하는 자에게 후히 주시는 은혜의 하나님께 구해야 합니다. 주권적인 하나님의 은혜가 내게도 임하기기를요. 은혜를 더욱 사모하는 마음이 됩니다.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복음은 ‘무엇’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 ‘인격’입니다. (p91)

교회 학교 교사를 오래 했습니다. 늘 복음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도 복음을 정확하게 알고 적립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요. 분반 시간이 되면 목사님은 지난주에도 물었던 복음이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요. 처음 한두 번은 성의껏 대답했지만, 4~5번이 넘어가자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똑같은 걸 자꾸 묻는다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깨달았죠. 그 시간들이 복음을 정확하게 내 안에 각인시겼다는 것을요. 그렇습니다. 복음은 그분 예수그리스도입니다. 다른 무엇이 아니라. 그분 자신. 나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달리시고 죽기까지 하신 그분. 그 죽음을 통해 나의 죄를 깨끗하게 대속하셨으며, 그 희생의 대가로 나는 구원받았습니다. 그것이 복음입니다. 이 복음이 복된 소식이 되지 못하는 것은 값싼 복음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복음보다 세상적인 가치들과 성공에 변질되었기 때문일까요? 다시 복음 앞에 서야 합니다. 다시 복음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모든 은혜의 시작, 복음의 감격과 기쁨 감사를 회복해야만 합니다. 원하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은 것처럼 이제는 변명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그리스도 그분은 나의 죄로 인해 죽으신 것입니다!!!


은혜의 감격이 있다면 전심으로 예배드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합니다. 너무 당연하지만 그 당연한 일들이 타성에 젖고 형식적이 되어가는 것도 사실이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구원받은 첫사랑은 희미해지고, 예배 순서는 익숙해져갑니다. 기쁨으로 흘리던 눈물은 메말라 자꾸만 다른 누군가의 티끌을 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든 것보다 더 크신 하나님 앞에 은혜를 사모하고 구해야 해요. 모든 것을 아시고, 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하나님께 그분의 속성인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내 걱정보다 크시고, 내 부족함보다 크신 하나님께 나를 온전히 내려놓고 은혜를 구해야 해요. 자존심 싸움이나 교만한 태도로 예배를 관람해서는 안 됩니다. 그분 한 분이면 족하다는 믿음으로 덕지덕지 붙은 이물질들을 말씀으로 깨끗하게 씻어야 합니다. 그래서 폭풍 없는 삶이 아니라 폭풍 가운데서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당당히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답게,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믿음으로 은혜의 사람이 되어야만 해요. 그 일을 위해서 먼저 내가 복음으로 바로 섭니다. 당신이 아니라 내가 먼저 은혜로, 말씀으로 바로 서기 위해 주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온전히 선 내가 주위 사람들을 위해 은혜를 구하며 중보하며 기도할 수 있어요. 혹시 예배가 심드렁하고, 교회 가기 싫으신가요? 이 책을 통해 은혜를 충만히 누리시길 축복합니다. 당신이 구하지 않아서 하나님은 주실 수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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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발견
박영수 지음 / 사람in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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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정감 있는 우리말의 이름표를 찾아가는 여행. 언어의 세계만큼 나의 세계가 넓어진다. 영어단어 외우듯이 공부해야 하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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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발견
박영수 지음 / 사람in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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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흩날리는 풍경도 글이 되면 딱딱하고 죽어 있는 느낌입니다. 어떤 단어를, 어떤 감정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고민하다가 고른 책입니다. 꽃보라 날리는 4월이 달포 가량 지났지만, 초록은 한물인 5월에 초록 바탕의 책이 인사를 건네듯 제게 왔습니다.


저자 박영수는 테마역사 문화역 구원 원장으로 30년 동안 동. 서양의 역사, 문화, 풍속, 인물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어 어원과 문화 관습 유래를 필생의 목표로 삼고 꾸준히 근원을 추적하고 있지요. 저서로는 <우리말 어휘력 사전>, <기억해야 할 세계사 50 장면>,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의 세계사>, <경복궁의 동물과 문양 이야기>, <어린이를 위한 한국 미술사>, <조선 시대 왕>, <색채의 상징, 색채의 심리>등이 있습니다.

책은 총 1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날씨, 풍경과 관계된 말이고, 2장은 음식, 식욕과 관계된 말에요. 3장은 심정, 기억을 나타낸 말이고, 4장은 성질, 품성과 관련된 말입니다. 5장은 인체, 외모와 관련된 말이고, 6장은 움직임, 행위를 나타낸 말이죠. 7장은 말, 입으로 하는 걸 나타낸 말이고, 8장은 상태를 나타낸 말입니다. 9장은 생김새와 모양을 나타낸 말들이 10장에는 냄새, 소리를 나타낸 말들이 실려 있어요. 11장은 곳, 자리를 나타낸 말, 12장은 시간, 거리를 나타낸 말이, 13장은 물체를 나타낸 말이, 14장은 마지막으로 그 밖에 알아 두어야 할 우리말이 실려 있습니다. 점점 갓밝이(날이 막 밝을 무렵) 시간이 길어지는 요즘에 책을 만난 것이 감사합니다. 언어는 그 사람을 규정한다고 했던가요? 현상은 있으나 이름 없이 흘렸던 일, 감정, 시간들이 제 이름표를 달기 시작합니다. 준비한 이름표가 넉넉하니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아요. 함께 이름표를 달러 가 보실까요?


“당면뿐인 잡채와 삶아 누른 돼지고기가 두어 자밤씩 올라 모양만 냈던 듯한데......”

-이문구, <우리 동네> p48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실제 그 단어가 쓰인 문학 작품이 함께 실려 있고, 이후에 해설이 실려 있죠. 자밤은 나물이나 양념 따위를 손가락 끝으로 집을 만한 분량이라고 합니다. 흔히 요리 프로그램에서 꼬집이라고 쓰는 양 정도라고 합니다. 꼬집보다는 자밤이라는 말이 왠지 따뜻하고 정감이 갑니다. 다물어지는 입모양이 발음하기도 쉽고요. 단어의 뜻을 알게 되면 소설 속 문장이 단번에 눈앞에 그려집니다. 겨우 흉내만 낸 돼지고기 몇 점이 올려진 잡채가 정성스럽지만 가난한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자밤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하면 이 문장이 온전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몰랐던 단어 하나가 눈을 밝혀주듯 문장 사이를 비춥니다. 당신의 하루에 한 자밤 정도의 웃음이 있기를 소망해요. 한 자밤의 웃음이 오늘을 행복으로 물들일 수도 있으니까요.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매우 어색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을 걸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있다. 후자처럼 ‘남과 잘 사귀는 솜씨’를 가리켜 ‘너울가지’라고 한다. (p89)

너울가지는 한자어 사교성보다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포용성과 붙임성까지 담고 있는 우리말이라고 해요. 사교성보다는 너울가지 좋은 사람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품는 포용성과 상대를 적이 아니라 친구로 보는 붙임성까지 있다면 인간관계가 훨씬 수월하고,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너울가지 좋은 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나도 너울가지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다짐도 했어요.


“잠깐 고개를 들고 방시레 웃었다.”

-채만식, <얼어 죽은 모나리자> p128

방시레는 소리 없이 입을 예쁘게 벌리고 밝고 보드랍게 살그머니 웃는 모양이라고 합니다. 왠지 설명이 없어도 ‘방시레’라는 세 글자에 모두 담긴 듯해요. 방시레 웃는 천사 같은 아기, 방시레 웃는 처녀의 수줍음 등이 생각나는 글자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는데도 웃음을 표현하는 글들은 틀에 박힌 듯 정형화되어 가요. 웃음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 ‘하하, 호호’ 등이 많이 쓰이고, 의성어를 빼고는 ‘크게 웃었다. 혹은 소리 없이 웃었다’가 많은 것 같습니다. 글에도 효율성이 크게 지배하는 것 같고, 우리 사회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글에서 웃음이 나오는 것은 많지 않거든요. 물론 저의 좁은 독서로 보편화하면 안 되겠지만, 사람들을 계속 무언가를 하라고 부추기는 자기 계발서들이 많습니다. 아니면 반대로 그냥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는 위로서가 많으니까요. 방시레 웃을 수 있는 일들이 뉴스에도 자주 나왔으면 좋겠고, 책으로 자

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유 없이 방시레 웃어주면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상대도 웃어 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더 좋겠습니다.


‘적바림’은 나중에 보려고 간단히 적은 글이나 그런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p179)

다른 말들도 처음 들어 본 것이 많지만, 워낙에 메모라는 말이 많이 쓰이는 요즘 적바림은 정말 생소한 말입니다. 이 책이 아니라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것 같은 말이죠. 물론 저자의 깊은 독서와 연구로 인해 홍명희의 <임꺽정>의 한 예문이 실려 있기는 하지만요. 굳이 찾아 읽지 않으면 만나기 어려운 낱말입니다. 중국 당나라 현종 때 상인들 사이에서 비전이 통용됐는데, 돈을 한곳에 맡겨 두고 지급할 일이 있으면 돈과 바꾸어 갈 수 있는 적바림을 만들어 주는 것이 환 어음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주막의 외상 술값을 적바림하는 일이 많았고, 낯선 곳을 찾아갈 때 주소나 특징을 적바림하기도 했다고 해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적바림을 잘 해야 합니다. 순간 찾아오는 실 같은 생각을 잡아 글자로 묶어두어야 하니까요. 그 생각은 찰나에 흩어져서 연기가 되기 일쑤죠. 또 우리말 ‘찌’가 있어요. 찌는 특별히 기억할 만한 것을 나타내기 위해 글을 써서 붙이는 좁은 종이쪽을 가리키는 우리말입니다. 영어의 포스트잇이 있죠. 영어보다는 우리말을 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간간이 들어 본 말이 있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낱말들이 상황에 따른 예시문과 함께 친절하게 실려 있습니다. 날씨, 음식, 시간, 상태, 움직임, 냄새, 소리 등 모든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말들이 나란히 줄 맞추듯이 실려 있어요. 순서에 따라 읽어도 좋고, 마음이 가는 대로 골라 읽어도 좋습니다. 비온 뒤 맑은 하늘과 바람을 느끼며 날씨와 관련된 말을 읽어도 좋고, 마음의 상태에 따라 읽어도 좋아요. 콩켸팥켸 읽어도 좋고, 열심을 내서 애면글면 읽어도 좋지요. 책을 다 읽고 나면 표지의 말을 이해하게 됩니다.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 우리말을 아는 만큼 나의 세계도 넓어진다.” 와우!!! 조금이라도 나의 세계가 넓어진다니 그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를 생각하며 우리말에게 미안하기도 했지요. 따로 정리해서 적고 외우고, 가지고 다니면서 외웠던 영어 단어들. 이 책의 낱말들도 그렇게 외우고 써 봐야지 하고 다짐했어요. 정리된 것을 눈으로 읽어서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 밭에, 머릿속에 심어 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해그름(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는 때)에 퍼르퍼르(가벼운 물체가 바람 따위에 살짝 날리거나 떨리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하게 날리는 꽃보라를 글로 남기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말 쓰기의 꽃등(일등)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 이제 당신의 세계를 넓히는 일에 함께 도전해 보실래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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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봄 우리나라 좋은동화 우리나라 좋은동화
김재복 외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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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 열편이 실려있어요. 아무때나 뚜겅이 열리는 엄마와 사는 아이, 엄마가 보고 싶어 엉터리 산신령에게 매일 기도하는 아이, 몸과 머리가 완벽하게 분리되는 아이, 이혼한 엄마와 시골로 와서 외뿔이 염소와 친구가 되는 아이들이 아기자기 하게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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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봄 우리나라 좋은동화 우리나라 좋은동화
김재복 외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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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초등 1학년들과 프로그램이 있어요. 함께 마음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초등 1학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지 감을 잡을 수 없어 신청한 책입니다. 어린이가 보는 동화를 보면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강아지를 안고 약간은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의 소녀가 있는 책 표지를 보며 기대합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하고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정해서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입니다. 엉터리 산신령의 보라 작가, 엄마의 뚜껑에 윤동희 작가, 손님 찾기의 박혜선 작가, 안녕을 말하는 시간의 김현경 작가, 착한 아이 학교의 성현정 작가, 눈싸움의 은경 작가, 부우의 쉬는 시간의 이지은 작가, 루나와 미오의 정연혜 작가, 사라진 몸의 경린 작가, 마녀 포포포의 이반디 작가님의 아름다운 동화 열 편이 실려 있어요. 모두 쟁쟁한 실력을 갖고 있으며 수상 경력도 다수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들이 느껴지는 이야기 속으로 함께 가 보실까요?


주스 뚜껑, 박카스 뚜껑, 땅콩 믹스 뚜껑, 넓적한 딸기 잼 뚜껑, 여러 가지 뚜껑들이 엄마의 가슴 위를 덮었다. 꼭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반짝였다. 나는 뚜껑에 그려진 화살표대로 뚜껑들을 천천히 돌려 보았다. (p43- 엄마의 뚜껑 중에서)

뚜껑이 자주 열려서 화를 내고 자신을 때리는 엄마 보며 엄마는 뚜껑을 잃어버렸거나 고장 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2년 전 아버지가 아파트 살 돈을 벌어오겠다고 집을 나간 후부터였는지 정확하지 않다고 말해요. 하지만 늦게 집에 돌아가면 널브러진 술병들 사이로 매섭게 노려보는 엄마가 있죠. 그래도 집에서만 그러면 다행인데 어느 날은 학교까지 찾아와 나를 못살게 굴고 친구들 앞에서 머리채를 잡아끌고 나갔어요. 친구들 보기가 너무 창피했고, 자신에게 도움을 주려고 묻는 담임 선생님께 엄마의 상태를 정확히 말하지 않습니다. 엄마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거나 정신 병원에 보낼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죠. 뚜껑이 자주 열리는 엄마 때문인지 나는 뚜껑을 보면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가방 가득 각종 뚜껑들이 들어 있었죠. 오늘도 술에 취해 잠든 엄마에게 다가가 자신의 가방에 들어 있던 뚜껑들을 엄마의 가슴 위에 올려놓습니다. 이중 어느 것이라도 맞기를 바라는 마음에 하나씩 돌려서 잠그는 시늉을 하면서요. 하나씩 잠글 때마다 엄마가 뚜껑이 열리지 않았던 때의 추억이 떠오르고 나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미소가 번져요. 집에는 뚜껑이 자주 열리는 엄마와 나밖에 없습니다. 뚜껑이 열려서 폭력적이 되는 엄마가 밉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나를 돌봐 주고 사랑해 줄 사람은 엄마밖에 없어요. 엄마가 원래 대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 뚜껑들을 모으고 엄마가 잠든 사이 뚜껑들을 잠가요. 다시는 엄마의 뚜껑이 열리지 않기를 바라면서요. 그 장면이 눈앞에 그려져서 한참을 머뭇거렸어요. 마음이 아프고, 먹먹해서요. 푸르른 5월처럼 마음도 몸도 건강한 어린이들이 많아지기를 조용히 기도하는 마음이 됩니다.


“나쁜 말을 하면 모두 자신에게 돌아오게 돼.”

(p102. 착한 아이 학교 중에서)

기발한 상상력에 깜짝 놀란 동화입니다. 메타버스 안에 복제된 아이들이 마음이 다친 아이를 위해 치료해 주는 곳이죠. 친구들과 가족들(특히 할머니)에게 심한 말과 욕설을 마구 하는 보람이가 착한 아이 학교에 전학을 옵니다. 첫날부터 친구들의 친절한 모습에 당황하면서 자신이 늘 해 오던 대로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해요. 하지만 이 학교에서는 자신이 말한 대로 이루어지죠. 다음날 도담이는 아주 놀라 등교를 하고 되고 점점 마음을 열게 됩니다. 이 말은 친구들이 보람이를 위로하면서 하는 말이에요. 나쁜 말을 하면 그 말을 하는 사람이 3번 그 말을 듣게 된다는 말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나쁜 생각을 하면서 한번, 그 말을 하면 더 한번, 그 말을 자신이 들으면서 한번. 이렇게 총 세 번에 걸쳐 자신이 가장 많이 듣게 됩니다. 상대를 향한 말이라고 할지라도요. 나쁜 말이 자신에게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니 우리는 참지 못하고 나쁜 말들을 하면서도 잘 살아갑니다. 설마 그 말이 돌고 돌아 나에게 오리라 생각하지 않으면서요. 하지만 시간이 걸릴 뿐이지 그 말은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말을 조심하고 살리는 말, 세우는 말을 해야겠다고 짧은 동화를 읽으면서 다짐했어요. 가장 까가이 가족들에게서부터.


“만약 인간들이 우리를 아끼고 사랑해서 그러는 거라면, 왜 우리를 방해하는 거지?”

(P142 부우의 쉬는 시간 중에서)

천연기념물인 칡부엉이 부우는 사냥 실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친구들을 대신해서 사냥을 나가요. 하지만 거짓 미끼에 속아서 허탕을 치기 일쑤입니다. 사냥을 할 때를 기다려 사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플래시 세례에 엉뚱하게도 작은 햄스터 덕순이를 잡아오게 돼요. 사냥은 점점 어려워지고, 야행성인 부우는 카메라 플래시에 눈이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소나무 숲에서 쉬고 있으면 사람들이 찾아와서 시끄럽게 해서 쉬는 시간도 편하지 않아요. 도대체 사람들이 왜 그런지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하자 햄스터 덕순이가 인간에 대해 일러 줍니다. 자신이 인간이랑 일 년 정도 살았기 때문에 잘 안다고 하면서요. 천연기념물로 지정해서 아끼고 보호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인간의 입장에서의 보호에요. 부우는 원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아끼고 사랑한다는 이유로 우리는 동물뿐 아니라 많은 것들을 원래의 모습을 잃게 하고 있습니다. 진정 아끼고 사랑한다면 그 원래의 모습으로 존재하게 하는 것이 맞을 텐데, 사랑해서라고 말하면서 아이들을 공붓벌레로 만들고 있죠. 그 공부는 실상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닐 텐데도 사랑한다고 합니다. 내가 사랑한다고 하는 것이 상대를 힘들게 하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어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멍에를 지우면 안 되니까요. 아 참! 부우와 덕순이는 인간들의 위협을 어떻게 이겨냈을까요?


동화는 기발하고 따뜻합니다. 몸과 머리가 완벽하게 분리되는 기술을 구사하는 어린이도 나오고, 엉터리 산신령의 둔갑술도 나옵니다. 운동회 날 엄마 대신 등장한 염소도 있고, 엄마를 떠나보내고 아빠랑 둘이 사는 준서와 아빠의 눈싸움도 나와요. 복제견 루나와 미오 씨 이야기는 한참을 앞서간 미래입니다. 모든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존댓말을 써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그건 조만간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지요. 어린이들과 한참을 동떨어져 생활하다 보니 새롭게 다가오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고, 복제견이 생겨 죽음이 미루어졌다고 해도 사람 사이에는 따뜻함이 있어야 함을 배워요. 외뿔이를 향한 담이의 사랑, 복제견 루나를 향한 사랑, 어린 산신령에게 엄마를 만나고 싶다고 소원을 비는 소년의 모습이 모두 따뜻하고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많이 가졌다고 마음까지도 부자는 아니라는 것 또한 배워요. 작지만 소중한 가치들을 가르치지 않고 전해주는 동화가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가치들을 교실에서 가르쳐야 한다면 얼마나 딱딱한 수업이 되었을까요? 일상에서 아름다운 동화를 통해 부모님에게 배우는 모습들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이 작은 책이 그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뚜껑 열린 부모님으로 인해 마음 다치는 아이들에게도 그 뚜껑을 조용히 꽉 닫는 이야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닌 많은 어른들에게도 꼭 읽어 볼 것을 권합니다. 단순한 이야기 너머의 감동과 따뜻함을 전해 줄 겁니다. 단 5분의 시간으로도 충분합니다. 바쁘다는 핑계 대신,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고 짧지만 마음이 하늘하늘 풀어지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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