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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독서, 그러니까 독서! - 읽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
김세진 지음 / 재재책집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서라는 말이 들어가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멈추게 됩니다. 이 책도 독서가 무려 두 번이나 제목에 들어 있어서 기대하며 고른 책이지요. 그림책과 함께 오래 아이들과 사람들을 만나온 저자의 그림책 처방 같은 책입니다. 봄바람에 설레는 마음일 때는 어떤 그림책을 읽어야 할까요? 기대를 갖고 책을 넘깁니다.
저자 김세진은 아이들과 책을 사랑하며, 초등학교와 도서관, 문화센터, 공공기관 등에서 10년 동안 독서 수업을 진행해 왔어요. 그림책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하는 최고의 예술품이라 믿으며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나누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지 고민해요. ‘하루 그림책’ 대표로서 그림책 수업, 독서 수업, 그림 수업을 기획하고 있으며, 독서교육 전문가, 독서논술지도사, 독서지도사, 독서미술 시 지도사와 미술심리상담사로 활동 중입니다. 또한 색채가 주는 심리적. 감정적 효과를 연구하는 컬러 리스트이자 감성을 담아내는 캘리그래피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독서는 채우는 일이 아니라 꺼내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1장은 읽고 생각하고 놀면서 크는 아이들을 주제로 3편의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어요. 2장은 자존감과 독립심은 단짝이라는 주제로 남들과 다른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타인까지도 존중하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 실려 있고, 3장은 창의력과 호기심, 상상력을 먹고 자라는 나무를 주제로 평소 만나기 힘든 그림책들이 소개됩니다. 4장은 개성도 인성도 모두 너희들의 것이라는 주제로 개성도 인성도 다르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그 그림책이 나오고 5장은 지성과 감성이 폭발하는 마당을 주제로 경제와 생명, 성장, 마음에 대해 담은 그림책이 나오죠. 6장은 세상을 배우고 미래를 묻는다는 주제로 나를 발견하고 세상을 배우며 오감 독서를 통해 미래를 살짝 엿보는 내용이 나옵니다. 독서는 채우는 일이 아니라 꺼내는 일이라는 프롤로그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랑말랑하고 포근한 그림책을 만나러 갑니다.

다비드 칼리는 무척 행복한 순간에도 약간의 슬픔이 있고, 슬픈 순간에도 유머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요소를 함께 섞어서 글을 쓴다고 했다. (p59)
다비드 칼리와 모니카 바렌이고는 부부로 오해받을 정도로 서로 깊이 공감하며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다비드 칼리의 글에 모니카 바렌고의 그림이 조화롭고 다정하게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해요. 저자는 마음이 어지러울 때 두 사람의 그림책을 펼치면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마음에 평화가 오는 길이 보인다고 합니다. 마음이 혼란한 시간을 견디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이 부정당하는 것 같고, 어떻게 할 수도 없어서 혼자 마음을 괴롭히고 있죠. 무척 행복한 순간들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자꾸만 슬픔이, 억울한 일들이 먼저 떠오르고 더 많이 남았어요. 슬픔의 순간에 어떻게 견디어 왔는지, 애써 꾹꾹 눌러서 외면한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슬픔도 잘 보내주는 애도의 기간이 분명히 필요한데 괜찮다는 말속으로 억지로 밀어 넣으며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지금 혼란스럽고 아프지만 그 가운데서도 행복이 있고 유머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잘게 쪼개 들여다봐요. 정말 힘들고 아픈 일들만 있고 즐겁고 행복한 순간은 없는지를요. 앗! 생각났습니다. 바람에 아카시아꽃 향이 묻어나는 저녁에 딸아이와 함께 저녁 산책을 했어요. 바람은 부드럽고 향기는 달콤하고 공기는 시원했습니다. 이 기억으로 며칠을 건너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부 우울하거나 슬픔 일만 있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나만의 달을 천천히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달을 찾거나 달에 방문하는 일은, 우리가 살아가는 내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 질문이자 과제다. 아이들의 행복도, 아이들의 꿈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p146)
평생을 고민해도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 일은 돈이 안 되고, 돈이 되는 일은 하기 싫습니다. 물론하기도 싫지만 저를 써주지도 않아요.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불편하고 힘든 것은 사실이죠. 천천히 나만의 달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찾고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싶은 현타가 왔죠. 후회와 실패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닐 거라고 위로합니다. 저의 실패를 통해 딸아이들에게는 말해요. 늦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부모님의 사정이나 눈치를 너무 보지 말라고요. 현실은 구질구질해도 고상하게 살기를,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면서도 바라봅니다. 살아가는 내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고민하며 자신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 길 위에 가끔씩 그림책 하나를 둡니다. 조심스럽지만 다정하게.

책은 현장감이 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고민하고 공부한 흔적이 묻어 있어 힘이 있어요. 추천 도서 목록도 많고, 실제로 활용하는 팁도 실려 있죠. 딸아이랑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은 돈 없어서 공부 못한다는 소리는 못하겠어요!” 유튜브를 검색하면 좋은 강의들이 거의 무료로 열립니다. 공부하려고만 하면 좋은 제도들도 많고,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많아요. 책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실천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죠. 좋은 책을 그냥 한 권 읽었고, 알고 있다고 위로하기에는 아까운 책입니다. 늦지 않았다면,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면 꼭 실천해 보길 권합니다. 저는 이미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제가 만날 다른 아이들을 위해 이 책을 보물처럼 읽고 간직하려고 해요. 나를 만나는 아이들이 그림책을 통해서 자신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며 꿈을 찾는 용기 있고 단단한 어른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성과주의에 물든 자신에게 조용히 그림책을 권합니다. 후루룩 읽어 치우지 말고, 천천히 그림을 보고, 표정을 보고, 마음을 보고, 글을 보라고요. 어떠세요?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날 집안에 꼭 한 권씩은 있는 그림책을 펼쳐보는 것은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웃어보는 행복한 시간을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