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불
다카하시 히로키 지음, 손정임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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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이런 류의 이야기가 너무 싫다. 불편하다.

그래서 뉴스건 이야기 건 영화 건 대부분 외면하게 된다. 비겁한 변병이고 방관자로서의 더 큰 죄를 범하고 있다는 것도 알지만 나약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내가(혹은 주인공)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거대한 폭력에 무기력하게 대처할 수 없는 '억울함'은 숨이 턱 턱 막힐 정도로 싫다.

기본적으로 '폭력'을 너무 너무 싫어한다. 특히 약자에게 행해지는 당연히 되는 폭력, 개인 간이건 조직이나 사회, 국가가 행하는 모든 '폭력' 극렬하게 반대한다.

어떨때는 제대로 처다볼 용기조차 없어서 아예 모른 척 외면하는 수 밖에 없다.

해서 난 '감옥'에 관한 이야기, '올가미'류의 영화들, 청춘영화랍시고 깡패들 나와서 아이를 괴롭히는 영화 같은 걸은 아예 볼 생각을 안한다.

이 책 #배웅불 은 바로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폭력' 그것도 어린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관한 이야기다. 몰랐다. 그런 이야기 인줄은....ㅠ.

일본에도 역시 많은 문학상이 있지만 '아쿠타가와상'은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으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순수문학 신인상인데.... 이 책은 그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다.

아쿠타가와상 : 이 상은 일본의 소설가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1892-1927)의 이름을 기념하는 신인상이다. 순문학(純文學)을 대표하는 상으로 일본의 많은 문학상 중에서 나오키상(直木賞)과 함께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정식 이름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상이다.

그러니 일단 믿고 읽을 수는 있다. 간혹 문학상 수상작들이 어렵다, 뭔소리인지 모르겠다 라는 식의 선입견만 배제한다면 말이다. ^^:

15살의 중학생, 아유무.

 

상사에 다니는 아버지를 따라 도시에서 시골로 여러번 전학을 다니면서도

크게 사춘기도 없고 적당한 처세술로 그럭저럭 친구도 사귀고 큰 문제 없는 평범한 학생이다.

한 학년에 남자아이가 6명 밖에 안되는 작은 시골마을에서의 첫 등교도 별 변화 없는 시골 풍경처럼 그저 무난할 뿐이다.

남자 중학생을 경험해본 사람은 알 꺼다. 무리에 어울리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아유무는 또래 모임의 리더 격인 아키라와 모임으로 부터 알게 모르게 폭력을 당하는 미노루를 알게되면서 그 작은 사회에서 하나 둘 심상치 않는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책 띠표지에 나온 일본 평론가들의 짧은 후기 문장처럼

아름다운 풍경표사와 빛나는 언어들로 사건들은 반짝거리는 포장지에 쌓인 듯이...마술에 홀린듯이 슬쩍 슬쩍 다음 단계로 별 의심없이 흘러간다.

감당할 수 없는 비극의 끝으로..

간만에 읽은 일본 소설! 일반화된 학교 폭력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으로 채우다니 이 작가 '다카하시 히로키' 이사람 나쁜 사람같으니라구.

잠깐 한눈 팔고 읽다보면 아름다운 전원 생활에 대한 에세이 같기도 하다.

그만큼 마지막 반전과 주제는 극단적으로 대비되어 오히려 더 아프게 다가온다.

띠표지에 있던 문장을 명심했어야 했는데

방심하고 있다가는 무시무시한 힘에 배신당할 것이다

잠깐 방심하다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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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지혜 - 삶을 관통하는 돈에 대한 사유와 통찰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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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과 결과가 일치하는 경우와 다른 경우

결과물의 만족도에 따라서 반응은 다를 것이다.

책의 선택도 늘 같은 상황이다.

제목과 목차를 대충 훓어보고 ‘아 이런 내용의 책이겠구나’ 선택을 했을 때

기대했던 내용이어서 만족하거나 혹은, 너무 뻔하여 조금 실망할 때도
있다
.

반면 ‘이런 류의 책이겠지?’ 예상했는데 전~~혀 다른 내용 이었을 경우,

역시나 ‘헉 내가 원했던 책이 아닌데’ 실망할 수 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깜짝 선물을 받았을 때 처럼 두 배 세 배의 감동과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  

,

만약 당신이 이 책 「돈의 지혜」의 제목을 보고 선택하게 된다면 어떤 내용일지
상상해보자!
어떨까? 어떤 것 같나?

 

 

나의 경우 아무래도 최근 관심분야이기도 하고해서 여러가지 재태크, 투자, 부자들의 노하우 등의 책들을 주로 읽게 되다보니 너무나 단순하게도 ‘돈 버는 기술’에 관한 책, 혹은 ‘돈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류의 해탈을 다룬 단순한 인문서 정도로 생각했다.

 

처음 한 두페이 읽어보자 마자 나의 예상은 산산히 부서졌다.

이 책은 그런 류의 책이 아니다.

‘돈’이라는 화두를 통하여 인간 실존의 양면성과 역사, 잘 산다는 것의
개념
, 돈에 대한 욕망과 행복의 기준 등 광범위하게 전개되는
철학서 였던
것이다.

‘책 소개를 미리 봤어야 했어. 그렇다면 이렇게 당황 하진 않았을 것을...ㅜㅜ ‘

 

철학부터 신화까지, 인문의 프리즘으로 돈을 읽다

()에 대한 인간의 욕망 너머를 파고드는 프랑스 에세이의 진수

 

아 너무 어렵다, 초반 한 줄,
문장
, 한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이런 철학적인 책들을 읽은 것이 언제 였던가?

대학교 때 좀 있어보이려고 여러 철학책과 두꺼운 인문서적를 꾸역꾸역 읽던 시절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 알랭
드 보통 그나마 이런 분들의 책은 나름의 재미도 느끼던
20대 이후 거의 읽어보지 않았던거 같다.

 

프랑스 작가의 책은 따로 많이 읽어본 편은 아니나 나의 첫 느낌은 마치 ‘불어’처럼 듣기는 좋으나 뭔소리인지를
잘 모르겠고,
말이 많아서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1주일을 넘게 소모해가며 읽었다. 읽어야 했다.

 

우리는 시장이 사람 목숨 값을 통계에 기대어 정한다면서 분개하지만 가까운 사람이 사고로 죽었는데 보상금이 너무
적다면 역시 분개할 것이다.
이때의 돈은 사라진 자의 상징적 대체물,
유령 인간이다. 돈은 부재를 수량화한다.

과거도 그랬지만 지금도, 사람이 돈을 가질 수도 있지만 사람이 곧 돈일
수도 있다
.

 

돈은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뭐든지 할 수는 없다.

돈이 우리 영혼을 정복한 게 아니라 우리 영혼이 돈을 해방자로서 맞아들인 것이다.
                                                                                                         

돈을 신성시하지 말 것, 지나치게 사랑하지도 말고 혐오하지도 말 것,

돈 생각 말고도 삶은 있지만 돈 생각이 예술적인 성취나 숭고한 가치 실현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돈의 죄는 불공평한 분배뿐이다.

 

돈이 가져다 주는 권력은 관심, 호의,
정의를 망라하는 의무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대가를 치러야만 공동의 세상이 바로설 수 있겠다.

 

 

 

마지막 책장을 넘겼을 때, ~
읽었다 라는 해방감과 함께

‘아 이 책은 진짜 따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음미하며 읽어야지, 마치
프랑스 코스 요리 처럼’이라고 스스로에게 숙제를 남겨줬다
.

 

동 서양을 막론한 신화와 종교, 심리,
현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미국 월가와 프랑스의 배금주의 풍토 등 ‘돈’에 관한 작가의
철학적 통찰이 가득하다
.

지금 내 수준의 허접한 인문학적 소양으로는 뭔 소리인지는 단번에 알 수 없을 만큼.

하긴 철학책을 한번 읽고 ‘와우~’ 깨닫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마는….많으려나??

 

아무튼 간만에 책 읽으라고 머리가 고생했는데. 분명 가까운 어느 시간에
나는 편안한 벤치나 소파에 반쯤 기대어 누워서 이 책을 다시 펼쳐 읽을 것이다
.

그땐 조금 더 저자와의 ‘돈’에 대한 지적 사유를 즐길 수 있으리라~ ^^

 

 

 

아 그리고 모든 출판사에게 불만 한 마디!

왜 꼭 책의 띠배너를 별도로 넣어야 하는 겁니까? 읽기도 불편하고 책
자체의 디자인도 훼방하고
, 제작하려면 제작비도 더 들텐데 말입니다.

마치 띠 배너를 넣으면 무슨 상이라도 받은 냥 그런 디스플레이효과인 거 같긴 한데

너도 나도 다하는 그런 구습에서 좀 탈피 합시다!

 

 

 

 

 

 

 

<100 읽기 038>  있어보여 - 철학

독서 기간 : 19/04/19 ~ 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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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 - 더 힘들어하고 더 많이 포기하고 더 안 하려고 하는
김현수 지음 / 해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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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학교 5학년. 우리 집 어린이가 변하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 딸. 혹시 외로울까 되도록이면 같이 놀아주고 조금이라도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 주말이면 공원에 박물관에 체험 축제 등에 많이도 데리고 다녔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정말 아기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한눈판 사이 부쩍 키가 커진 만큼 ‘아이’에서 ‘어린이’로 훌쩍 자라 버렸다. 그러면서 좋기만 했던(아빠만의 생각일지도 ㅠ ㅠ)  부녀 종종 갈등이 생긴다.

 

‘갈등’이 맞다. 예전에는 그저 일 방향적인 훈육의 차원으로 잘못한 것을 혼내고.. 달래고.. 그런 과정이었는데

이제는 동등까지는 아니지만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중 이다.

아직은 부모가 '강압'을 통하여 우위를 점하는 것처럼 보여도

이게 아이에게는 불만과 고민과 억울함으로 쌓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요즘 들어 이렇게 아이와 말다툼을 하고 나면

"아이고 이제 시작하는 건가?  벌써 사춘기 인가?"싶어 두렵기도 하고

"아니지 그러기엔 아직 어리지…’삼촌기’ 정도가 아닐까" 하면서 그냥 슬쩍 외면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이 책을 읽게 됐다. <요즘 아이들의 마음고생의 비밀> 아동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전문의로서 ‘성장학교 별’이라는 치유형 대안학교 선생님으로 활동 중인 김현수 님이 현장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들은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우리들(어른들)이해야 할 과제를 제안한 책이다.

 

 

주로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지만

곧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아이를 가진 나에게도 상당히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든다.

 

 

 

난 이 말을 처음 들어봤다. ‘이. 생. 망’ . 이번 생은 망했어!

골프 칠 때나 농담으로 '아이고 이번 생에 싱글을 틀렸어' 하곤 했는데

아이들에겐  이 말이 그저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라면 얼마나 무섭고 슬픈 말인가.

희망이 없는 미래를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것처럼 비참한 것은 없다.

 

 

 

요즘 아이들은 왜 이런 말을, 생각을 갖게 된 것일까?

우리 때 (70~80년대)와는 얼마나 다른가?

청소년기의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성장통'이라고 하는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요즘 애들은 과거의 우리들과 무엇이 다른가? 궁금하다

 

 

요즘 아이들의 전반적인 기본 정서는 포기, 체념, 단념이란다.

왜 그렇게 됐을까?

저질 자본주의, 이기주의, 자본 계급화(금수저론)로 성공의 희망을 잘라버린 사회 시스템

무조건 열심히, 성공이 곧 행복이라고 믿는  부모 세대와의 갈등

인터넷과 스마트폰, 글로벌 사회에서 다양성을 배제한 획일화된 교육 시스템

삶에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 수학공식, 영어 단어들로 줄 세워지는 성적 지상주의  

아무리 노력해도 안될 것 같은 권력자가 부자들만을 위한 공정하지 못한 사회

내 가정만, 내 아이만, 나만 괜찮으면 되라는 이기주의로 인한 경쟁 강요

이유는 많을 것이다.

 

어른들은 말한다. '그래 너희들이 고생이 많다~' 진심일까?

 

그저  ‘하긴 공부하기 힘들지’, ‘학교 폭력도 문제야’,'스마트폰에 애들이 중독돼서 큰일이야', '다들 학원에 보내니 놀 친구들도 없고 스마트폰 아니면 놀 공간도 없지' 그래 고생 많아.. 쯧쯧~ 한 후에는 여지없이

"그런데 말이지 얘들아~~ "하면서 '꼰대력'이 발동한다

 

청소년기에는 누구나 다 적당한 마음고생을 하고 있어, 누구나 다 한 번쯤 하는 고민 아파봤자 얼마나 아프겠어, 시간이 지나면 다 약이 되는 거야. 너 할 일만 잘하면 돼, 할 건 하면서 고민해. 네가 할 건 공부야. 공부만 하면 되니 얼마나 편하니. 너희들이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하는 어른들의 고생을 알아? 나도 다 예전에 겪어 봤어, 우리 때는 더 했어.라는 식으로

 

 

나 역시 공범이다.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아이의 꿈을 듣고 ‘뭐 가수? 연예인은 아무나 하냐?’ 식으로 비웃기도 하고, 목소리만 친절하게 ‘숙제는 했냐? 일기는 썼냐?’ 점검과 압박을 강요하는 대화로 시작한다.

작은 실수에 목소리를 높이고 짜증을 내며 ‘넌 도대체 왜 이렇게 못 알아먹느냐’면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비수 같은 말들을 내뱉기도 한다.

틈만 나면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는 게 꼴 보기 싫어서 ‘오늘 얼마나 했어? 맨날 그렇게 핸드폰만 보면 ‘압수’야’ 협박하기도 한다. 이 책을 보기 이게 최악이라던데.... 그게 나였구나 ㅠㅠ

 

그러면서 고민하고 갈등하고 방황하는 청소년 들의 문제를 그냥 ‘남의 아이’ 보듯이 안쓰럽고 걱정되고 사회는 왜 이 모양이야 투덜거리면서 지나쳤다. 내 문제는 아니라는 듯이,......

 

 

 

‘이번 생은 망했어’라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은 6가지 방어적인 삶의 방식을 취하게 된다고 한다.

 

순응하는 삶 : 꿈 없어 그냥 부모가 사회가 시키는 대로 좀비처럼 살래

무기력하게 지내는 삶 : 무기력이라는 껍데기를 쓰고 은신 중

자해하는 삶 : 그저 힘들다. 끝내자 ㅠ

중독되어 사는 삶 : 중독의 원인은 ‘공허’이다.

은둔하는 삶

비행을 일삼는 삶 : 어차피 망한 거. 복수할 거야

 

우리 때와 지금의 아이들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나 역시 대학입시 전쟁 통을 겪었다, 가난한 부모님은 자식 잘 되는 게 그분들의 지상과제였다. 친구들 사이에게 왕따도 있었고, 학교 폭력의 강도는 더 높았다. 학창시절 뭐 할지 내내 고민했고, 졸업 후 진로 걱정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도 일단 살아가고 있다. '잘'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핵심이다)

 

 

저자는 부모 시대와 아이들의 시대의 차이가 혹시 '희망'의 여부가 아닐까 이야기한다.

부모 시대는 여러 풍파를 겪으면서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도' 있다는 '희망'을 프레임이 있었다.(독재 정권과 권력자들의 농단에 놀아나는... 무지했던 걸 수도 있다)

한편 요즘 아이들은 오히려 더 촘촘하고 정교하게 짜인 불평등과 저질 자본주의 속의 계급화, 양극화 현상에 대해요 '열심히' 해도 안되는다는 희망의 상실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아니면 이미 아이들은 알고 있는 게 아닐까. 행복은 획일화된 '성공'에 있지 않다는 것을.

 

책에는 '아이들은 의미론 자이고 어른들은 당위론 자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아이들은 '왜 해야 하는지'가 궁금하고 어른들이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 중요하다'그래서 대립이 생긴다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책에는 저자가 인터뷰하고 상담한 아이들의 사례들을 통해 진짜 아이들이 고민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왜 고민하는지 필요한 게 무엇인지 어른들에게 S.O.S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자~~ 들었다. 구조 신호. 그럼 우리 어른들은 이제 무엇 해야 하나?

 

 

저자 제시하는 제안 중에 하나는 우선 ‘부모(어른)의 삶부터 행복하게 살기!이다.

아이에게 자신의 못다 한 꿈을 강요하지 않고, 어른 스스로 지금의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성장’하려는 희망을 갖게 된다. 부모의 삶에 ‘희망’을 만들어야 보고 배우는 것이다.

 

 

 

또 하나 진정 저자가 말하고 싶은 건 너무나 당연하게도 '공감'이다.

아이들의 꿈을 걱정하는 척하면서 조롱하거나 안될 거라고 말하지 말고 진정으로 이루어지기를 염원해주는 것,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에게도 단순히 보호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할 수 있도록 여행, 독서, 타인과의 접촉 등을 통하여 '공감하며 성장할 수도 있도록 응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문제는 나만 우리 가정만 잘한다고 해서는 해결될 수 없다. (그리고 어차피 집에서도 혼자는 잘하지도 못한다.) 아이들의 문제를 단순히 내 아이만의 문제로 한정하지 말고 사회문제로 공감을 확장하고 연대하여 변화를 추진해야 할 때이다.

 

 

이 시대에 필요한 어른들의 화답은 공감, 그리고 사회적으로 공감의 확장과 연대이다. ​

 

 

내 생각에는 요즘 아이들이 지금 이렇게 고생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미 수십 년 전 경험했던 비슷한 불합리와 고민들을

우리가 어른이 되고 나서 해결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촘촘한 그물을 만들어 놓은 공범자인지도 모르겠다.

 

<100권 읽기 中 034>  있어보여 - 인문/교육학

독서 기간 : 19/04/10 ~ 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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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선언 - 더 나은 인간 더 좋은 사회를 위한
피터 바잘게트 지음, 박여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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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류가 여느 동물들과의 차이점을 보이며 현재 이 작은 별의 지배자로 군림하기까지에는 특별한 능력을 발전시켜 왔기 때문이다. 바로 협력, 집단화. 그래서 인류는 날카로운 이빨이나 발톱없이

지구의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았다.

힘이 약한 종족인 인류는 서로를 돌보고 협동하면서 무서운 야생의 적들과 생존 경쟁을 벌였어야 했다. 유발하라리가 ‘호모사피엔스’에서 말했듯. 인류에게 협력은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 였고, 협력을 위해서는 ‘공감 능력’이 전제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공감은 본능’이다.

책 표지 디자인은 너무 맘에 든다. 노랑이를 좋아하는 아저씨

한편 ‘공감’은 인간의 ‘본능’인 동시에 보다 나은 사회로의 진보를 가능케하는 힘이다. 공감능력으로 인류는 집단의 협력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이런 집단화을 통하여 문명은 발달되고 번창하게 되었다.

그러나 요즘 인류에게 주어진 이 훌륭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잊어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자본주의 팽창에 따른 신 계급화와 차별,  개인 이기주의, 정치 양극화, 성차별, 사이버 범죄, 데이트 폭력, 독단으로 빠지는 일부 종교의 폐해 등 사회적/윤리적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자는 수많은 사례와 연구, 현상들을 예로 들면서 ‘공감능력’의 회복과 확산을 통하여 보다 나은 미래, 보다 나은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제안하고 있다.

 

인간은 기본으로 ‘동작모방’과 ‘정서전이’를 통하여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고 도움을 제공하는 공감 본능을 가지고 있다.

뇌 과학의 발달로 심증적, 철학적으로만 인지하고 있는 이러한 감정들은 점차 객관적인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책에서는 많은 비중은 아이들을 위한 ‘공감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할애하고 있다.

유아기 시절 제대로된 공감교육이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수많은 사례와 과학적 실험을 통하여 증명한다.

공감 능력이 결핍 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회문제와 충족되었을 때 얻게되는 효과를 뇌과학, 역사, 심리학, 사회학, 철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비교하고 설명한다.

그러나, TMI (too much information) 다.

총 400페이지가 넘는 만만치 않은 분량의 대부분이 이런 사례들로만  채워져 있어서 집중하기가 힘들다. 각주의 목차만 대략 40페이지가 넘으니 그 분량이 얼마 많은 짐작이 갈거다.

이런 너무 많은 사례들의 집합은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저자에는 매우 중요한 사례이고 인지도 높은 사람들 이겠으나 여기 한국에서 딱히 이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나같은 일반 독자들에게는 수많은 학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진행한 이름도 어려운 프로젝트들의 세부 성과들에 대해서는 세세히 이해하기도 쉽지 않고, 기억하기란 절대 불가능뿐 아니라 책을 읽기에도 상당히 불편하다.

조금 더 많은 부분 저자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해서  깊이 있게 담겨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저자가 바라는 ‘더 나은 인간 더 좋은 사회를 위하여 공감능력의 교육과 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길 간절히 바란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이 세계의 혁명적 변화를 가지고 올 곧 다가 올 미래에는

인류의 이 특별한 능력(공감능력)이 더욱 빛을 발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인류는 나, 내 가족, 부족, 종교 집단, 인종, 사회, 국가 등 소속 집단 위주의 소극적 공감으로 오히려 차별과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이를 뛰어넘어 인류 전체, 동식물 등 자연과 지구 전체에 대한 공감까지 확대 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해 본다.


책을 읽으면서 메모해 둔 몇 구절을 기록해 둔다..

P 138. 건강한 감정 상호 작용을 만들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것이다.

P 169. 기계가 대처하기 가장 어려운 직업은 ‘공감능력’과 ‘인간적인 교감’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 예) 외과의사 < 간호사

P 250. 공감은 같은 종족에게는 충성심이 될 수있지만, 다른 종족에게는 적대심이 될 수 있다.

P 270. 공감은 단순히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이해가 아니라 도덕적 의무다.

타인이 처한 어려움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에만 비로소 서로를 향해 더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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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 공지영 등단 30주년 문학 앤솔로지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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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공.지.영  이 이름 석자가 주는 의미. 한국의 대표적인 여류작가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이 분 만큼 따라갈 사람이 있을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읽은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이라니....

특유의 감수성과 시대를 바라보는 예리한 통찰력, 따듯한 시선이 느껴졌던 그의 글들을 한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은 어쩜 행운이면서도 한편 미안함이기도 하다.


 



 

앤솔로지 anthology 한마디로 선집選集 이다. 그동안 발표되었던 작품들을 다시 모아서 수록한 작품집


 

이 책은 공지영 작가의 30년 작품 중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글 365편과 저자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 컷으로 구성되어 있다.

짐작 하겠지만 왜 365편인가? 맞다. 하루의 어느날 한 번씩, 어느 페이지라도 한번 씩 펼쳐보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노골적인 의도가 담겨져 있는 구성이다.  ^^:


 

그렇다 보니 마치 한 편, 한 편 이 시처럼 느껴진다.

100 사람도 나무처럼

사람도 나무처럼 일 년에 한 번씩 죽음 같은 긴 잠을 자다가 깨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깨어나 연두빛 새 이파리와 분홍빛 꽃들을 피우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았다.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135 고통과 고독과 독서

그럼 가가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고통과 고독과 독서, 세 가지가 거의 필수적인 것 같아요

  • 괜찮다, 다 괜찮다


 

213 열망이 두려움을 넘어선 순간

그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기차를 탔다.

“꿈을 이루고 싶은 열망이 이 모든 새로운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우연히 책을 펼친 곳마다 마치 나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것 같다.

아마 어느 독자라도 나와 같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간만에 읽어보는 따듯한 에세이로 봄꽃을 흔드는 바람을 맞는 느낌이다.


 

표지가 꽃 분홍이라 중년의 아저씨에 선듯 집어 들기에는 약간 눈치가 보일 수 있으므로 부끄러움이 있는 분이라면 온라인 주문으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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