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불
다카하시 히로키 지음, 손정임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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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이런 류의 이야기가 너무 싫다. 불편하다.

그래서 뉴스건 이야기 건 영화 건 대부분 외면하게 된다. 비겁한 변병이고 방관자로서의 더 큰 죄를 범하고 있다는 것도 알지만 나약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내가(혹은 주인공)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거대한 폭력에 무기력하게 대처할 수 없는 '억울함'은 숨이 턱 턱 막힐 정도로 싫다.

기본적으로 '폭력'을 너무 너무 싫어한다. 특히 약자에게 행해지는 당연히 되는 폭력, 개인 간이건 조직이나 사회, 국가가 행하는 모든 '폭력' 극렬하게 반대한다.

어떨때는 제대로 처다볼 용기조차 없어서 아예 모른 척 외면하는 수 밖에 없다.

해서 난 '감옥'에 관한 이야기, '올가미'류의 영화들, 청춘영화랍시고 깡패들 나와서 아이를 괴롭히는 영화 같은 걸은 아예 볼 생각을 안한다.

이 책 #배웅불 은 바로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폭력' 그것도 어린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관한 이야기다. 몰랐다. 그런 이야기 인줄은....ㅠ.

일본에도 역시 많은 문학상이 있지만 '아쿠타가와상'은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으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순수문학 신인상인데.... 이 책은 그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다.

아쿠타가와상 : 이 상은 일본의 소설가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1892-1927)의 이름을 기념하는 신인상이다. 순문학(純文學)을 대표하는 상으로 일본의 많은 문학상 중에서 나오키상(直木賞)과 함께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정식 이름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상이다.

그러니 일단 믿고 읽을 수는 있다. 간혹 문학상 수상작들이 어렵다, 뭔소리인지 모르겠다 라는 식의 선입견만 배제한다면 말이다. ^^:

15살의 중학생, 아유무.

 

상사에 다니는 아버지를 따라 도시에서 시골로 여러번 전학을 다니면서도

크게 사춘기도 없고 적당한 처세술로 그럭저럭 친구도 사귀고 큰 문제 없는 평범한 학생이다.

한 학년에 남자아이가 6명 밖에 안되는 작은 시골마을에서의 첫 등교도 별 변화 없는 시골 풍경처럼 그저 무난할 뿐이다.

남자 중학생을 경험해본 사람은 알 꺼다. 무리에 어울리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아유무는 또래 모임의 리더 격인 아키라와 모임으로 부터 알게 모르게 폭력을 당하는 미노루를 알게되면서 그 작은 사회에서 하나 둘 심상치 않는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책 띠표지에 나온 일본 평론가들의 짧은 후기 문장처럼

아름다운 풍경표사와 빛나는 언어들로 사건들은 반짝거리는 포장지에 쌓인 듯이...마술에 홀린듯이 슬쩍 슬쩍 다음 단계로 별 의심없이 흘러간다.

감당할 수 없는 비극의 끝으로..

간만에 읽은 일본 소설! 일반화된 학교 폭력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으로 채우다니 이 작가 '다카하시 히로키' 이사람 나쁜 사람같으니라구.

잠깐 한눈 팔고 읽다보면 아름다운 전원 생활에 대한 에세이 같기도 하다.

그만큼 마지막 반전과 주제는 극단적으로 대비되어 오히려 더 아프게 다가온다.

띠표지에 있던 문장을 명심했어야 했는데

방심하고 있다가는 무시무시한 힘에 배신당할 것이다

잠깐 방심하다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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