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전 마침 이 책을 한참 읽고 있을 때 아내가 방에서 나오면서 한참 짜증이 나는 표정이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 흘끗 처다보며 물어본다
"왜?"
"아니 ....애 학원에서 전화왔는데 스케쥴이 안맞아서....다른 학원들은.....영어.....수학.....전화도 늦게 주고.... .. .. "
앗 시작됐다!. 새 학기를 맞아 아이 학원 스케쥴이 짜는 것이 많이 복잡한가보다...이럴때 조심해야해!
평소같았으면...와이프 비유를 건드지지 않게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렇게 짜증내지마 당신 잘못도 아닌데 뭐...다른데 찾아보면되지"라던가
"정 시간 안맞으면 집에서 하면되지" 라던가
"그 학원이 나뻤네.. 미리 연락해주지... 대신 국어 빼면 안되나?'. 라는 식의 해결책 깊은 대화를 통해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대화를 시도했을 텐데...
갑자기 그냥 '듣기'만 해도 된다고? 라는 이 책의 조언을 실험해보기로 한다
"아 진짜? 스케쥴 짜는거 복잡하구나!"
"그러니까...내말이..짜증나 죽겠어...근데 영어는...불라 불라...국어는 또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가 이어진다. 한참 그냥 얼굴보고 불평 불만을 들어주다가..
"와....당신이 정말 힘들겠네"
끝. 내 대화은 여기서 끝이다. 맘 같아서는 당신이 어쩔 수 없는 일에 그렇게 성내지 말고 다른 해결책을 찾아보자. 라고 하고 싶었으나...^^;;
그런데 말이지..정말 '마법'같은 일이 생겼다!
난 딱 두말만 했는데......거짓말 처럼 와이프는 금새 평온을 되찾고 점심 준비를 한다. 일상으로 돌아왔다..
앗...이게 뭐지 무슨일 이있던거지?
예전 같으면 한 이런저런 해결책 이야기 하다가 부족한 생활비와 말 만하고 도와주지 않는 내 생활과
한참 사춘기인 아이 태도까지 이야기가 나오면서 싸늘해지는게 기본이었는데 말이다!
아내를 그 후도 몇번의 '아 복잡해~ 이거 전화부터 하고' 식의 투덜이 있었지만
우린 점심을 먹고 TV에서 재방송하는 예능 프로를 보고 키득거리며 웃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학원 스케쥴 문제는 아이와 아내가 잘 조절해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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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된다 되는 일이다!! 그냥 듣자! 유레카!!
당분간 나는 아내와 평온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ㅎㅎㅎ
십 수년 전 '경청'이라는 화두가 유행한 적이 있다.
인간 관계나 사회적 성공을 위하여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듣기', '경청'의 중요성에 대한 책들과 강연이 넘처났었다. 나 역시도 몇권의 책을 읽고 '맞아 맞아' 하면서 시도해보려 노력했었다.
지금은?...글세...대화하면서 상대방의 숨은 의도나 마음 등을 일일히 해아리기는 여전히 쉽지않고 행여 내 나름 최선을 다해 파악하려하면 할 수록 왠지 더 꼬이는 기분??!
그래 ...'경청'....참 어려운 거구나....싶다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