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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지혜 - 삶을 관통하는 돈에 대한 사유와 통찰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4월
평점 :
기대했던 것과 결과가 일치하는 경우와 다른
경우
결과물의 만족도에 따라서 반응은 다를 것이다.
책의 선택도 늘 같은 상황이다.
제목과 목차를 대충 훓어보고 ‘아 이런 내용의 책이겠구나’ 선택을 했을 때
기대했던 내용이어서 만족하거나 혹은, 너무 뻔하여 조금 실망할 때도
있다.
반면 ‘이런 류의 책이겠지?’ 예상했는데 전~~혀 다른 내용 이었을 경우,
역시나 ‘헉 내가 원했던 책이 아닌데’ 실망할 수 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깜짝 선물을 받았을 때 처럼 두 배 세 배의 감동과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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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이 책 「돈의 지혜」의 제목을 보고 선택하게 된다면 어떤 내용일지
상상해보자! 어떨까? 어떤 것 같나?

나의 경우 아무래도 최근 관심분야이기도 하고해서 여러가지 재태크, 투자, 부자들의 노하우 등의 책들을 주로 읽게 되다보니 너무나 단순하게도 ‘돈 버는 기술’에 관한 책, 혹은 ‘돈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류의 해탈을 다룬 단순한 인문서 정도로 생각했다.
처음 한 두페이 읽어보자 마자 나의 예상은 산산히 부서졌다.
이 책은 그런 류의 책이 아니다.
‘돈’이라는 화두를 통하여 인간 실존의 양면성과 역사, 잘 산다는 것의
개념, 돈에 대한 욕망과 행복의 기준 등 광범위하게 전개되는 철학서 였던
것이다.
‘책 소개를 미리 봤어야 했어. 그렇다면 이렇게 당황 하진 않았을 것을...ㅜㅜ ‘
철학부터 신화까지, 인문의 프리즘으로 돈을 읽다
부(富)에 대한 인간의 욕망 너머를 파고드는 프랑스 에세이의 진수
아 너무 어렵다, 초반 한 줄, 한
문장, 한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이런 철학적인 책들을 읽은 것이 언제 였던가?
대학교 때 좀 있어보이려고 여러 철학책과 두꺼운 인문서적를 꾸역꾸역 읽던 시절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 알랭
드 보통 그나마 이런 분들의 책은 나름의 재미도 느끼던 20대 이후 거의 읽어보지 않았던거 같다.
프랑스 작가의 책은 따로 많이 읽어본 편은 아니나 나의 첫 느낌은 마치 ‘불어’처럼 듣기는 좋으나 뭔소리인지를
잘 모르겠고, 말이 많아서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1주일을 넘게 소모해가며 읽었다. 읽어야 했다.
우리는 시장이 사람 목숨 값을 통계에 기대어 정한다면서 분개하지만 가까운 사람이 사고로 죽었는데 보상금이 너무
적다면 역시 분개할 것이다. 이때의 돈은 사라진 자의 상징적 대체물,
유령 인간이다. 돈은 부재를 수량화한다.
과거도 그랬지만 지금도, 사람이 돈을 가질 수도 있지만 사람이 곧 돈일
수도 있다.
돈은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뭐든지 할 수는 없다.
돈이 우리 영혼을 정복한 게 아니라 우리 영혼이 돈을 해방자로서 맞아들인 것이다.
돈을 신성시하지 말 것, 지나치게 사랑하지도 말고 혐오하지도 말 것,
돈 생각 말고도 삶은 있지만 돈 생각이 예술적인 성취나 숭고한 가치 실현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돈의 죄는 불공평한 분배뿐이다.
돈이 가져다 주는 권력은 관심, 호의,
정의를 망라하는 의무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대가를 치러야만 공동의 세상이 바로설 수 있겠다.

마지막 책장을 넘겼을 때, 휴~ 다
읽었다 라는 해방감과 함께
‘아 이 책은 진짜 따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음미하며 읽어야지, 마치
프랑스 코스 요리 처럼’이라고 스스로에게 숙제를 남겨줬다.
동 서양을 막론한 신화와 종교, 심리,
현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미국 월가와 프랑스의 배금주의 풍토 등 ‘돈’에 관한 작가의
철학적 통찰이 가득하다.
지금 내 수준의 허접한 인문학적 소양으로는 뭔 소리인지는 단번에 알 수 없을 만큼.
하긴 철학책을 한번 읽고 ‘와우~’ 깨닫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마는….많으려나??
아무튼 간만에 책 읽으라고 머리가 고생했는데. 분명 가까운 어느 시간에
나는 편안한 벤치나 소파에 반쯤 기대어 누워서 이 책을 다시 펼쳐 읽을 것이다.
그땐 조금 더 저자와의 ‘돈’에 대한 지적 사유를 즐길 수 있으리라~ ^^

아 그리고 모든 출판사에게 불만 한 마디!
왜 꼭 책의 띠배너를 별도로 넣어야 하는 겁니까? 읽기도 불편하고 책
자체의 디자인도 훼방하고, 제작하려면 제작비도 더 들텐데 말입니다.
마치 띠 배너를 넣으면 무슨 상이라도 받은 냥 그런 디스플레이효과인 거 같긴 한데
너도 나도 다하는 그런 구습에서 좀 탈피 합시다!

<100권 읽기 中 038> 있어보여 - 철학
독서 기간 : 19/04/19 ~ 19/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