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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뻤을 때
공선옥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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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서럽다.

화가 난다.

화가 나니 또 아프고 서글프다.


가장 예쁘고 설레임으로 가득 차야 할 그 시간을 

왜 나는 아프지 않는 거냐고 자책하며 살 수밖에 없도록 그 누가 만들었는가?


힘있는 자는 힘없는 자들을 상대로 힘을 과시하면서

스스로 '강자'임을 재확인하며 살고,

힘이 없는 자들은 '강자'와 폭력에 대항해 싸우며 죽어나가도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치뤄야 하는 댓가라고 

믿어야만 했던 어둡고 슬픈 세월이여..


어둠에 휩싸인 땅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고

봄이 찾아오면 꽃은 민개하게 되어 있지만

그 꽃을 보며 더욱 서럽게 울어야 했던 인생의 선배들.


그 봄.

피었던 꽃들은 아프게 피었다가 아프게 졌을거 같다.

어쩌면 이번 봄에는 피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자책했을 지도 모른다.


해금. 경애. 수경. 승희. 승규. 만영. 태용. 진만

진혁. 환. 영금. 판금. 경자 ...


이름도 서러운 예쁜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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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연애할 때 - 칼럼니스트 임경선의 엄마-딸-나의 이야기
임경선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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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이라는 이름이 페이스북에 자주 회자되는 것을 보면서 작품을 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책.


책에는 주로 아이를 양육하면서 느꼈던 마음들과 

그 마음이 자신의 엄마에게로 옮겨 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아주 솔직하게 써놓은 글이라서 마음에 쏙 들어왔고 공감되는 내용들도 많아서 더욱 좋았다.


가령 어른이라고 무조건 인사를 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나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친하게 지내라고 가르치는 것보다는

오히려 안되면(노력은 전제로 하되) 그 상태를 받아들이고 대신 나 또한 누군가로 부터 미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서로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 좋은 거 아닌가 하는 부분은 많이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작가 스스로는 아이의 운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너무나 맞는 말이라는 생각도, 

그렇지만 그것이 제일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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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하 진 지음, 김연수 옮김 / 시공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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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가 뭔지 결혼이 뭔지 알 수 없는 나에게 이 책은 좀 어려웠다.

삶의 지난한 과정들을 뼈속까지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면

중국의 역사적 배경이라도 좀 알아야 겠다라고 맘을 먹었지만 그것 또한 여의치 않았다. 

왜냐면 책 속에 그때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 자세히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소설을 보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겠지만

나같이 중국의 역사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들에게는 좀 어려웠다는 얘기가 되겠다.


소설의 주인공 '린'은 부모님의 강요로 자신이 원치 않았던 여자 '수위'와 결혼한다. 딸이 하나 있긴 하지만 린은 수위를 사랑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군의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병원의 간호사인 '만나'를 사랑한다. 매년 이혼하려고 시도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결국 수위의 동의 없이 이혼할 수 있는 18년이 흐르고 난 뒤 이혼에 성공하게 된다. 18년 동안 기다려 온 린과 만나는 결혼에 골인하게 되지만 실제적인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린은 그동안 자신이 기다려 온 것이 진정 만나를 사랑하기 때문이었는지 자문하게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기다린 것인지 기다리다 보니 사랑하게 된 것이라고 스스로가 믿어버린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어느해 성탄절, 린은 수위네 집에 찾아가게 된다. 딸과 함께 성탄절 요리를 하고 있는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끼게 되는 린은 수위에게 기다려 줄 수 없냐고 묻고 만다. 한이 맺힐 법한데 수위는 이런 린에게 기다리겠다고 대답을 한다. 우린 가족이라면서..


가족이라는 범주 안에다 기다림이라는 단어를 묶어 두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글쎄.. 그 안에서 기다림이라는 의미는 뭔지..


암튼, 기다림의 끝이라고 생각했던 그 시점에 또 다른 기다림이 시작되고 있다.



* 책갈피 ------------

"그렇게 갈팡질팡하다가는 스스로 비참해질 뿐이오. 여러 해동안 나는 수백명의 사람을 다뤄왔소. 당신같은 사람도 많이 봤지.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욕을 얻어먹을까봐 전전긍긍하는 사람들. 양심적으로 행동하려고 애쓰는 부류. 하지만 양심이라는게 뭐요? 개한테나 줘버릴 심장 같은 거 아니오? 당신 성격이 문제를 만드는 거니까 먼저 당신부터 바뀌어야 하오. '성격이 곧 운명이다'라고 말한 사람이 있죠?"

"베토벤"

"맞소. 당신은 아는게 너무 만아요. 그래서 아무것도 못하는 거요."

그는 두 눈을 감고 또다른 문장을 외웠다.

"'유물변증법의 외적 원인은 변화의 조건이고 내적 원인은 변화의 근거다' 누가 한 말이오?"

"마오 주석의 <모순론>에 나오는 말이죠."

"봐요. 척척박사잖소. 그런데도 전혀 강해지지 못했단 말이지. 전정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변화의 조건을 만들 줄 알아야죠."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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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 이현수 장편소설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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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흘> 이현수 작가와 함께하는 영화 상영회 

영화 <작은연못>이 개봉한지 3년이 흘렀다.
개봉 당시 이 영화를 보고 싶어서 기회를 노렸지만 성공하지 못했었다.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도 이상하게 난 이 영화가 광주518민주화항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고 잘못 알고 있었다. 이번 알라딘 이벤트를 보면서 이 영화의 배경이 노근리사건임을 알게 되었고 보고 싶은 열망은 배가 되었다. 이벤트 신청을 하고 책을 구입했다. '이현수'라는 이름은 솔직히 낯선 이름이었다.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책 속으로 점점 빠져들었다. 바쁜 일정들이 겹쳐서 당일까지 완독을 하지 못하고 간게 너무나 아쉬웠다. 이현수작가님에게 질문하고 싶었던 내용들이 있긴 하였으나 완독을 하지 않은 입장에서 쉽사리 질문이 되어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이현수작가는 영화가 너무나 착하게 만들어 졌다고 말했다.
충격적이고 끔찍한 장면이 많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것은 그만큼 노근리사건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처참한 사건이었음을 말해준다고 생각하니 온몸이 더욱 움츠러들었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고종'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0년에 일어났던 한국전쟁의 이야기를 하면서 왜 굳이 고종시대의 얘기를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작가님의 대답은 이러했다. 한국전쟁은 고종때에 이미 예견이 되어 있던 사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고종때 일어났던 러일전쟁이 한반도를 두동강 냈고 이것은 한국전쟁의 결과와 너무나 닮아있다고.

한국전쟁 중에 있었던 노근리사건은 미국군에 의해 400여명이 학살된 사건이다.
같은 민족이 적이 된 상황에서 남한과 한편이 된 미국군이 남한의 양민들을 또다시 자신들의 적으로 만든 노근리사건.
4일 동안 마을 사람들은 쌍굴에 갇혀있으면서 비밀로 평생을 묻어 두어야만 하는 일들을 저지르고 그 일이 맘에 걸려 평생을 또 그렇게 아파하며 상처 속에 허덕이며 생을 마감해 간다.

전쟁.
모든 전쟁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어떤이가 말했었다.
전쟁의 발로가 욕망이고 욕정이며 욕심이기 때문이고, 생명을 무가치한 것으로 끊임없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세뇌의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리라.

노근리사건은 한국정부와 미국정부가 최근까지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2001년에 클린턴이 첨으로 유감 표명을 하고 2005년에 노근리사건 희생자심사 및 명예회복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는 총리실 회의실에서 제2차 회의를 열어 노근리사건 희생자 및 유족 심사에서 218명을 희생자, 2천170명을 유족으로 각각 결정했다고 한다. 오래도 걸렸다. 첫발을 떼는데 반백년의 시간이 걸렸다. 휴~

영동 노근리 쌍굴과 평화공원에 한번 들러야 겠다. 그리고 노근리사건의 다큐영상도 찾아서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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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던지고 싶다 - 아동 성폭력 피해자로 산다는 것
너울 지음 / 르네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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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폭력 피해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테렌스 데 프레'의 <생존자>라는 책을 읽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

증인이 되기 위해서 꼭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


이 책을 읽으면서 테렌스 데 프레의 <수용소> 책이 겹쳐졌다는 것은

아마도 성폭력을 당하고 살아남아야 하는 저자 또한 말그대로 생존자이기 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7차례 성폭행을 당하고도 단 한번도 지지를 받거나 격려를 받지 못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얘기를 한번만이라도 들었다면,

저자의 삶이 조금은 달랐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은 부질 없는 것일까.


자신의 몸이 더러워졌다고 생각한 저자는 당연히 '창녀'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고

실제로 비슷한 일도 잠간동안 했었다고 하니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 일도 우리 모두의 숙제가 아닐까 한다.


뼈를 깎는 고통으로 심리상담을 계속적으로 받아오는 있는 저자는 

조금씩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고 한다. 


아프고 힘들지만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함으로 자신과 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저자 자신에게도 빛줄기 하나를 더 안겨주는 일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점 또한 <생존자>와 많이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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