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 소냐, 아침시찰, 사브, 낡은 시계, 문손잡이 세번,
멀대, 외국인 임산부, 고양이, BMW, 하얀셔츠, 거주자 지역,
묘석.
츤데레 오베.
원칙주의자 오베.
흑백의 남자 색깔의 여자.
까칠하고 깐깐하며 자기 원칙만 맞는 줄 알며
살아가는 한 남자가,
아내가 죽고 난 뒤,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번번이 이웃들 때문에,
또 이웃들 걱정하느라 챙기느라 자살에 실패하고
그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그 남자가 변화되기 시작한다.
생각했던것 만큼 낄낄대며 웃을 수 있는 장면은 없었지만,
잔잔한 웃음과 찡한 감동은 있었다.
오베는 그 누구보다 따뜻하고
한결같은 사람이었다.
오베가 소냐의 그 모든것을 그리워한 것 처럼
이제 이웃 사람들이 오베의 모습들을 그리워 하겠지.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한다.
그리워 질 사소한 그 무언가들을
눈 속에, 마음속에 마음껏 담아,
언젠가 추억 만끽할 수 있기를.
p57
그는 흑백으로 이루어진 남자였다.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그가 가진 색깔의 전부였다.
p83
누군가를 잃게 되면 정말 별난 것들이 그리워진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
미소, 잘 때 돌아눕는 방식, 심지어는 방을 새로 칠하는 것까지도.
p280
˝이제 충분해요, 사랑하는 오베.˝
그러자 충분해졌다.
p410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렵다.
특히나 무척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때는.
p437
시간은 묘한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바로 눈앞에 닥친 시간을 살아갈 뿐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중 하나는,
아마도 바라볼 시간보다
돌아볼 시간이 더 많다는 나이에 도달했다는
깨달음과 함께 찾아올 것이다.
더 이상 앞에 남아 있는 시간이 없을 때는
다른 것을 위해 살게 될 수 밖에 없다.
아마도 그건 추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