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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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식당>이 집에 도착하자 읽고 있던 책을 잠시 덮고는 먼저 펼쳐들었습니다. 전편이었던 <구미호 식당>에 대한 인상이 특별했기 때문입니다. 책의 표지에 구미호 식당 3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네요. 우선 1편인 <구미호 식당>의 분위기와 별 차이 없는 겉표지 그림이 눈에 띠었습니다. 어둔 밤하늘의 초승달에 올라선 여우의 그림이 특별히 눈에 갑니다. 솔직히 이 책을 받고서야 구미호 식당의 2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세상 오디션>이라는 작품이네요. 나중에 이 책도 읽어봐야겠습니다.

 

<구미호 식당>을 읽었을 때는 몰랐는데 책의 뒤편에 실려 있는 작가의 말을 통해 작가 박현숙님이 어려서는 언니를 그리고 나이 들어서는 오빠를 먼저 떠나보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먼저 자식을 앞세우고 힘들어 하신 아버지의 모습을 담담히 그려 놓으셨구요. 하지만 그런 담담함 속에 아버지가 느끼셨을 아픔이 그대로 배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저자의 그런 원체험이 일관되게 죽음으로 갈라진 이세상과 저세상의 인연을 다시 한번 엮는 이런 시리즈 작품을 쓰게 한 동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약속 식당>역시 <구미호 식당>과 기본 구도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먼저 주인공이 불의의 사고로 죽습니다. 그리고 그는 다음 생의 길목에서 여우 만호를 만나 서로 계약을 맺지요. 여우의 영생불사를 위한 조건으로 죽은 자는 그의 다음 생의 환생을 포기하는 대신 일정 기간 현생으로 돌아와서 그가 이루지 못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계약이지요. 차이가 있다면 <구미호 식당>에서는 그 현생이 자신이 죽은 그 시간인 반면에 이번 책에서는 그 시기가 죽을 때의 시기가 아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죽을 때의 사람들도 죽어 그들도 다른 생에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는 곳으로 설정됩니다. 물론 당연히 주인공이 만나고 싶어한 사람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아무런 기억도 지니지 않은 채 태어나지요. 그렇지만 주인공은 넓은 연못에서 손톱만한 가능성을 가지고 현세의 원을 이루고자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는 다음 생도 포기하고 여우의 조건을 수락하고 말지요.

 

이야기의 결말은 구미호 식당과는 약간 다른 결로 마치게 됩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듯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다음의 구절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나는 말이에요. 그 사람에게 늘 말했었어요. 지금 세상에서 너에게 해줄 게 조금밖에 없어서 미안하다, 하지만 다음 생에도 나는 너를 만날 것이고 그때는 더 잘해줄 거다. 늘 최선을 다했음에도 늘 부족하다고 느꼈고 부질없는 약속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말이에요, 내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그 사람도 나랑 똑같은 말을 했거든요. 다음 생에도 나를 만나고 싶다고. 결국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어요. 부질없는 약속이었어요. 부족하다고 느꼈다면, 그 부족함을 채우려고 그 순간 더 애써야 했어요. 다음을 기약하지 말고요.”(p.212)

 

저는요, 만호님. 만호님이 다른 이에게 새로운 생을 달라고 제안할 때 꼭 그런 말은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살았던 그 세상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되었다고.” (p.240)

 

결국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Here and Now.’ 예수와 부처가 이야기하고 수많은 철학자들과 문학가들이 이야기 한 바로 그 이야기. 그래요, 진리는 그리고 행복은 저 멀리 있지 않은 것이 아니겠지요. 파랑새가 바로 내 집에 있듯이 진리는 너무도 명확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우리는 이미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을 알고 있다는 것. 그것은 바로 지금 이 시간 나와 연을 맺은 이들에게 충실하고 그들을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 그것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도 따뜻한 마음을 안고 <약속식당>의 마지막 장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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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자식들 대한민국 스토리DNA 9
이철용 지음 / 새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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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어둠의 자식들

저 자 : 이철용

출판사 : 세움

읽은날 : 20161

 



'어둠의 자식들'을 근 30년이 거의 다 되어서 다시 만났다. 대학 시절 한편으로는 시대 아픔의 확인이라는 폼나는 의식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갓 이십을 넘은 덜떨어진 남자의 성() 대한- 당시에는 지금과는 달리 성인 대접을 받는 나이를 갓 넘은 남자애가 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접할 수 잇는 것은 영자의 전성시대 정도였으니- 동물적인 호기심으로 책을 손에 잡았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이 책을 손에 잡고 다니던 것을 본 한 선배가 나에게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을 겸하여 같이 읽을 것을 주문하던 기억도 생생하다. 남녀간의 사랑의 결과 농도가 어떻게 다른지를 같이 느끼면서 읽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취지였다. 이때 읽었던 이 책이 던져준 인상이 강해서였을까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막 들어간 상태에서 우연히 서점 진열대에서 저자의 다른 작품인 이란 세권짜리 작품을 망설임 없이 계산대로 가지고 갔던 기억도 아직 새롭다.

 

어둠의 자식들이 이제 신용평가사 들에 의해 세계 7번째 순위의 신용등급 평가를 받은 이 시기에 다시 출판되고 또 이렇게 읽히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만 하는 것일까? 이것도 응답하라 시리즈나 복고 만화, 복고 먹거리의 유행에 따른 하나의 트렌드라고 보면 되는 것인가? 그런데 그렇게 볼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우리의 고민스러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작품은 저자의 생애를 바탕으로 씌여진 실화 소설이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제때 치료받지 못해 한쪽 다리를 절게 된 어린 동철이가 초등학교를 때려 치고 거리로 나서면서 자연스레 빠져들게 된 어둠의 세계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어나가고 있다. 주인공은 다른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에 비해서도 다리를 저는 장애을 가지고 있기에 더 많은 편견과 함께 고통을 당한다. 이에 주인공은 더 독해지지 않고는 살아남지 못함을 온 몸으로 배워가게 된다. 넝마주이, 소매치기, 퍽치기와 창녀의 기둥 서방등 온갖 일들을 하다가 종국엔 금은방을 터는 도둑질에 참여했다가 검거된 후 교도소에 가게 되는 주인공은 이후 자신의 삶의 끝없는 추락에 대해 회의를 느끼다가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출소 후 주인공은 어렸을 때 자신이 걸었던 길을 가는 어린 어둠의 자식들을 모아 새로운 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꿈을 꾸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낮은 자와 함께 했던 예수를 따르고자 편안한 광명의 세계를 마다하고 스스로 어둠의 세계로 들어온 공병수 목사를 만나 이제 그는 어둠의 세계 속에 사는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살을 살게 된다.

    

작품 속에는 어둠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선택하는 직업(?)과 함께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이 적나라하게 소개되고 있다. 이런 언어들은 광명의 세계에 사는 우리들에게 이 어둠의 세계를 가감없이 적나라하게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준다. 하지만 소설을 따라가는데 있어서의 독자의 몰입과 속도를 저해하는 역할도 한다고 하겠다.

    

이제는 넝마주이도 볼 수 없고 판자촌도 찾아 볼 수가 없다. 구두 통을 메고 다니며 구두 닦으라고 외치던 구두닦이도 사라지고 없다. 외려 이제는 전문직의 하나로 인정받으면서 관청에서 승인받아 제작된 길가의 공간에서 손님들을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정말 어둠의 자식들은 이제 모두 다 광명의 세계로 나와서 그곳에 편입되어 광명된 세계의 일원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제는 우리 눈에 띠지 않는 곳에서 정말 이름 그대로 어둠의 자식들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도 아니면 광명의 세계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는 멀어 버린 우리 눈으로는 비록 곁에 어엿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을 덮으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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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집어 알려주는 달인의 글쓰기 - 당신도 작가처럼 쓸 수 있는 글쓰기 황금 매뉴얼 공개!
최복현 지음 / 프리스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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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점점 자기가 누구인지를 잊고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되었고 미래에 대한 전망은 더욱 흐릿해져 가고만 있다. 이러한 때 스티브 잡스에 의해 촉발 되었다고 하는 인문학이 유행처럼 이 시대를 휩쓸고 있다. 이러한 인문학에서 강조하는 제일의 주제는 무엇보다 진정한 네 자신을 찾으라는 것이다. 너의 욕망이 무엇인지, 외부에 의해 규정된 네가 아닌 이 땅에서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줄 그 본질을 찾으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그런 다그침과 격려 속에 자연스레 따라 나오는 질문은 그럼 어떻게?’일 것이다.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글쓰기일 것이다. 바야흐로 글쓰기의 시대다. 꼭 인문학의 붐 때문만이 아닌 이제 글쓰기는 시대의 요구 사항이 되어 버린 듯하다. 대학도, 기업도 이제는 스펙보다는 자소서를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고 국내의 주요 대학들도 글쓰기 능력인 논술을 통해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하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이보다 더욱 광범위하게 이제는 자신의 생각과 삶을 객관적으로 펼쳐놓고 기록해보고자 하는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강하게 일반 국민들에게 하나의 욕망처럼 솟아오르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열망과 욕구를 가지고 막상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써보자고 했을 때 쉽게 글이 써지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글쓰기는 어려서 숙제로 일기쓰기, 독후감 쓰기의 형태로 거쳐야만 했던 악몽 중의 하나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따라서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자연스레 담아낼 수 있는 능력이 없기에 많은 이들이 막상 글쓰기에 들어서는 입구에서 망설이고 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이럴 때 최복현 작가의 달인의 글쓰기를 만난다면 어떨까?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쉽다. 그리고 글쓰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어 가는 동안 자연스레 가지게 해준다는 점이다. 지금껏 글쓰기에 관해 나온 책들이 대부분이 땅에 근거하지 않고 주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들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 ‘쉽게 쓰세요’ ‘일상 생활에서 소재를 찾으세요’ ‘주장 문장과 뒷받침 문장을 일치 시키세요’.... 말인즉 옳은 소린데, 그것을 몰라서 못하는 것은 아닌데 도대체 그것을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 앞에 대부분의 책들은 답이 없다. 예를 든다면 자전거를 배우려는 사람에게 힘차게 끌고 가세요’ ‘손잡이를 꼭 잡으세요’ ‘무조건 페달을 밟으세요라고 말하면 자전거를 배울 수가 있는가? 먼저는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게 타는 이가 안장에 앉을 수 있도록 뒤에서 잡아 준 후 살살 밀어주면서 차츰 자전거 페달 굴리는 것이 몸에 익을 수 있게 한 후에 손을 놓아 주는 것이 자전거를 가르치는 방법일 뿐이다. “달인의 글쓰기는 바로 이러한 방법으로 독자들을 글쓰기로 이끌고 있다. 이 책 역시 다른 글쓰기 책들이 제시하는 대전제에는 동일한 소리를 낸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대전제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쉽게, 예를 들어가며 한걸음씩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무엇보다 작가가 자신의 지난날의 경험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일 것이다. 어려서 베껴 쓴 동시로 입상했던 일, 남자로 3년간 여자 행세를 하며 펜팔을 주고 받다가 상대편 남자가 집으로 찾아 오겠다는 바람에 상황을 수습해야 했던 일, 대학생인척 연기하며 구로공단에서 일했던 일 등등. 그 자체로 한편의 수필을 읽는듯한데 작가는 자신의 그런 경험들을 훌륭한 글쓰기의 예제로, 또 자신의 처지 보다는 훨씬 좋은 여건이 독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주는 근거로 던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그러고 싶은가? 그러면 지금 당장 아무 글이나 직접 써보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말한다. 준비 되었는가? 그럼 같이 써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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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 상 - 조선의 왕 이야기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박문국 지음 / 소라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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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이곳 저곳 서핑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5분 한국사 이야기란 타이틀의 밴드.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는 이렇게 사소한 우연이었다. 밴드에 올린 글을 처음에는 별 기대 없이 하나하나 읽다가 어느덧 핸드폰을 닫고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켜서 밴드에 올라온 글을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말로 한편의 글을 읽는 데는 5분이 채 안 걸렸다. 하지만 글이 던져주는 무게감과 흡인력은 상당한 것이었다. 글을 읽으면서 이런 책은 조금 있으면 책으로 나오겠는데하고 생각하던 차에 아니나 다를까 책으로 발간된다는 소식, 라디오에서 주 화제의 신간으로 소개되는 것을 들을 수 있었고 또한 이렇게 출간 되자마자 내 손에도 들려있게 된 것이다.

 

밴드에는 역사적 시기와는 관계 없이 다양한 주제로 글이 올라오는 반면에 책에서는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라는 제목과 이어 달린 조선의 왕 이야기라는 부제에 맞게 조선 의 태조 이 성계에서 부터 14대 임금인 선조까지의 이야기가 통사 형식으로 저술되어 있다. 밴드가 주는 산만함과 분절성을 극복하고 조선 왕조에 대한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끔 짜인 구성이 독자로 하여금 가독성과 아울러 역사적 체계를 세우게 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하겠다.

 

내가 보는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유려한 문체와 함께 밴드라는 무작위 독자를 대상으로 하여 쓰여졌던 글 답게 평이하면서도 쉽게 쓴 점이라 할 수 있겠다. 글을 조금이라도 써보려 한 사람은 다 아는 것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글을 쉽게 쓰는 것이 어렵게 쓰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는 것이다. 어쩌면 저자가 문예 창작과 출신이라는 점이 이런 부분에서 힘을 발휘한 것이 아닐는가 싶다.

두 번째로 이 책은 정사를 바탕으로 하되 곳곳에 임금만이 아닌 주변 인물들과 얽힌 야사적인 내용을 덧붙여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씌여짐으로 해서 독자로 하여금 한 호흡에 읽어 낼 수 있을 정도의 가독성이 높다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직접 머리말에서 단순해보이는 하나의 사건 뒤에도 수많은 갈등, 사건, 인물 등이 얼기설기 얽혀 있다. 그것들이 흐름을 이루고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단상을 보여주게 된다. 이 모든 것을 연관시켜 과거의 진실을 파악하는 논리적인 과정을 역사라 한다. , 역사를 알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총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대한 이해가 외우는 것으로 가능할 리 없다, 그래서 주목하는 것이 이야기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로 이 책은 소개하는 왕들에 대해 나름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 준다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세조에 대해서는 단지 권력에 눈이 어두워 조카를 몰아낸 비정한 인물로만이 아닌 나름 민생안전에 대해 애쓴 점과 그의 효성과 청렴성 및 높은 학식등에 대해서도 소개 하고 있다. 또한 선조에 대해서도 우리가 흔히 무능한 임금의 대명사로 알고 있는 것에 반해 그가 유성룡, 이산해, 이항복 등과 같은 당시의 기라성 같은 인물들을 휘어 잡았던 능력과 이순신 같은 인물을 발탁하는 결단력 등을 같이 비중있게 소개하고 있는 점이다. 반면 우리가 성군으로 추앙하는 세종 임금에 대해서는 그의 치세 동안 백성이 결코 평안하지만 않았음을 또한 말해 주고 있다. 이런 그의 글들은 밴드에 한 편의 글을 올리기 위해서 하루 6시간씩 자료를 붙잡고 씨름했다는 저자의 치열한 장인 정신에 기인했다고 할 것이다.

 

역사 교과서에 대한 국정화 논란이 시끄럽다. 어찌 학문이란 세계에서 일방향적 시각만을 가르쳐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가능한지 답답하기만 하다. 이 책도 이제 공공의 영역에 나왔으니 그 내용에 대해 수많은 독자들에 의해 동일한 사건에 대한 다른 시각, 객관적 사실에 대한 오류의 지적등의 과정을 거쳐서 더 탄탄한 작품으로 살을 붙여 나가게 될 것이다. 이런 것이 학문의 발전이 아닐는지. 우리가 처한 현실이 모처럼 좋은 역사책을 대하면서도 가슴 한 편을 무겁게 내려 앉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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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의 자소서
홍준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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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시장에서 자기소개서, 일명 자소서의 열풍이 불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더 이상 스펙을 보지 않겠노라고 방송 매체에 발표하고 있다. 대신 이제 기업들은 자소서를 통해 자신들의 회사에 지원하는 사람들의 직무 능력과 업무 태도 및 논리적 사고를 비롯한 품성까지 파악하겠노라고 말한다. 이러한 기업들의 취업을 위한 자격 조건의 변화는 그동안 토익과 토플 점수로 대표되는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의 습득과 함께 각종 자격증으로 이력서를 도배하기 위한 스펙 경쟁에서 취업준비생들을 해방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취업 준비생들의 고스펙의 상향평준화와 더불어 취업 준비생들을 옥죄는 또 하나의 장벽이 될 것인가?

 

이러한 자소서는 이제 외고, 예고등의 고등학교 입학에서 부터 시작해서 대학 진학은 물론 취업을 위한 서류 제출에 이르기까지 단순히 명칭 그대로 자기를 소개한다는 목적을 넘어 자신의 과거와 미래는 물론 자신의 능력과 성품까지 모든 것을 담아내는 도구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더욱이 이 자소서는 그 자체로 글쓰기를 통해 작성자의 논리적 사고까지 측정하는 전능한 도구가 되어버림으로 요즘처럼 대학에 원서를 내기 위한 시즌과 함께 입사철이 되면 이제 자소서를 쓰는 법을 배우고 지도 받기 위해 위해 많은 이들이 학원으로 혹은 개인 교습소로 향하게 된 것이다.

 

합격의 자소서는 다년간 취업 및 진로 상담을 수행해온 저자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소서에 관한 모든 것을 매뉴얼화해서 세상에 내놓은 책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자소서는 고등학교 입시에서부터 취업까지 시기별로 다양하게 작성되어야 하는데 이 책은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으로 기업이라는 관문을 통해 사회로 뛰어드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서 쓰여졌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원리는 곧바로 대학 진학 뿐만 아니라 고입을 위한 자소서를 쓰려고 할 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의 독자를 취업 준비생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록으로 MBTI를 통한 직무 적성 검사를 실었다. 1장에서는 합격으로 이끄는 자소서의 개괄적인 특징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2장에서는 이런 자소서를 제대로 쓰기 위한 구체적 방법들을 7가지의 소제목을 통해 소개하고 있고 그러한 방법들로 씌여져 좋은 결과를 거둔 자소서들을 샘플로 소개하고 있다. 2장에서 다소 거시적으로 자소서 작성 요령을 다루었다면 마지막 3장은 다소 미시적인, 하지만 반드시 집어보고 가야할 부분을 역시 7가지 소주제로해서 다양한 샘플들과 아울러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다시피 지난 6년간 약 1,000명의 취업 준비생의 자소서를 검토하면서 쌓인 실제적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이 책에 다양하게 실린 자소서의 샘플들은 자소서 작성의 이론적인 부분들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어 지는가에 대해 취업 준비생들이 몸으로 쉽게 체득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줄 수 있을 듯 하다. 책의 부피가 그리 크지도 않고 글도 쉽게 읽히는 편이어서 이러한 실무지침서가 주는 따분함을 잘 느끼지 않는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역시나 이 책은 자소서를 쓰는 사람들의 지도일 뿐이다. 그 지도가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인도해 주는 리프트는 아닌 것이다. 결국은 이 책에 씌여진 대로 자소서를 쓰기 위해서는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자소서의 내용을 채우기 위한 나만의 시간과 돈과 땀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책은 취업을 목전에 두고 자소서를 어찌 써야 될지 몰라 애타는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생수 같은 역할도 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지금 자소서를 써야만 하는 취업 준비생을 위한 책이 아닌 현재 대학에 적을 두고 앞으로 수년 안에 취업을 준비해야 할 수많은 대학생들을 위한 책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향후 수년 안에 이 책에 쓰여진 대로 자소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현재 자신의 시간과 돈과 땀을 어떻게, 어디로 보다 효율적으로 투자하고 분배할 수 있는 훌륭한 지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학 1년생인 아들 녀석에게 이 책을 건네주면 읽기나 하려나. 한창 놀기 바빠 일주일에 한번 얼굴 보기가 힘들어진 녀석에게 앞으로 수년 후에 닥쳐 올 취업의 스트레스가 벌써부터 걱정되는 것은 정글 같은 대한민국 사회에 자녀를 둔 부모에게 괜한 엄살은 아닐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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