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 상 - 조선의 왕 이야기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박문국 지음 / 소라주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핸드폰으로 이곳 저곳 서핑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5분 한국사 이야기란 타이틀의 밴드.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는 이렇게 사소한 우연이었다. 밴드에 올린 글을 처음에는 별 기대 없이 하나하나 읽다가 어느덧 핸드폰을 닫고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켜서 밴드에 올라온 글을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말로 한편의 글을 읽는 데는 5분이 채 안 걸렸다. 하지만 글이 던져주는 무게감과 흡인력은 상당한 것이었다. 글을 읽으면서 이런 책은 조금 있으면 책으로 나오겠는데하고 생각하던 차에 아니나 다를까 책으로 발간된다는 소식, 라디오에서 주 화제의 신간으로 소개되는 것을 들을 수 있었고 또한 이렇게 출간 되자마자 내 손에도 들려있게 된 것이다.

 

밴드에는 역사적 시기와는 관계 없이 다양한 주제로 글이 올라오는 반면에 책에서는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라는 제목과 이어 달린 조선의 왕 이야기라는 부제에 맞게 조선 의 태조 이 성계에서 부터 14대 임금인 선조까지의 이야기가 통사 형식으로 저술되어 있다. 밴드가 주는 산만함과 분절성을 극복하고 조선 왕조에 대한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끔 짜인 구성이 독자로 하여금 가독성과 아울러 역사적 체계를 세우게 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하겠다.

 

내가 보는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유려한 문체와 함께 밴드라는 무작위 독자를 대상으로 하여 쓰여졌던 글 답게 평이하면서도 쉽게 쓴 점이라 할 수 있겠다. 글을 조금이라도 써보려 한 사람은 다 아는 것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글을 쉽게 쓰는 것이 어렵게 쓰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는 것이다. 어쩌면 저자가 문예 창작과 출신이라는 점이 이런 부분에서 힘을 발휘한 것이 아닐는가 싶다.

두 번째로 이 책은 정사를 바탕으로 하되 곳곳에 임금만이 아닌 주변 인물들과 얽힌 야사적인 내용을 덧붙여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씌여짐으로 해서 독자로 하여금 한 호흡에 읽어 낼 수 있을 정도의 가독성이 높다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직접 머리말에서 단순해보이는 하나의 사건 뒤에도 수많은 갈등, 사건, 인물 등이 얼기설기 얽혀 있다. 그것들이 흐름을 이루고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단상을 보여주게 된다. 이 모든 것을 연관시켜 과거의 진실을 파악하는 논리적인 과정을 역사라 한다. , 역사를 알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총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대한 이해가 외우는 것으로 가능할 리 없다, 그래서 주목하는 것이 이야기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로 이 책은 소개하는 왕들에 대해 나름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 준다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세조에 대해서는 단지 권력에 눈이 어두워 조카를 몰아낸 비정한 인물로만이 아닌 나름 민생안전에 대해 애쓴 점과 그의 효성과 청렴성 및 높은 학식등에 대해서도 소개 하고 있다. 또한 선조에 대해서도 우리가 흔히 무능한 임금의 대명사로 알고 있는 것에 반해 그가 유성룡, 이산해, 이항복 등과 같은 당시의 기라성 같은 인물들을 휘어 잡았던 능력과 이순신 같은 인물을 발탁하는 결단력 등을 같이 비중있게 소개하고 있는 점이다. 반면 우리가 성군으로 추앙하는 세종 임금에 대해서는 그의 치세 동안 백성이 결코 평안하지만 않았음을 또한 말해 주고 있다. 이런 그의 글들은 밴드에 한 편의 글을 올리기 위해서 하루 6시간씩 자료를 붙잡고 씨름했다는 저자의 치열한 장인 정신에 기인했다고 할 것이다.

 

역사 교과서에 대한 국정화 논란이 시끄럽다. 어찌 학문이란 세계에서 일방향적 시각만을 가르쳐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가능한지 답답하기만 하다. 이 책도 이제 공공의 영역에 나왔으니 그 내용에 대해 수많은 독자들에 의해 동일한 사건에 대한 다른 시각, 객관적 사실에 대한 오류의 지적등의 과정을 거쳐서 더 탄탄한 작품으로 살을 붙여 나가게 될 것이다. 이런 것이 학문의 발전이 아닐는지. 우리가 처한 현실이 모처럼 좋은 역사책을 대하면서도 가슴 한 편을 무겁게 내려 앉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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