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등에 지고 가려 했네 - 고통받는 약자들의 친구, 철학자 손봉호 회고록
손봉호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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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님은 나를 모르시겠지만, 나는 손봉호 교수님을 안다.

손봉호 교수님이 만드신 기윤실의 교사모임에 나가고 있으며, 손봉호 교수님의 철학으로 만들어 졌다고 볼 수 있는 좋은교사운동에 가입해 있고,
나의 후배들은 손봉호 교수님의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던 제자가 되었다.

철학자이자 시민운동가, 교육자이자 그리스도인.
손봉호 교수님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사회의 정의와 윤리를 말이 아닌 ‘삶’으로 보여준 분이다.

교수님의 회고록 『산을 등에 지고 가려 했네』를 읽으며 나는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깊고 무거우며,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깨달았다.

기독교계에, 교육계에 이런 훌륭하신 선배님이 있어서 그래서 여전히 이 길을 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 오늘 모임에서 인간계 아닌 더 높은 곳에 계신 것만 같은 손봉호 교수님의 이야기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선배 교사들과 후배 교사와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다.

어린 시절 일제강점기, 해방, 625전쟁을 겪고, 미국과 네덜란드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뒤, 교육자이자 실천하는 지식인으로 살아오신 교수님.

경실련, 기윤실, 밀알복지법인, 샘물호스피스, 국제기아대책기구 등등

그동안 익히 들어온 시민단체의 시작과 성장에는 늘 손봉호 교수님이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뜨끔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내지 못하는 것에 자책하기도 했다.

자신의 부족하고 흔들렸던 순간까지도 솔직히 풀어놓으며, 담백하고 담담하게 ‘진실된 삶이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는 것 같다.

진짜 어른은 권위로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라고 하신 교수님.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피하지 않고 실천하신 교수님.

덕분에 조금은 더 윤리적이고 정의로운 삶을 살고 싶어졌다.





#산을등에지고가려했네 #손봉호 #우리학교
#회고록 #기윤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오늘의책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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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보니 마흔이 기회였다 - 인생의 전환점에 선 당신에게 2500년 동양고전이 전하는 어른의 철학
이남훈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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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인생의 반환점이자 다시 삶의 방향을 정비해야 할 중요한 시기.

『지나고 보니 마흔이 기회였다』는 동양고전 속 인물들의 이야기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논어』, 『맹자』, 『중용』, 『대학』, 『도덕경』, 『사기』 같은 사서오경과 고전들을 통해 세상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철학과 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마흔이 되면 무엇을 포기해야 하고, 무엇을 새로 시작해야 할까. 이 책은 그렇게 고민하는 사람에게 걸어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준다.

인생의 후반을 어떻게 더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고전의 지혜는 놀랍도록 실제적이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지나고보니마흔이기회였다 #이남훈 #page2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진심으로 서평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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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엄마에게
한시영 지음 / 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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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정말 장난아니다.

너무 심각해서, 첫 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집어들고 한 자리에서 단 숨에 읽어낼 수 있었다. “죽이고 싶다”는 극단적 표현은 분노의 감정이겠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그것은 어쩌면 외로움이고, 슬픔이고, 결국 사랑이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천천히, 그리고 정직하게 드러낸다.

30년 가까이 알코올중독자인 어머니와 함께 살아온 저자가 써 내려간 자전적 에세이다.

어린 시절, 빨간 크레파스로 다이어리에 “이영숙 죽어라”라고 쓸 만큼 엄마를 미워했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사랑했고, 사랑받고 싶었던 딸.

저자는 본인이 엄마가 되어가며, 자신의 엄마에 대한 사랑과 미움, 그 아래 있던 감정들의 결을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글을 쓰는 것은 한시영에게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엄마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솔직하게 풀어내면서 저자에게도 많은 치유가 일어났었으리라 믿는다.

마지막에, 엄마의 관점에서 쓴 글을 읽으면서는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버렸다.

알코올중독자의 딸로 살면서 고되고 힘들었을 시간을 가감없이 풀어놓는 한시영의 글빨이 장난아니다.

늘 술에 취해 있던 엄마를 향한 원망과 분노 속에서도, 자신의 머리를 땋아주던 손길, 퇴근길에 엄마가 들고 온 치킨 한 봉지, 전교 부회장 선거에 나갔을 때 엄마가 써준 출마의 변 같은 순간들이 떠오르며, 엄마를 향한 모순되고 복잡한 감정들이 모두 '사랑'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단순히 누군가의 아픈 가정사를 드러내기만 책이 아니고, ‘엄마’라는 이름 아래 숨겨놓은 감정의 진실을 마주하게 하고, “그래도 결국, 우리는 사랑받았고 사랑했다”는 진심을 내놓게 되는 책이다.

자극적인 제목보다 정말 훨씬 더 훌륭한 책

엄마를 미워한 적 있는 모든 딸들에게, 그리고 지금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여성들에게, 그리고 중독자의 가족으로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완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15.
사실 별게 없어요. 제 의지로 수도꼭지를 틀고서 쓰는 글도 아니에요. 그저 동파되어 터진 수도처럼 줄줄 새는 거죠. 벽을 타고 흐르는 물들. 담기지 않는 이야기.
그래서 쓰는 거죠 줄줄.
망할 애비
취한 엄마
이영숙 죽어라
빨간 크레파스
주황색 가로등
피 묻은 시멘트 벽
고소한 참기름 냄새
오버나이트 생리대
그게 다 일지 몰라요.

21.
나를 낳고 나의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내며 나와 밥을 먹던 사람. 본인 스스로도 잘 돌보지 못했던, 어딘가 서툴렀던 사람. 늘 불안해 보이고 흔들렸던 사람.
'엄마란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이전의 물음은 이제 '그런 사람이 어떻게 엄마라는 역할을 해낼 수 있었을까'로 전환된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산다는 것이 때론 두렵고 불안해서 술로 도피했을 그 마음. 이젠 이해하려 애쓰거나 일부러 밀어내려 애쓰지 않는다. 전해져오는 그 마음을 그대로 느껴볼 뿐이다.

223.
내 손으로 밥을 차려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고부터 내게는 엄마를 보살펴야 한다는 의무감과 지켜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엄마가 날 버리지 않고 혼자서 기른 것처럼 나도 끝까지 엄마를 책임져야 했다.
...
빨리 엄마에게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과 왜 나는 엄마가 나를 홀로 키운 것처럼 정성을 다하지 않느냐는 마음, 이 두 마음은 늘 동시에 찾아왔다.

300.
네 생각만큼 내 죽음이 쓸쓸하고 괴롭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자유로워졌어. 모든 속박에서 벗어났으니까. 더 좋은 사람, 인자한 엄마와 멋진 장모, 든든한 할머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생에 대한 욕심과 집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한 미련 때문에 잘 해내지 못하는 게 더 괴로웠기에 오히려 나는 편해졌다. 정말이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나는 모순덩어리의 삶을 나의 방식대로 거침없이 살아왔어. 그 가운데 너를 괴롭게 한 것이 미안하다. 잘못했다. 다시 너의 엄마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절대 그러지 않을 텐데. 지금 와서 이것이 다 무슨 소용이겠니.






#죽이고싶은엄마에게 #한시영 #달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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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소재원 지음 / 프롤로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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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밤,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그 사건을 소재로 한 이야기📚

소재원 작가의 “소설과 같은 사실이자, 사실 같은 소설”이라는 말처럼,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이 사건을 생생하게 재구성한다.

p.8.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28분.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
그날 밤을 살아낸 여덟 명의 시민(오상진, 이수진, 박재형, 안현모, 한선영, 오현정, 이재연, 소재원)의 시선을 통해, 혼란과 공포, 그리고 국민의 용기와 저항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단순히 정치적 사건의 기록을 넘어,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까지 비추며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특히 이 소설은 155분 만에 읽히도록 의도되었는데, 이는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해제되기까지의 실제 시간과도 같다고 한다.

읽는 동안 독자들은 그날의 긴박함과 숨막히는 공기를 함께 호흡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만났던 엄청난 현대사의 한 순간을 기록하고 기억하게 하며, 정의와 용기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책의 맨 마지막에는
"이 소설은 완벽한 사실을 기반으로 쓴 완벽한 픽션"이라고 쓰여있다.

✏️
이 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증언이자, 시대를 기록하는 작품이다.

역시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 소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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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이네 - 김창완 첫 산문집 30주년 개정증보판
김창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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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만 들어도 너무나 따스할 것 같은 가수 김창완씨가 1995년에 펴낸 첫 산문집 『이제야 보이네』가 30주년을 맞아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
이번 판에는 새로 쓴 글 8편과 김창완씨가 직접 그린 그림 20점이 더해졌다.

✔️
이 책은 가수이자 연기자, 라디오 DJ이자 화가로 살아온 김창완의 삶 속의 진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사람’ 김창완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책이며, 동시에 라디오에서 들었던 따뜻한 목소리의 주인공 김창완 아저씨가 읽어주는 이야기같다.

30년 전 출간 당시에도 따뜻한 감성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울림을 주었지만, 이번 개정판에서는 더욱 원숙하고 진솔한 이야기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이제야 보이기’ 시작한 것들에 대해 담담히 써 내려간 김창완의 글들은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듯한 따뜻함이 있다.


“그땐 몰랐다. 모퉁이마다 삶이 건네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걸.”

✔️
읽다 보면, 나 역시 지나온 시간 속에 놓친 소중한 이야기들을 생각하게 된다.

모든 사람들에게, 조용하고도 깊은 위로를 건네줄 책이다.

✏️
삶은 여전히 이제야 보이는 일들로 가득합니다.
눈을 뜨고도 못 봤을 수 있고,
눈을 감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일들에 사로잡히기보다 흘려보낼 때,
그때 인생이 알려주는 것들이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흘러가 버린 모든 시간을 향해
경의를 표하기로 해요.

-프롤로그 중에서...


#이제야보이네 #김창완 #에세이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진심으로 서평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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