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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8월
평점 :
명색이 영문학도인데, 당대 최고의 에세이스트라는 '윌리엄 해즐릿'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읽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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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해즐릿은 누구?
윌리엄 해즐릿은 당대 최고의 문장가이자 에세이스트였다. 자유사상가이자 이단아였고, 반체제 운동의 열렬한 옹호자였다. (그런 견해를 갖는 것이 위험한 시대였다.)
해즐릿은 놀라운 분량의 문학 비평과 인간사에 대한 에세이를 남겼으며 그가 규정한 문학 비평론은 월터 페이터와 토머스 칼라일은 물론 현대 비평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적극적인 지식인이었던 해즐릿은 문학 비평 이전에 정치와 사회 문제를 보도하고 해설하는 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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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약력
1778년. 영국 메이드스톤에서 급진적인 유니테리언 목사의둘째 아들로 태어남.
1793년. 런던의 해크니 뉴칼리지에 들어간 해즐릿은 급진적 사상가들과 친분을 맺음. 몇년동안 초상화 화가로 경력을 쌓고, 철학서 '인간 행동론'을 발표함.
1812년. '모닝 크로니컬'의 의회 출입 기자로 일하기 시작. 에세이스트로서, 문학과 미술, 연극 비평가로서 활약함. 보수주의자들에게 증오의 대상이 됨.
1830년. 사회에 근본적인 변혁이 필요하다는 신념을 죽을 때까지 조금도 굽히지 않음. 런던 소호의 허름한 하숙집에서 쓸쓸하게 세상을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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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y say...
버지니아 울프는 윌리엄 해즐릿의 에세이를 극찬하면서도 '최고 중의 최고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고 했는데, 나는 해즐릿의 에세이가 최고 중의 최고 레벨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 장강명
탁월한 지성의 소유자.
말이 필요 없는 당대 최고의 에세이스트
- 버지니아 울프
해즐릿의 글은 생생하고 상쾌하고 강력하다
- 서머싯 몸
해즐릿과 견줄 만한 비평가는 존 러스킨과 새뮤얼 존슨 밖에 없다.
- 해럴드 블룸
오늘날 우리는 해즐릿처럼 쓰지 못한다.
- 로버트 루이 스티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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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즐릿이 쓴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는 인간 감정의 복잡성을 탐구한 작품으로, 해즐릿은 혐오가 개인에게 일종의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다.
이 에세이는 인간의 독립성과 자기 판단을 드러내는 도구로 혐오를 묘사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불일치가 오히려 자기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이 글에서 해즐릿은 혐오가 단순한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혐오가 억제된 사회적 기대에 대한 반발이자,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하지만, 과도한 혐오가 인간성을 잃게 하고 폭력과 잔인함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38.
인간의 본성은 깊이 들여다보면 볼수록 반감들로 이루어져 있는 듯 하다. 혐오할 게 없으면 생각과 행동의 원천마저 잃어버릴 것 같다. 삐걱거리는 이해관계, 제멋대로인 열정으로 계속 파문을 일으키지 않으면 삶은 고인물이 될 것이다.
39.
인간은 순수한 선에 금방 싫즐을 내고 변화와 활기를 원한다. 고통은 씁쓸하면서도 달콤하며, 이 맛은 물리지 않는다. 사랑은 조금만 탐닉해도 무관심이나 역겨움으로 변한다. 혐오만이 죽지 않는다. 어디를 가나 이 원칙이 작용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가? 짐슴들은 무자비하게 서로를 물어뜯는다. 어린아이들은 재미로 파리를 죽인다. 모든 사람들이 사고와 범죄에 관한 신문 기사를 최고의 잡담거리로 삼는다. 불이 나면 온 마을 사람들이 현장으로 달려가 구경한다. 그들은 화재가 진압되어도 결코 크게 기뻐하지 않는다. 불을 꺼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불이 꺼지면 재미가 식는 것이다. 감정은 이해보다는 열정과 한 편이다. 사람들은 비극적 사건을 목격하는 일이라면 열정적으로 떼지어 모인다.
40.
우리는 유령과 마녀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버리기를 얼마나 싫어했던가. 사람들은 죽을 듯이 무서움을 타고 싶어서 유령이 필요했고, 박해하기를 좋아해서 마녀가 필요했다. 우리가 열망하는 것은 흥분의 질보다는 양이다.
44.
혐오의 즐거움은 종교의 심장을 먹어들어가 원한과 광신으로 가득 채운다. 그것은 애국심을 구실로 다른 나라를 불바다로 만들고 역병을 퍼뜨리고 기아를 낳는다. 혐오의 즐거움이 덕목으로 남기는 것은 흠잡기 좋아하는 성향, 남들의 행동과 동기를 시기하고 꼬치꼬치 파고들 듯 감시하는 편협한 태도 뿐이다.
52.
우리는 좋아하는 책도 시간이 좀 지나면 싫어하게 된다. 같은 책을 언제까지고 재독할 수는 없다. 뮤즈와 결혼하더라도 밀월은 끝날 수 밖에 없고, 그러고나면 증오까지는 아니어도 무관심이 뒤따른다.
59.
우리는 개인 생활에서 득세하는 위선과 노예 근성, 이기심, 후안무치와 충돌할 때 겸양은 위축되고 가치가 짓밟히는 것을 보지 않는가? 장미꽃 같은 정숙한 여자가 얼마나 자주 매춘부로 만들어지는가! 진정한 열정이 성공할 가망이 있을까? 그 성공은 확실하게 지속될까? 나처럼 이 모든 것을 보고, 인생의 직물을 풀어 비열함과 악의, 비겁함, 감정의 결핍, 이해의 결핍, 타인에 대한 무관심, 자신에 대한 무지라는 다양한 실로 구분하고, 관습이 모든 우수성을 압도하고 악행에 길을 내주는 것을 보고서, 타인을 내 관점에서 평가하되 잘못해서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품은 희망이 와오되었어도, 우정에 속는 얼간이이자 사랑에 우롱당하는 바보인 내가 가장 의지하던 것에 낙담했다면, 이것이야말로 나 자신을 혐오하고 경멸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세상을 충분히 혐오하고 경멸하지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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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받아 즐겁게 읽고 진심을 담아 #서평 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