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셉션 마케팅 - 아는 것을 팔리는 것으로 바꾸는 기술
혼다 데쓰야 지음, 이은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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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이 변하기 위해서는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은 개개인의 사람뿐 아니라 마케팅에도 적용되나 봅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별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이유는 '수많은 사람의 생각을 바꾼다는 게 전략을 세운다고 해서 가능한 일일까?'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퍼셉션 마케팅>이 궁금했습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하구요.


'인식, 지각'이라는 뜻을 가진 '퍼셉션(perception)'이 마케팅에서 쓰일 때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사건이나 사물을 어떤 식으로 보고,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는지'를 의미합니다(p.25). 쉽게 말해 '우리 회사는 고객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한 것이죠. <퍼셉션 마케팅>의 저자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PR 전문가이면서 PR 전문지 <PR WEEK>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PR 전문가 300명에 선정된 혼다 데쓰야는, 트렌드의 발생, 변화, 쇠퇴에 이르는 전 과정에 항상 퍼셉션의 변화가 숨어있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요즘 시대와 같이 정보가 범람하는 상황이라면 인지도를 높이는 것 이상의 전략, 즉 '생각을 바꾸기 위한' 정보가 필요하다구요. 퍼셉션 마케팅의 이해를 위해 가장 먼저 제시된 'P&G의 세제 아리엘' 케이스는 퍼셉션 마케팅의 개념과 중요성을 단번에 이해하게 했습니다. 당시에 일본의 분말 세제 시장에는 '좋은 세제 = 적게 써도 때가 잘 빠지는 세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카오라는 기업의 '어택'이 압도적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는데, P&G는 당시 일본인들의 생활습관을 중심으로 세균 이동 경로 모델을 제시하고, 위생 전문가와 함께 실험을 해서 '일반적인 세탁 방법으로는 세균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퍼셉션을 형성했고, 이것이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좋은 세제 = 세균 제거 효과가 있는 세제'로 바뀌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퍼셉션 마케팅>에는 퍼셉션 마케팅을 이해할 수 있는 사례를 곁들인 퍼셉션의 개념부터 중요성, '퍼셉션 만들기, 바꾸기, 지키기, 파악하기, 활용하기'의 퍼셉션을 활용하는 다섯 단계의 방법, 그리고 퍼셉션의 영향력까지, 퍼셉션 마케팅의 시작부터 끝을 아우르는 전과정에 대한 이론과 케이스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책 속 여러 기업들의 퍼셉션 생성- 변화-유지 사례는 흥미진진하며, 우리 주변에 비슷한 케이스를 가진 여러 기업들도 떠오릅니다. 더불어 1인 기업이나 창업가 뿐만 아니라 대기업 역시 '살아남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예외는 아닐 수도 있겠구나, 생각도 했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고객의 퍼셉션을 조사하는 데에는 방법이 있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퍼셉션 마케팅의 가장 큰 의미가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에 있듯,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기업인의 눈에는 결국 고객의 인식이 눈에 띄지 않을까요.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제품' 혹은 '기업'에 있던 초점이 '소비자'로 옮겨지는 현상은 반가운 동시에, 소비자인 대중의 가치관이 조금 더 옳은 방향으로 발전되어 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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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걸음씩 행복해지기 - 불안을 가라앉히고 행복에 다가서는 마음의 힘
티머시 골웨이.에드 한젤릭.존 호턴 지음, 송보라 옮김 / 나비스쿨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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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나 불안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그 정도가 다릅니다.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깊이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좋은 기회들을 놓쳤던 순간을 되돌아보면서 그 중심에 두려움과 불안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두려움과 불안을 잘 살펴보고 좋은 대처 방법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놓쳐버린 기회는 아쉽지만, 앞으로 또 다른 여러 가지의 기회가 다가올 수 있으니까요.



<하루에 한 걸음씩 행복해지기>는 불안과 두려움을 가라앉히고 행복에 다가서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마음의 힘(이너 게임)' 개념을 최초로 정립한 코치 '티머시 골웨이'와 2명의 의학박사 에드 한젤릭, 존 호턴이 함께 실험하고 검증한 내용을 펴낸 것입니다. 저자는 모두에게 마음의 힘이 있으며, 이것을 가로막는 것은 나 자신이므로 마음의 힘을 끌어낼 수 있다면 불안이나 두려움과는 멀어지고, 행복과는 가까워질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내 안에는 '판단하는 나'인 '셀프1', '지켜보는 나'인 '셀프2'가 있는데, 판단하는 나를 내려놓고 지켜보는 나를 발견한다면 마음에 자리 잡은 놀라운 힘이 발휘될 것이며, 이것이 안정감을 찾고 행복에 다가서는 비결이라고 합니다. 두 가지 나의 상태 중 '판단하는 나'는 '일일이 간섭하고 매번 옳고 그름을 따지며, "이런 건 할 수 없어"라며 스스로를 깎아내립니다. 반면 '지켜보는 나'는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익히고 집중을 잘 하며, 실수를 하더라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각각의 상태만 보아도 전자는 경직되고 발전이 어려워 보이는 상태라면, 후자는 몰입과 반복을 통해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저자는 '판단하는 나'가 불안의 주범인데, 상황에서 '관찰'하고 '떠올리고', 구분하는 것'이 '지켜보는 나'를 불러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빠르고 성급한 판단 대신 한 발짝 물러서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되면 과정을 통해 배우고, 성과를 얻고 즐거워지는데 이를 수 있는 것이죠.


책을 읽다 보니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의 '시스템 1,2' 이론이 떠올랐습니다. 빠르고 직관적인 정보 처리 시스템 1과 심사숙고하는 정보처리 시스템 2는 각각 '판단하는 나'와 '지켜보는 나'와 명칭이나 속성이 다르긴 하지만 일부 특징이 유사해 보였거든요. 시스템 2의 사용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에게 주어지는 유익이 있듯, '지켜보는 나'를 일상에서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후회할 만한 선택이 훨씬 줄어들 것 같습니다. 결과가 무엇이든 마음이 편안해지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구요.



마음은 생각보다 힘이 강합니다. 그 자체로도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만, 마음과 생각은 말이나 행동, 태도 어디에서든 드러나게 마련인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것은 다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구요. 그러니 내 마음을 잘 알고 마음의 여러 문제에 대해 좋은 대처 방법을 가지고 있다면 삶이 한결 나아지지 않을까요. 두려움이나 불안이 너무 심해서 일상 전체가 흔들릴 정도라면 전문가를 만나야겠지만, 삶의 특정 부분에서 두려움, 불안으로 인해 선택에 영향을 받았고, 그것이 삶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제한했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쉽고 간결하게 일상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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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세대가 온다 - 잡아먹을 것인가, 잡아먹힐 것인가
송진주 지음 / 마인드셋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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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SNS 상에서 챗GPT라는 단어가 자주 보였습니다. 발전된 기술은 대체로 유용하긴 하지만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해서 챗GPT를 사용하기도 전에 '과연 나도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챗GPT 사용설명서라는 <GPT 세대가 온다>를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GPT 세대가 온다>라는 제목을 들었을 땐 챗GPT가 만들어 낼 미래에 대한 담론이 주제인 책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책 표지에 있는 소개처럼 챗GPT 초보 이용자를 위한 친절한 사용 설명서에 가깝더군요. 저자 송진주님은 GPT 연구소를 만들고 운영하는 분으로, 인문학도이자 워킹맘으로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분이라고 합니다. <GPT 세대가 온다>가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쉽고 실용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유가 그것이었나,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챗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대화 전문 인공지는 챗봇으로, 챗GPT가 스스로 소개하는 자신은 '자연어 처리 및 딥 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사용자 입력에 대해 인간관 같은 응답을 생성하는 AI 기반 대화형 에이전트'입니다(p.26). 쉬운 말로는 인간과 같은 대화를 시뮬레이션하도록 설계된 AI 기반 대화형 에이전트 라고 하네요. 이 책은 챗GPT에 대한 간략한 설명 및 전망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챗GPT를 활용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크게는 업무 분야, 온라인 N잡 분야, 일상 분야 셋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업무 분야에서는 시장조사, 자료수집, 번역, 제품 비교, 온라인 N잡 분야에서는 글쓰기, 스크립트 제작, 이미지 생성 및 수정, 음악 만들기, 일상 분야에서는 신체 건강 관리, 여행, 요리, 영어 공부, 재정관리 등 구체적으로 챗GPT사용하는 예시를 보며 실제로 따라 해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책을 보면서 처음으로 챗GPT를 이용해 보았는데요 신기하기도 하고 편리하기도 했으며 동시에 한계 혹은 단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직접 사용해 보니 저자가 이야기하는 '프롬프트(챗GPT에게 요구할 명령어)'의 중요성도 느낄 수 있었구요. 사용자가 잘 활용한다면 굉장히 획기적으로, 정말 유용하게 사용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챗GPT가 해내는 일들과 발전 정도를 살펴보면 '인간의 설자리'에 대한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보고서에 근거해 이야기했듯, 챗GPT는 대단하지만 만능은 아니라는 것, 창작의 능력은 있지만 '훈련된 데이터를 기반'으로만 대답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신뢰도 역시 100%가 아니라는 점에서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챗GPT를 잘 사용해 보고 싶은데 어떤 분야에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막막하셨던 분들, 저처럼 낯선 기술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지만 어려울 것 같아 사용을 망설이고 계셨던 분들이라면 <GPT 세대가 온다>를 추천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한 스텝씩 따라가다 보면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방향으로의 사용에 대해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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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자기만의 빛 - 어둠의 시간을 밝히는 인생의 도구들
미셸 오바마 지음, 이다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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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의 일이지만 서점에 잠시 머물면서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을 훑어보았는데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하는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녀가 쓴 책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책 <미셸 오바마 자기만의 빛>이 출간된다는 소식에 이번엔 미루지 말고 빨리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셸 오바마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의 처음이자 지금까지의 유일한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아내입니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미셸 오바마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었는데, <미셸 오바마 자기만의 빛>의 읽으면서 기대보다 더 깊이 한 개인의 역사와 고민, 삶의 태도와 가치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책의 첫 머리부터 자신의 아버지가 '다발성경화증'으로 인해 왼발을 심하게 절뚝이셨다는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병이 진행되면서 가족들이 겪은 일과 느낀 점, 그때 그녀의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이 가졌던 태도에 대한 묘사는 책 전체를 통해 저자가 전하고 있는 '남들과는 다르다고 느껴지는 자신'을 대하는 건강한 태도, 불확실성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대할 때 어떤 모습이면 좋겠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녀는 누구나 자신과 타인의 차이 때문에 소외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있으며, 저평가되거나 보이지 않는 존재로 취급당하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자신을 남들 눈에 비친 거울로 보는 대신 스스로의 각본을 쓰고 자신 안에 있는 고유한 빛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을 사용할 힘이 생길 뿐 아니라 공동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거라고 말합니다.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일일지라도요.



저자의 경험과 감정, 습관과 행동, 태도와 신념을 보며 '건전하고 건강한 생각과 삶을 대하는 자세란 이런 것이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어려움을 피하기보다는 잘 마주하면서 지혜롭게 대하는 마음, 사랑하는 딸들에게 좋은 관계만 있기를 바라기보다는 잘되지 않는 관계를 끝내는 법을 배우기를 바라는 것, 남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길마저도 필수라는 생각에 전전긍긍하기보다는 숙고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것처럼요. 현실을 이상에 끼워 맞추기보다는 수용하면서 건강하게 대응하는 태도, 그리고 지속적으로 배우려는 마음가짐은 그녀를 한 인간으로서 끊임없이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책을 읽으면서 '독서와 책이라는 매체가 가진 장점'이 새삼 와닿았습니다. 설령 내 주변에서 좋은 본보기를 만나기 어렵더라도, 내가 직접 만날 수 없더라도, 또 나와 개인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누군가가 살아온 좋은 삶의 방식을 보고 배울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요. <미셸 오바마 자기만의 빛>은 내 안의 소리가 아닌 외부의 것, 내 숙고를 거치지 않은 다른 목소리에 휘둘리며 혼란스러울 때마다 옆에 두었다가 펼쳐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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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수업 - 자신에게 몰두하는 일은 왜 인생을 망치는가
로버트 프리츠.웨인 스콧 엔더슨 지음, 박은영 옮김, 알렉스 룽구 감수 / 라이팅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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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자존감'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다른 해석이 있는 듯합니다. 한 쪽은 '부족하거나 미숙한 자신의 모습까지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는 경우. 다른 하나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만을 말하는 경우처럼요. <정체성 수업>의 저자 로버트 프리츠와 웨인 스콧 엔더슨이 말하는 '자존감 운동'은 후자에 속하는 듯하며, 저자는 책을 통해 이에 몰두하는 것이 오히려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정체성 수업>의 저자 중 한 사람인 로버트 프리츠는 경영 컨설턴트이자 교수, 작곡가, 감독, 작가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적인 결과물을 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정체성에 집중하는 '자존감 운동'이 '낮은 자존감은 온갖 불행을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신념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과 하등 관계가 없으며, 삶의 중심을 '내가 누구인가'보다 '인생에서 정말 이루고 싶은 것'에 집중한다면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며 자존감 운동에 반대하죠. 그 근거에는 우리의 삶이 '구조'에 의해 작동된다는 저자의 믿음이 있습니다. 사물의 전개는 보이지 않는 구조로 결정되는데, 각 구조에 따라 비슷한 자리에서 앞뒤로 움직이는 '진동',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전진'의 두 가지 유형의 패턴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한 가지와 다른 한 가지의 차이에 의해 형성되는 '긴장'은 해소, 다른 말로 '평형'을 추구하며, 이 구조적 긴장이 행동으로 이어지게 되구요. 그런데 우리가 가진 '이상'과 '이상과는 다른 신념' 또는 '현실'이 상충할 때 이는 충돌하면서 진동 패턴을 만듭니다. '저자는 이를 '구조적 충돌'이라 말하며, 우리가 자신에 대한 '달갑지 않은 견해-정체성'에 대한 우려를 없애버리면 근본 구조에 변화가 일어나 전진 패턴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긍정적 사고, 확언, 재능, 완벽주의, 역할과 고정관념, 편견, 광고' 등 저자는 우리가 흔히 삶에서 겪는 문제를 설명하는 지배적인 개념들이, 실제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바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구조'라는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가치'와 '이상', 구조, 평형 등 용어의 정의를 분명하게 짚어준 것은 이 책의 장점입니다. 삶의 인과를 구조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나 이에 대한 설명에도 공감 가는 면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반대하는 내용을 기반으로 한 설명보다는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중심으로 한 설명에 더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자의 전작을 읽을 때 새로우면서도 숙고해 보고 싶은 개념을 이야기하고 있으나 조금 어렵다고 느꼈기 때문에 대중을 위해 썼다는 이 책의 내용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더불어 저자가 관심을 가지라고 권하는 '내가 원하고 바라는 삶'을 살기 위한 수단으로 정체성 찾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너무 오래 외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기 힘들기 때문에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찾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저자의 예시에 등장하는 여러 유명인들처럼 직업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남겼으나 스스로에 대한 괴로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볼 때, 저는 여전히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건강한 개념으로 자리 잡는 일은 인생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서는 현명한 접근이 필요하겠지만요. 몇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주장은 제가 고민하는 문제에 닿아있어서 이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생각을 진행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후회되는 일들을 돌아봤을 때, 정체성 문제에 매여있지 않았더라면 삶에서 '전진'하는 패턴의 결과를 얻었을 거라 예상할 수 있었거든요.


저자는 '살고 싶은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일'에도 시간이 걸리고, 실수 역시 필연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해내지 못할 거야'와 같은 류의 '자신에게로 향하는 관심'을 끊고 인생 구축 과정에 집중한다면 오히려 원하는 결과를 얻는데 가까워지게 된다고 합니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이 한 쪽만을 대변하는 점은 아쉬웠지만, 삶의 인과를 구조적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은 여전히 흥미롭고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기회에 책꽂이에 꽂아둔 저자의 전작을 다시 꺼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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