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사회 - 절망에서 행복하기
이종희 지음 / 좋은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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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대해 관심 있게, 그리고 조금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독립을 하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식재료와 생필품 구매의 주체가 되면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세일 정보를 끊임없이 접하게 되었거든요. 필요한 물건을 찾다 보면 더 나은 물건과 고가의 물건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들과 그것을 소유하기 위해 얼마나 벌어야 하는가까지,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려던 생각과 마음은 시작과는 먼 곳에 닿게 됩니다.


<소비사회>는 '21세기 소비사회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 행동의 많은 이유가 '소비 활동'을 위한 것이며, 오늘날 사람들은 '소비자'로서 존재하고 삶을 살며 정체성을 띠는 '소비사회'에 사는 '소비 인간'으로 정의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소비'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물질만능주의와 더불어 소비가 서로의 존재 가치를 재는 척도로 작용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저자는 풍족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각종 마음의 문제들을 겪으며 행복하지 않은 현상의 이유를 '소비'에서 찾습니다.

소비사회의 문제를 성찰하고, 시장실패 현상을 논하며, 소비자와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살펴보는 내용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읽는 내내 나와 주변인, 그리고 사회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특히 나 자신이 주체인 줄 알았던 소비 활동의 주체가 실은 기업, 사회, 타인의 시선이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점에 대해서요. 많은 석학과 철학자들의 견해를 엿볼 수 있었던 것도 이 책의 장점 중 하나였습니다. 날 때부터 당연하게 여겨져서 그것 외에 다른 길이 있는지에 대해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이, 사실은 '지금 시대의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본질적으로 삶의 행복과 만족은 타인과의 인간적이고 진실된 관계에서 비롯된다 (p.220)고 말하는 저자는, 경쟁적 과시소비 행태에서 벗어나 자족하면서 자신의 존재론적 욕망에 따라 소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소비에 대해 성찰해야 하고, 그것은 아마도 '문제의식'을 가질 때 시작되지 않을까요. 이 책은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많은 이들에게 그 시작을 도울 좋은 조력자가 될 것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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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문제와 마주하는 법 - 정답이 없는 시대 지성을 구하는 독학자를 위한 공부 철학
야마노 히로키 지음, 전선영 옮김 / 머스트리드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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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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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문제와 마주하는 법 - 정답이 없는 시대 지성을 구하는 독학자를 위한 공부 철학
야마노 히로키 지음, 전선영 옮김 / 머스트리드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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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책일까, 자기 계발 서적일까 궁금함을 자아내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스스로 사고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자료나 정보를 잘 이해하고 정리하여 나의 것으로 소화하는데 관심이 많았던 터라 미리 책의 일부 내용을 본 후 책의 전체 내용이 더 궁금했습니다.


현재 도쿄대 박사과정에 있으며 철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저자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토대로 하는 '탐구를 위한 공부'가 삶에서 만나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혼자 공부하는데 필요한 사고법의 내용을 담고 있구요. 책은 원리편과 응용편으로 구분됩니다. 원리편에서는 사고법의 토대가 되는 다섯 가지 생각하는 힘인 '질문을 끌어내는 힘, 분절하는 힘, 요약하는 힘, 논증하는 힘, 이야기화하는 힘'에 대해 설명합니다. 응용편에서는 배움의 깊이를 더하는 대화적 사고방식을 도울 '질의하는 법, 논의하는 법, 설명하고 공감하는 법'에 대해 다룹니다.

관련 분야의 책들과 비교했을 때 이 책은 매우 실제적이고 유용했습니다. 예를 들면 단순히 '질문하라' 혹은 '질문은 좋은 것이다'라고 하는 대신, 사고의 출발점이 되는 질문의 유형을 '판단의 보편성, 구체성, 전제가 되는 가치관을 탐구하는 질문'과 같이 구분하고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요. 또 추상적인 개념을 정리할 때 '무엇에 대하여(대상), 무엇을 한다(작용)고 가정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그 일이나 역할을 명확히 하라는 제안처럼 명쾌하고 통찰력이 있습니다. 더불어 구체적인 방법들의 목적과 방향이 뚜렷한데, 그것은 아마도 저자의 이야기처럼 사고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을 함께 다루었고 그것이 내용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의 내용은 어쩌면 우리가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사고의 방식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체계적으로, 또 누군가는 일부만 사용하고 있을 지도 모르죠. 저는 이 내용을 구조적으로, 그리고 명확히 알고 싶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아마도 저자가 알려준 방법을 잘 익혀두면 고민이 되는 문제를 마주했을 때 당장 답을 얻는 것은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면 좋을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드네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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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눈을 심어라 - 눈멂의 역사에 관한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탐구
M. 리오나 고댕 지음, 오숙은 옮김 / 반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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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성경을 읽었던 저는 '보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따금씩 생각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거기 눈을 심어라>의 저자가 말하듯 성경에는 '보는 것과 눈멂'에 대한 몇몇 구절이 있는데,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한다'는 구절과 함께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인체의 시력이 좋다'는 것과 사실 혹은 진실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해왔죠. 더불어 어려서부터 안경을 썼던 저로선 일상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라는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거기 눈을 심어라>를 읽으면서 시각장애인은 일상에서 '눈멂'에 대한 수많은 편견을 겪고 있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가이자 공연예술가, 교육자인 <거기 눈을 심어라>의 저자 M. 리오나 고댕은, 망막이영양증에 의해 열 살 무렵부터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책을 쓰는 동안 시야의 대부분을 잃었다고 합니다. 독특한 이 책의 제목은 시인 '존 밀턴'의 <실낙원>에서 가져온 것이구요. 저자는 보지 못하는 이들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에 대해 반대합니다. '눈먼 사람은 신과 대화하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아주 간단한 일조차 해내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시각 중심적 문화의 편견처럼, 비장애인들은 시각 장애인을 자신과는 다른 어떤 존재처럼 인식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저자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저 시각의 결핍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말합니다(p.68)

책 전반의 분위기는 시니컬하면서도 억눌러진 분노 같은 감정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아마도 저자의 삶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접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수많은 선입견이나 편견을 마주했어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끔 영상 매체에서 등장하듯 시각장애인이 손으로 얼굴을 만져 상대를 인식하고자 하는 것은 정작 시각 장애인이 하지 않는 행동이라는 것, 낯선 여행지에서 보는 것 외에도 냄새나 소리 등을 통해 그들 역시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 등 시각 장애인을 떠올릴 때 연상되는 많은 부분이 사실은 그들 자신이 아니라 '보이는 사람' 중심으로 기술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말하듯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기대하는 것, 즉 비장애인에게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는 씩씩한 개인의 힘을 믿게 만드는 식의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이야기인 '영감 포르노'(p.17) 식의 접근이 사회에 얼마나 만연해 있는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비단 시각 장애에 대해서 뿐 아니라 우리는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바 안에서 상상하곤 하죠. 그래서 이 책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해로 인해 잘못된 대우를 받고 있는 이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경험자만이 알 수 있는 사실에 대해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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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 말할 때마다 내가 더 똑똑해진다
엘커 비스 지음, 유동익.강재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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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을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좋은 질문은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명확하지 않은 것을 분명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깊이 숨겨져 있던 것을 밖으로 꺼내주기도 하죠. 특히 꽉 막힌 상황에서의 좋은 질문은 좋은 답을 길어 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구요.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의 저자는 네덜란드의 철학자이자 연극인입니다.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질문하는 법'에 대해 오랫동안 공부했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라고 하네요. 제목과는 달리(?) 이 책은 질문의 '기술' 그 이상을 담고 있습니다. 좋은 질문의 기술뿐만 아니라 좋은 질문을 하지 못하는 이유, 좋은 질문과 철학적으로 질문하는 자세, 좋은 질문의 조건, 질문 후에 일어나는 일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거든요. 보통 질문 혹은 대화에 관한 책들이 공감, 위로 등 따뜻한 분위기를 가지는 것과는 달리, 저자가 제안하는 내용 중 많은 부분은 정곡 찌르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듯 '대화할 준비가 되었는지 점검하고 상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말이 이해가 가구요. 하지만 이런 질문을 포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저자가 말하듯 유대감이 깊어지고 서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책의 내용은 쉽지만 오래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좋은 질문의 기술은 타인과의 대화에서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의 대화에서도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구요. 새로운 통찰력이 필요한 분, 생각을 명확하게 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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