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자신은 스스로에게는 기쁨을 주지 못하였으며 스스로에게는 즐거움의 원천이 되지도 못하였다. - P14

싯다르타는 내면에 불만의 싹을 키우기 시작하였다. 그는 아버지나 어머니의 사랑, 또한 친구인 고빈다의 사랑도 언제나 그리고 영원토록 자신을 행복하게 하여 주지도, 자신을 달래주지도, 자신을 흡족하게 하여 주지도, 자신을 만족시켜 주지도 못하리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 P14

하지만 오직 하나밖에 없는 유일자, 가장 중요한 것, 오로지 딱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모른다면, 다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을까? - P16

그는 장사꾼들이 장사하는 것을, 제후들이 사냥하러 가는 것을, 상을 당한 가족들이 고인을 에워싸고 통곡하는 것을, 창녀들이 몸을 파는 것을, 의사들이 병자들을 위하여 애쓰는 것을, 사제들이 씨 뿌릴 날짜를 정하는 것을, 연인들이 사랑하는 것을, 어머니들이 젖을 먹여 자식들을 달래는 것을 보았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은 그에게는 볼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었으니, 모든 것이 속임수투성이였고, 모든 것이 악취를, 모든 것이 지독한 거짓의 악취를 풍겼으며, 모든 것이 그럴싸하게 속여 마치 참뜻과 행복과 아름다움이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믿게 하였으며, 모든 것이 부패하여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든 것이 부패하여 있다는 것을 시인하려 들지 않았다. 세상은 쓴맛이 났다. 인생은 끊임없이 지속되는 극심한 고통이었다. - P27

싯다르타 앞에는 한 목표, 오직 하나뿐인 목표가 있었으니, 그것은 모든 것을 비우는 일이었다. - P27

사문들과 함께 지내면서 싯다르타는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자아로부터 벗어나는 많은 길들을 가는 법을 배웠다. 그는 고통을 통하여, 자발적으로 고뇌를 감내함으로써, 그리고 고통과 굶주림과 갈증과 피로와 권태를 극복함으로써 자기 초탈의 길을 갔다. 그는 명상을 함으로써, 그리고 온갖 사념들로부터 생기는 감각적인 사고를 마음으로부터 비움으로써 자기 초탈의 길을 갔다. 그리고 그 밖의 이런 저런 길들을 가는 법들을 배웠다. - P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 사람의 감정이 변하는 것만큼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은 없다. 하지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서 그것이 상처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 P5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병태는 애초에 불만이라는 것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었다. - P433

스스로 판단하기에 자신은 숱한 사소한 죄들을 저지르면서 그래도 큰 죄는 짓지 않는다고 안도하며 사는 평범한 소시민일 뿐이었다 - P4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상황에 의문을 품게 되는 계기는 수없이 많다. - P186

신앙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법이다. - P189

"우리는 모두 실패했어요. 그리고 그로 인해 한 사람은 벌을 받으려 하고, 한 사람은 온갖 속죄를 하려 하는군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사랑 안에서는, 평소에는 감히 이런 말을 입에 잘 담지 않습니다만, 사랑 안에서는 우리의 실수조차 오래가지 않는 것 같더군요." - P203

"이제는 나도 알아야 해. 세상 어디서나 은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야." - P203

그녀는 자신이 삶의 목표로 삼았던 특성들이 어디에나 있고, 세상은 이미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에, 그것을 말해 주는 새로운 증거에, 마치 소녀처럼 행복감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 P204

지금 이 순간에도 나 말고 에스테반과 페피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오직 카밀라만이 그녀의 아들과 피오 아저씨를 기억하고, 오직 이 여인만이 자신의 어머니를 기억한다. 그러나 우리는 곧 죽을 것이고, 그 다섯 명에 대한 모든 기억도 지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우리 자신도 한동안 사랑받다가 잊힐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 사랑이면 충분하다. 모든 사랑의 충동은 그것을 만들어 낸 사랑으로 돌아간다. 사랑을 위해서는 기억조차 필요하지 않다. 산 자들의 땅과 죽은 자들의 땅이 있고, 그 둘을 잇는 다리가 바로 사랑이다. 오직 사랑만이 남는다. 오직 사랑만이 의미를 지닌다. - P2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하지 못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그것이 나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 P293

푸른 이십대가 이미 지나가 버렸음을 상기시켜주듯 삶은 수시로 내게 검은 옷을 입을 것을 요구했다. - P293

죽음은 겪고 또 겪어도 늘 갑작스러웠다. 마술사의 모자 속에서 하얀 비둘기가 푸드덕 날아오를 때처럼 산 자들은 속수무책으로 그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P294

하기야 산 자가 죽은 자를 어떻게 이해하랴. 뒷부분이 찢겨나간 책처럼 죽은 자의 이야기는 산 자에게 영영 미지의 페이지로 남기 마련인 것을. - P301

문득 내가 진실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제이의 마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정말 알 수 없는 것은 다름아닌 내 마음이었다. - P310

생전에 가까운 사이였든 아니든 간에 우리는 대개 사람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그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는 점이었다 - P325

세상에 죽음보다 낯설고 두렵고 놀라운 것은 없다. 하지만 정말로 놀랄 일은 남의 죽음이 아니다. 그것은 언젠가는 결국 나도 죽는다는 사실일 것이다. - P3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