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것을 싫다고 말하지 못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그것이 나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 P293

푸른 이십대가 이미 지나가 버렸음을 상기시켜주듯 삶은 수시로 내게 검은 옷을 입을 것을 요구했다. - P293

죽음은 겪고 또 겪어도 늘 갑작스러웠다. 마술사의 모자 속에서 하얀 비둘기가 푸드덕 날아오를 때처럼 산 자들은 속수무책으로 그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P294

하기야 산 자가 죽은 자를 어떻게 이해하랴. 뒷부분이 찢겨나간 책처럼 죽은 자의 이야기는 산 자에게 영영 미지의 페이지로 남기 마련인 것을. - P301

문득 내가 진실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제이의 마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정말 알 수 없는 것은 다름아닌 내 마음이었다. - P310

생전에 가까운 사이였든 아니든 간에 우리는 대개 사람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그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는 점이었다 - P325

세상에 죽음보다 낯설고 두렵고 놀라운 것은 없다. 하지만 정말로 놀랄 일은 남의 죽음이 아니다. 그것은 언젠가는 결국 나도 죽는다는 사실일 것이다.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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