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1등만을 지향하는 사회에서 대충 중간만 해도 무난한 군대 생활은 어쩌면 미덕인지도 모른다. 이상하지만 이상적인 사회가 군대가 아닐까 가끔 되짚어보곤 한다. - P57
2022년 1월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식품 관련 쓰레기는 2만 톤이 넘는다고 한다. 온 국민이 하루 400그램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꼴이라 한다. 장 지글러 (Jean Ziegler)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 5초에 한 명씩 기아로 죽어가는 현실을 토로한 것과 비교하면, 버려진 음식물은 쓰레기가 아니라 죄악에 가깝다. - P99
"공부 못했던 친구들은 어떻게든 먹고사는 것 같아요.아주 잘 사는 친구도 많고요. 오히려 공부 잘했던 친구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수 없네요." - P6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지만 나는 아버지 아닌 사람을 아버지라 불렀다. 그는 의적이 되었고 나는 매 맞는 아들이 되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존경받기 시작했다. - P18
순진무구할 나이였음에도 우리는 타인의 실수를 전과로 낙인찍어 버리는 어른들의 습성을 닮아가고 있었다. - P23
이 책을 살펴보니 30년 전인 1994년 발행본이다. 책값은 7000원. 많은 시간이 흘렀다. 당시 이 문화유산답사기를 읽고 이대로 여행을 해보자고 얘기하고는 실천하지 못한게 아쉬워 다시 읽기로 했다. 집에 분명히 1권도 있을텐데 찾지를 못해 2권부터 읽게 되었다. 글쓴이의 우리 문화재에 대한 진정한 마음이 책 전반에 걸쳐 담겨 있어 그 마음을 따라 가 보고 싶다. 30년이란 시간이 흘렀으니 많은 것들이 변해 있겠지만.
삼강 하드와 오리온 밀크캬라멜은 대기업이 구멍가게를 점령하는 첫 포격이었다. 이제 과자의 세계는 모더니즘을 구가하며 치열한 상품경쟁의 장이 된다. - P346
과자맛의 변화란 곧 생활문화의 변화를 의미하며 나아가서는 취미의 변화, 의식의 변화까지 의미한다. - P348
걷는 것만큼 인간의 정신을 원시적 건강성으로 되돌려주는 것이 없다. - P350
사람이건 자연이건 유물이건 그것의 첫인상이 가장 강하게 남는다. - P362
모든 일이라는 것이 누가 그것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로 된다. - P372
이 겨울 갑오농민전쟁 전적지를 찾아 / 황토현에서 곰나루까지 더듬으며 / 나는 이 시대의 기묘한 대조법을 본다 / 우금치 동학혁명군 위령탑은 / 일본군 장교 출신 박정희가 세웠고 / 황토현 녹두장군 기념관은 전두환이 세웠으니 / 광주항쟁 시민군 위령탑은 또 / 어떤 자가 세울 것인가 / 생각하며 지나는 마을마다 / 텃밭에 버려진 고추는 상기도 붉고 / 조병갑이 물세 받던 만석보는 흔적 없는데 / 고부 부안 흥덕 고창 농투사니들은 지금도 / 물세를 못내겠다고 아우성치고 / 백마강가 신동엽 시비 옆에는 / 반공 순국지사 기념비도 세웠구나 / 아아 기막힌 대조법이여 모진 갈증이여 / 곰나루 바람 부는 모랫벌에 서서 / 검불 모아 불을 싸지르고 / 싸늘한 성계육 한점을 씹으며 / 박불똥이 건네주는 막걸리 한잔을 단숨에 켠다 - P378
역사란, 역사적 거리란 냉혹하고 잔인스러운 데가 있다. - P380
모든 역사적 사건의 기념이란 시간상의 거리만으로 측정할 수없는 더 큰 기준이 하나 있는 것 같다. 그것은 행사 당시의 정치적, 역사적 상황 여하이다. 농민전쟁 100주년을 맞으면서 관(官)은 민(民)이 하는 일을 방해하지 않고 지원해주는 척하는 것으로 끝났다. 관이 나서서는 하지 못할 ‘미완의 역사‘가 서려 있음을 그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 P380
민속이란 이처럼 무서운 전승력을 갖고 있다. 민속은 끊임없이 계승된다는 점에 그 힘과 뜻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속의 또다른 특징은 변한다는 데 있다. 전승되지만 그대로 전승되는 것이 아니라 변하면서 계승된다는 것이다. - P317
수성당 할머니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면서 생긴 수호신이다. 옛날에는그 신을 믿는 겸손이 있었는데, 오늘날에는 과학과 개발만 믿는 만용으로 그런 참사를 당했던 것이다. - P326
풀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내 옷에 앉아 함께 간다풀여치 앉은 나는 한포기 풀잎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그도 온전한 한 마리 풀여치하늘은 맑고들은 햇살로 물결치는 속바람 속나는 나를 잊고 한없이 걸었다. - P330
일주문에서 대웅보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숲과 나무와 건물과 돌계단을 거닐면서 어느덧 세속의 잡사를 홀연히 떨쳐버리게 되니 이 공간배치의 오묘함과 슬기로움에서 잊혀져가는 공간적 사고를 다시금 새겨보게 된다. 자연을 이용하고 자연을 경영하는 그 깊고 높은 안목을. - P334
천하의 이치도 사물이 아니면 들어붙지 아니하고, 성인의 도라도 섬기지 않으면 행해지지 않는다. - P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