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순간이 늘 위험하게 마련이죠. 자신의 가치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큰 결정을 내려야 할 때요." - P188

사람들이 본인들이라면 절대 꿈도 꾸지 않을 일들을 다른 사람에게 열심히 권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사람들은 열성적으로 그를 파멸로 몰아넣었다. - P188

"어쩌면 우리 모두 동물원에 있는 동물 같은 신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리 중 한 녀석이 우리 바깥으로 나가는 걸 보면 미친듯이 달아나라고 하죠. 그렇게 나간 녀석이 결국엔 길을 잃고 말 운명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 P189

뭘 하든 그걸 하면서 스스로 즐기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옆자리 남자는 말했다. - P192

사람들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너그럽지 않게 되니까요.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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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단순히 수만 명, 수십 만 명의 청년들만 죽이는 게 아냐.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 마음속에서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뭔가가 죽어버린다네 - P122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는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으면 안 되네. 인류가 겪은 전쟁과 패배와 승리 중에는 군대와 상관없는 것도 있어. 그런 것들은 기록으로도 남아 있지 않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할 때 이 점을 명심하게."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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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식을 너그럽게 대할 수 있는 건 부모밖에 없다고 그는 말했다. - P103

사실 그는, 타인들이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다고, 재미있는 사람들은 섬 같은 존재들이라고 말했다. - P110

"그런 사람들은 길거리나 파티에서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더란 말입니다. 그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한 다음에 계획을 세워서 찾아가야 하는거지요." - P110

나는 그날 그가 찍은 사진이, 사실은 줄곧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그런 행동이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적어도 나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게 그와 나 사이의 차이였다. 그는 무언가를 관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반면 나는, 분명, 그 상황 안에 푹 빠져 있었던 것이다. - P112

산에 오르다 발을 헛디뎌 어딘가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드산객을 산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종종, 인생이란 그렇게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갔던 순간들에 대한 형벌의 연속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어떤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그가 알아차리지 못했던 일, 혹은 공감하지 못했던 일들일 거라고, 그가 모르는 것 혹은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았던 것들을 언젠가는 억지로 알게 될 수밖에 없는 거라고 말이다. - P113

자기를 속이는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는 겁니다. - P114

"그래서 제가 배운 게 있습니다. 무언가를 개선시킨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요. 그렇게 된 데에는 나쁜 사람들뿐 아니라 좋은 사람들의 책임도 있는 겁니다. 개선이라는 건 그저 개인적인 환상일 뿐입니다. 그것도 나름대로는 참 외로운 일이죠. 안젤리키의 소설 제목 「외로운 자리」처럼요. 우리 모두 거기에 중독돼 있는 거죠." - P119

나는 ‘진정한‘ 자신이라는 개념 자체가 환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자신 안에 어떤 독립된, 주체적인 자아가 있는 것 같지만, 그런 자아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거라고. - P126

지금 옛날을 되돌아보면, 특히 결혼 시절을 되돌아보면, 나와 아내는 선입견이라는 아주 긴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봤던 것 같아요. 그 선입견 때문에 우리는 주변과 건널 수 없는 거리를 유지하며 살았던 겁니다. 그런 거리가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해주었겠지만, 그만큼 환상이 들어설 여지도 생겼던 거죠. 내 생각에 우리는, 우리가 보는 대상들의 진짜 모습을 단 한 번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그것들에게 영향을 받을 위험도 없었겠지만요. 우리는 대상들이나 사람들, 혹은 장소들을 볼 때, 배를 탄 상태에서 지나가는 육지를 바라보는사람들처럼 엿보기만 했던 거예요. 그런 대상들의 문제를 발견한다고 해도, 혹은 그쪽에서 우리 문제를 발견한다고 해도, 양쪽 모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던 겁니다." - P142

"어쨌든 진실은 남는 겁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진실을 마주하세요."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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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 가지 삶의 방식-순간에 충실하게 사는 것과 그런 순간 밖에서 사는 것-중 어느 쪽이 더 현실적이었을까. - P91

그는 말했다. 성인이 된 후에 줄곧 따르려고 했던 결혼이라는 틀이, 사실은 환상에 불과한 것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 P92

두 아들의 삶에서 아름다웠던 것들은, 엄격히 말하자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할 수 없는 어떤 것들을, 상대방과 함께 꿈꾸었던 결과라는 사실 말이다. - P97

나는 그것이 사랑에 대한 하나의 정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직 두 사람만 볼 수 있는 무언가를 믿는 일, - P97

조화는 시간을 초월하고 무게도 없는 것인 반면, 적대감은 구체적인 공간과 시간을 차지했다. 손에 잡히지 않던 것들이 단단한 실체를 가지게 되었으며, 머릿속에만 있던 것들이 형체를 띠게 되었고, 사적인 것들이 공개되었다. 평화가 전쟁이 될 때, 사랑이 증오로 바뀔 때, 무언가가 세상에 등장하게 마련인데, 그건 유한성이 지닌 순수한 힘이었다. 사랑이 우리들을 무한한 세계에 붙잡아둔다면, 증오는 그 반대였다. 놀라운 점은 증오는 아주 세세한 것들에까지 미치기 때문에, 아무것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었다. - P98

그의 어머니는, 첫 번째 결혼이 파국을 맞은 후에 이혼이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그에게, 가족이라는 게 그가 어떻게 하든 상관없이 달기도 하고 쓰기도 한 거라고, 이혼을 안 했으면 아마 아이들은 다른 일로 힘들었을 거라고 말해주었다. 사람들은 그렇게 만들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결점의 어린 시절 같은건 없다는 이야기였다. 고통이 없는 삶 같은 것도 없었다. - P100

그의 어머니는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잡아두고 싶어도 모든 것은 흩어지게 마련이고, 그 뒤에 남은 게 뭐든 거기에 감사해야 하는 거라고, 그래서 그는 남은 것에 감사해보려고 노력했다. - P101

세상은, 전처 같은 사람, 자신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버려버리는 사람들을 더 선호하는 것 같았다고, 그는 말했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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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기의 지혜는 참으로 심오합니다. 내려놓을 수 있을 때 얻는것은 끝이 없지요. 우리를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끼게 하고 외로움과 두려움을 부르는 생각들은 내려놓는 순간 힘을 잃습니다. 설사 그 생각이 옳다‘ 하더라도요. 물론 말은 쉽고 실천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장 내려놓기 어려운 생각이 결국엔 우리에게 가장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들여다보길 바랍니다. - P108

"이 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네. 이 일을 끝내고 우리가 어떻게 느끼느냐, 그 점이 중요하다네." - P110

인간이 겪는 심리적 고통 대부분은 자발적인 것이며 스스로 초래한 고통입니다. 이 진리는 부처님의 무척 위대한 발견 중 하나입니다. - P112

떠오르는 생각을 거르지 못하고 다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지극히 연약한 존재가 되어 수시로 상처받습니다. 인생의 어떤 영역에서든 마찬가지입니다. 제 상처에 신경 쓰느라 지혜로운 선택도 내리지 못하게 됩니다. 자기 생각을 모두 믿어버린다면 우리 삶에서 가장 암울한 순간에 바닥이 없는 심연으로 빠져들게 되지요. 말 그대로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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