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방문
장일호 지음 / 낮은산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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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해서 이 세상에 대해서 제도에 대해서 글쓴이의 솔직하고 분명한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장일호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되어서,물론 아주 조금이지만, 기뻤다.
자신의 생각을 펼쳐 나가면서 관련된 책들을 인용해 그 책들에 대한 관심도 갖게 해 주었다.
기자로서 우뚝 서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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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 ‘우리’의 문제라는 걸 확인하는 경험은 언제나 든든하고 유쾌하다. - P221

"인간이 다음 인간을 이 세계에 데리고 오는 일이잖아요. " - P225

"어떤 불행은 나를 비켜 가리라는 기대보다는 내게도 예외 없으리라는 엄연한 사실 앞에서 위로받는다." - P230

좋은 질문은 ‘앎’에서 나온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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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은 실천되어야 했다. - P142

정직한 기록만이 역사가 될 자격이 있다. - P160

누군가 목숨 걸고 투쟁하지 않아도 우리는 안전해야 한다. 이 ‘당연한 문장이 죽지 않을 수 있었던 사람이 죽어, 몸으로 쌓아 올린 것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 - P161

무언가를 보이게 하는 것(주목받게 하는 것),혹은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은 매우 ‘정치적’인 일이다. - P166

어떤 정당을, 정치인을, 그리하여 정치를 욕하고 손가락질하기란 때로 매우 쉽고 간편하다. 그사이 민주주의는 위협받고 일상은 무람없이 공격당한다. 정치가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한 동시에 참 지루한 일이다. 그 "좁은 길‘을 내는 것이야말로 독립언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 P167

정보의 평등이 정의의 지름길입니다. - P169

문제의 성격을 막론하고 문제를 푸는 실마리는 솔직함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 P174

어른의 고민이라면 책임감에서 출발해야 하는 법이다. - P180

나는 안다. 평범이나 평균은 허구라는 걸. 평범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모두들 평범을 바라는 거라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랐다. - P190

이상은 현실보다 늘 앞서간다. - P208

"고통당하지 않고자 기꺼이 논쟁에 휘말리는 여성과 엄마들은 언젠가, 어떻게든, 무언가를 바꾸게 될 것이다. 우리는 마땅히 그럴 만하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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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은 그 말 주위를 부지런히 싸돌아다닌다. 삶이 가진 진부함의 잔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면서. 그러다 가끔은 말들의 뒤뚱거림 속에서 또 새로운 박자를 발견해 가면서 말이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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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는 사람 돌보는 거나 동물 돌보는 거나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사람과 동물은 다르다.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미래지향적이다. 우리는 그 아이가 무언가가 되어 가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공부 잘하는 사람, 재능이 뛰어난 사람, 돈 잘 버는 사람, 꼭 그런 게 아니라도 보통의 시민으로 제 몫을 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그렇기에 때론 다그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동물은 그렇지 않다. 그저 내 곁에 있어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금 이대로, 매일매일 똑같기를 기대한다는 점에서 동물을 돌본다는 것은 현재지향적이다. - P110

결혼은 당연한 걸까. ‘이혼해서는 안 된다‘ 따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것들을 서약해야 하는 자리에서 나는가족식 혼배미사를 도와준 신부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결혼을 아주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해 보고 아니면 그만둘 수도 있는 인생의 ‘과정‘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되도록 실패하지 않으면 좋겠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이 관계의 결말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실패가 내 인생을 흔들도록 두지는 않을 거라고, 그래서 신부님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고. - P118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그 안에 포함된 사람은 물론이고 벗어난 사람에게도 특정 삶의 형태를 강제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미친다. - P122

국민의 삶이 변해 간다면 국가도 응당 그 변화에 응답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 P123

제도가 금지의 형태를 갖는 것은 다른 이의 자유로운 삶을 훼손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자유를 누리도록 하기 위함이다. 금지 자체가 제도의 목적이어서는 안 되며, 개인이 그려 나가는 삶의 지도를 국가가 대신 그려 줄 수도 없다. 더욱 다양한 욕망으로 다양한 관계로 가족을 꾸리려고 할 때, 제도는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 P126

세상엔 "길을 비키는 사람이 몇 퍼센트는 있어야 할 거예요." 길을 비키는 사람이 약한 건 아닐 거라고, 그저 다른 사람들이 무신경한 거라고 셋은 애써 서로를 위로한다 - P130

"좀 조심하지"라는 타인의 말에 담긴 염려를 모르지 않지만 그건 따져 보면 ‘내 잘못‘이라는 소리였다. - P131

‘안다’는 것은 기쁨인 동시에 외면하고 싶은 고통이었다. - P132

"하나만 물어도 될까? 어떻게 그 스캔들을 극복했어?"
"수치스러워하기를 거부했어."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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