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한 생활? 덴고가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생활‘의 이미지는 깊이와 색채가 빠져버린 유형적인 것밖에 없다. 부부, 그리고 대개는 아이가 둘. 어머니는 앞치마를 걸치고 있다. 김이 나는 냄비, 식탁에서의 대화 덴고의 상상력은 거기에서 단단한 벽에 부딪힌다. 평범한 가족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덴고 자신은 식탁에서 아버지와 대화를 한 기억이 없다. - P348
그의 사고는 모든 출구가 막힌 미로에서 치즈 냄새만 맡는 가엾은 쥐처럼, 똑같은 길을 빙빙 돌고 있을 뿐이었다. - P356
"중요한 것을 손에 넣으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 돼. 그게 세상의 룰이야." - P362
"물론 논리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인간의 행동에는 결과적으로 나름의 의미가 발생하지." 고마쓰는 말했다. - P366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자고 우시카와는 마음먹었다. 살갗을 좀더 두껍게 하고, 마음의 껍질을 단단하게 만들고, 하루하루를 하나씩 규칙적으로 쌓아나가는 것이다. 나는 단지 기계에 지나지 않는다. 유능하고 참을성 있고 무감각한 기계. 한쪽 입으로 새로운 시간을 들이쉬고, 그것을 헌 시간으로 바꾸어 다른 한쪽 입으로 토해낸다. 존재하는 것, 그 자체가 이 기계의 존재 이유이다. - P393
어떤 사람이든 사고나 행동에는 반드시 패턴이 있고, 그런 패턴이 있으면 거기에 약점이 생기지. - P409
패턴이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어. 음악에서의 테마 같은 거야. 하지만 그건 동시에 인간의 사고나 행동에 틀을 만들고 자유를 제약해. 우선순위를 바꾸고, 어떤 경우에는 논리성을 왜곡하지. - P409
가장 중요한 일은 퍼센티지로 결정되는게 아니니까. - P411
주의 깊게, 참을성 있게, 게으름 피우지 않고 세상을 바라본다. 좁게 구획된 세계의 한 획을. 그 미끄럼틀 위의 한 점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은 뭔가를 놓치는 법이다. 오직 한 쌍의 눈밖에 갖고 있지 않으니까. - P419
"바늘로 찌르면 붉은 피가 나는 곳이 현실세계예요." 덴고는 대답했다. - P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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