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팔다리에 저릿한 감각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문득 깨닫고 보니, 그의 내부에는기묘한 공간이 생겨나 있었다. 그것은 순수한 공동空洞이었다. 그 공간이 의미하는 것은 오직 결락이며 틀림없는 무無였다. 우시카와는 자신의 내부에 생겨난 그 낯선 공동에 주저앉은 채 일어설 수 없었다. 가슴에 둔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정확히 표현하면 그건 아픔이 아니다. 결락과 비결락의 접점에 생긴 압력차 같은 것이다. - P461

그가 느끼는 따스함은 아픔과 짝을 이루어 찾아온 것이니까. 아픔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따스함도 찾아오지 않는다. 그건 교환거래같은 것이다. - P465

그가 당면한 극심한 고통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은, 그보다 더 극심한 고통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몸으로 배워왔기 때문이다. - P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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