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건 그런 완만하고 조용한 투입과 배출뿐이다. 이따금 간호사가 전기면도기로 수염을 밀고, 끝이 둥근 작은 가위로 귀와 코 밖으로 비어져나온 하얀 털을 깎는다. 눈썹도 가지런히 다듬는다. 의식은 없어도 그것들은 계속 자란다. 그런 사람을 보고 있으면, 인간의 삶과 죽음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덴고는 점점 알 수 없어진다. 원래 차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기는 한 걸까. 우리가 그저 편의상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 P61

하지만 때로는 단순한 반복이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질 때도 있다. - P70

할 수 있는 일이라도 누구나 다 하는 건 아니에요. - P75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만큼 속여먹기 쉬운 상대도 없다고 우시카와는 새삼 생각했다. - P96

주위 아이들 모두가 신나게 떠드는 가운데 내내 침묵해야 하는 그괴로움에 비하면, 나 혼자서 지키는 침묵은 훨씬 쉽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 P108

그녀는 이제 더이상 어느 누구도 상처입히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상처받고 싶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 P110

인간은 희망을 부여받고, 그것을 연료로, 목적으로 삼아 인생을 살아간다. 희망 없이 인간이 계속 살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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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란 자기 자신부터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 P36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란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야 비로소 뭔가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입니다. - P37

사람이 무엇이든지 간에 무엇인가를 손에 들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언젠가 나누어주기 위해서입니다. - P37

교육은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게 아니라 독창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그것을 계발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그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방법을 친절히 가르치는 일입니다. - P42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사람들을 모두 똑같이 만드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더 유감스러운 일은, 우리 교육이 사람들을 모두 똑같게 만들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입니다. - P42

"우리는 아이들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만들었을 때 행복해한다. 우리처럼 좌절하고 병들고 눈과 귀가 멀었지만 지능만 높은 인간으로 만들었을 때 말이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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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세계에나 광신적인 인간은 있는 법이지요. 광신에 빠진 사람이 언제 어떤 생각을 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그렇잖습니까?" - P21

나이 먹는다는 거, 참 싫지요. 기억의 서랍이 뻑뻑해져요. - P26

"중요한 지식에는 중요한 책임이 따른다." - P32

‘폭력‘이라는 것이 어쩌면 이번 일의 키워드가 될지도 모른다. - P35

제아무리 경비가 철저하다 해도 어떻게든 그걸 뚫어야 한다. 아니, 철저하면 할수록 그건 꼭 열어야만 한다. - P36

산다는 것은 죽지 않는다는 것은 덴고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 P44

앞으로 조금만 더 이곳에서 살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 죽는 건 그다음이라도 늦지 않아. 아마도. - P46

일단 집중력이 무너지면 아무리 주의 깊은 사람이라도 반드시 한두 가지 실수를 범하게 돼. 고독은 산이 되어서 사람을 갉아먹어." - P55

반은 다마루를 향해, 반은 자기 자신을 향해. "외톨이지만 고독하지는 않아요." - P55

"희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시련이 있는 법이니까." - P55

희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시련이 있다. 네 말이 맞아. 그건 확실해. 단지 희망은 수가 적고 대부분 추상적이지만, 시련은 지긋지긋할 만큼 많고 대부분 구체적이지. 그것도 내가 내 돈 들여가며 배운 것 중 하나야.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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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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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읽는 작품인데 오래 전에 읽어서 잊어버린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흥미진진하다.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이 대단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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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저마다의 삶이 있고 저마다의 예정이 있다. - P559

우리는 각자 어깨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아슬아슬한 때에 - P570

솔직히 말해 덴고는 유도라는 경기에 진심으로 몰두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자립하기 위해서는 유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필요했기 때문에, 주위의 기대를 저버리지않도록 착실히 연습에 임했을 뿐이다. 덴고에게 그건 스포츠라기보다 살아남기 위한 현실적인 방편이었다. - P572

이 세계에 (혹은 그 세계에) 달이 한 개밖에 없건, 두개가 있건 세 개가 있건, 결국 덴고라는 인간은 단 한 사람밖에 없다. 거기에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어디에 있더라도 덴고는 덴고일 뿐이다. 고유의 문제를 안고 있고, 고유의 자질을 가진 한 명의 똑같은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 이야기의 포인트는 달에 있는 게 아니다. 나 자신에 있는 것이다. - P585

진실을 아는 것만이 인간에게 올바른 힘을 부여해준다. 그것이 설령 어떤 모습의 진실이라 해도. - P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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