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세상일이란 모두 무의미한 것뿐이야! - P185
그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느꼈고 그 이외의 다른 사람이 되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금은 오직 이전의 자기보다 더 나은 자신이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레빈에게 이 집은 전 세계나 다름없었다. 이 집은 그의 부모가 살았고 또한 죽어간 세계였다. 그들은 레빈의 눈에 완전무결한 이상으로 비치는 생활을 했고, 그가 자기의 아내와 자기의 가족과 함께 다시 일으키려고 공상했던 생활을 해온 것이다. - P191
레빈에게 결혼은 인생의 최대사로, 인생의 행복은 모두 이것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이 큰일마저 단념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 P191
인생을 답답하게 생각한다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 P193
돌리의 눈엔 안나가 안절부절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돌리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는, 뭔가 이유가 있는, 그리고 그 대부분이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에 뿌리박고 있는 듯한 들뜬 상태처럼 보얐다. - P195
당신의 마음속에 용서할 수 있을 만큼의 사랑이 있었을 뿐인걸 ……. - P196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는 제각기 자기만의 비밀이란 게 있어요. - P196
그녀는 안나를 사랑하고 있었지만, 그녀에게도 역시 약점이 있다는 것을 보는 것이 어쩐지 즐거웠다.
기차 안에서는 그렇게 의미 깊게 여겨졌던 일이 사교계에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무의미한 사건의 하나에 지나지 않으며,그녀는 어느 누구에게도 또 자기 자신에게도 조금도 부끄러울 이유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 P220
안나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자의 결점을 보고 웃을 때처럼 그렇게 빙그레 웃었다. - P222
그가 알기로 페테르부르크의 세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전혀 상반된 두 부류로 나뉘어 있었다. 저급한 한쪽 부류는 야비하고 어리석고 무엇보다도 우스운 인간들로, 한 남편은 정당하게 결혼한 한 아내하고만 생활해야 한다는 것과 처녀는 순결해야 하고 여자는 수줍어 해야 하고, 사내는 사내다워야 하며 절도 있고 건강해야 하고 자녀를 교육시키고 자기가 벌어서 생계를 꾸려야 하고 부채는 갚아야 한다 등등의 온갖 어리석은 것을 믿고 있는, 말하자면 고루하고 우스운 종류의 사람들이었다. 다른 한쪽의 부류는 그의 친구들이 속해 있는 진정한 인간의 무리로, 그들에게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우아하고 아름답고 도량이 넓고 대담하고 쾌활하고 온갖 정열에 얼굴을 붉히는 일 없이 몸을 던져야 하며, 그 이외의 온갖 것들은 모두 웃어넘길 수 있어야 했다. - P227
내 생각으로는 사랑 …… 플라톤이 ‘향연’에서 유별하고 있는 두 가지 사랑이 사람들에게 시금석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거야. 어떤 사람들은 한쪽 사랑만을 이해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또다른 쪽 사랑만을 이해하지. 그리고 비플라톤식 사랑만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쓸데없이 비극이니 어쩌니 하지. 하지만 그런 종류의 사랑엔 어떠한 비극도 있을 수가 없어. 기껏해야 ‘덕택에 정말 즐거웠어. 고마워. 그럼 안녕‘ 정도가 비극의 전부야 그리고 플라톤식 사랑에도 비극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어. 왜냐하면 그런 사랑에서는 모든 것이 명백하고 순결하니까. - P90
"자네는 정말 순수한 인간이야. 그게 자네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해. 자네는 자신이 순수한 성격이기 때문에 전 인생이 순수한 현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라겠지만, 그건 여간해선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자네는 또 사회적 직무에 따르는 활동이라는 것을 멸시하고 있어. 그건 말하자면 자네가 일과 목적이 언제난 일치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지만, 그것도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자넨 또 한 인간의 활동이 언제나 목적을 가져야 되는 것처럼 사랑과 가정생활이 언제나 동일하기를 원하고 있어. 하지만 그것 역시 그렇지는 않은 거야. 인생의 온갖 변화와 매력과 아름다움은 모두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져 있는 거니까." - P91
이제야 그녀는 전혀 새롭고 예상치 못한 존재로서 안나를 바라보았다. 이제야 그녀는 안나가 라일락빛 의상을 입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 그녀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녀가 언제나 치장을 초월한다는 데 있었다는 것. 치장의 흔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데 있었다는 것을 이해했다. - P161
"너도 알겠지만, 자본은 노동자를 압박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노동자와 농민은 모두 노동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는 데다가 아무리 뼈가 녹아나게 일을 해도 그 가축 같은 상태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게 돼 있단 말야. 사실 노동으로 인한 모든 수익이라는 것은 그들이 처지를 개선하고 자기들을 위해서 여가를 얻고, 그 결과로 교육도 받는 데 쓰여야 하는 거지. 하지만 그런 이윤이라는 게 모조리 자본가들에게 수탈당하고 있지 않은가 말야. 이처럼 오늘날의 사회는 그들이 일을 하면 할수록 상인이나 지주 들의 배는 살찌지만 그들 자신은 영구히 노동하는 가축으로 지내고 마는 제도로 형성되어버렸단 말이야. 그래서 이런 제도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단 말이지." - P178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 P11
무엇보다도 끔찍한 일은 모든 허물이 내게 있다는 것이다. 허물은 내게 있다. 그렇다고 내게 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거기에 모든 비극이 있는 것이다. - P13
‘모든 화근은 이 어리석은 미소에 있다.‘ - P15
해답은 얻을 수 없었다. 가장 착잡하고 풀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하여 삶이 주는 일반적인 해답 이외에는. 그 해답이란 이렇다. 사람은 그날그날의 요구에 따라 살아야 한다. 말하자면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 P17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는 법이니까요. - P20
상류 사회에서 생활하는, 또한 나이를 먹으면서 어떤 심적 활동에 대한 욕구를 갖게 된 그에게는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견해를 갖는다는 것은 마치 모자를 갖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가결한 일이었던 것이다. 만약 그가 자유주의적 주장을(그 주위의 대다수 사람들이 마찬가지로 품고 있던 보수적인 주장 이상으로) 존중하고 있는 것에 어떤 이유라도 있다면, 그가 자유주의적 경향을 보다 현명한 것으로 인정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그의 생활양식에 한결 잘 맞았기 때문임에 불과하였다. - P23
그로 하여금 직장에서 이같은 일반적 존경을 얻게 한 주된 특질은 첫째로 그가 자기의 결함을 의식하고 있는 데에서 비롯된 타인에 대한 극도의 관용이었고, 둘째로 그의 자유주의, 말하자면 신문을 읽고 터득한 것이 아니라 그의 핏속에 흐르고 있는 온전한 자유주의였다. 그는 상대방의 재산과 신분의 귀천 여하를 막론하고 어떤 사람에게나 평등과 공평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셋째는 - 이것이 가장 중요하였지만- 그가 종사하고 있는 직무에 대한 완전한 무관심이었다. 그 결과로서 그는 결코 열중하거나 과실을 범하거나 하는 일이 없었던 것이다. - P38
사무를 유쾌하게 진행시키는 데 필요한 자유와 솔직함과 냉랭한 공식적 태도의 한계를 스테판 아르카디이치만큼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 P39
상이한 활동 분야를 선택한 사람들이 흔히 서로 그러듯이 그들 두 사람도 이성으로는 상대의 세계를 시인하면서도 내심 그것을 경멸하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자신이 하고 있는 생활만이 참된 생활이고 친구가 하고 있는 생활은 한낱 환상에 지나지 않는 듯이 생각하는 것이었다. - P42
이 두 사람의 차이는, 누구나 하고 있는 대로 살아가는 오블론스키가 자신 있고 사람 좋게 웃는 데 반하여, 레빈의 웃음은 자신이 없고 때로는 노한 듯이 보인다는 점이었다. - P43
‘그렇다.’ 그는 생각했다. ‘이게 바로 인생이다. 이게 바로 행복이다!함께라고 그녀는 말했다. 함께 타요. 라고 - P66
지금 레빈에게는 세상의 모든 처녀가 명백히 두 부류로 나뉜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다. 한 부류에는 키티를 제외한 세상의 모든 처녀들이 속해 있고, 그들은 인간으로서의 온갖 약점을 지닌, 말하자면 아주 범상한 처녀들이었다. 그리고 또다른 부류는 약점이라곤 전혀 없는, 모든 인간성을 초월한 오직 그녀 한 사람뿐인 것이다. - P81
여자란 온갖 일의 바탕이 되는 중심축 같은 거야. - P86
사실의 부정은 해답이 되지 못해. - P89
한 공간에 있게 된 중년의 부부(에두어르트와 샤를로테), 아내 샤를로테의 수양딸인 오틸리에, 남편 에두아르트의 친구인 대위. 이렇게 네 사람 사이의 밀고 당디는 미묘한 감정의 작용을 당시 유행하던 화확의 친화력이라는 개념을 빌려 묘사한 작품이다. 남편 에두아르트는 오틸리에를 얻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죽어서 나란히 묻히게 된다. 그렇게라도 옆에 있을 수 있어서 행복함을 느낄까.
친척이나 친구들, 집안 식구들은 그들이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때는 지금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나야 할 일에 대해 필요하고 당연한 정도 이상으로 서로 대화를 나누며, 자기들의 계획, 사업,목전의 일들에 대해서도 거듭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면서 서로 간에 충고를 바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평생 서로 충고하며 지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정작 남의 도움과 확인이 가장 필요한 듯 보이는 중요한 순간에 사람들의 태도는 달라진다. 사람들은 그때마다 요구되는 구체적 수단을 서로에게 숨기고, 일의 결과와 목적, 그리고 도달된 성과만을 다시 공동의 화제로 삼으면서, 제각각 자신에게로 되돌아가고, 제각각 혼자서 행동하며, 제각각 자기 방식대로 행동하려고 애쓴다. - P361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들을 이끌어 가기에 적합하지 않아요.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더 많은 것을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요구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랍니다. 자신을 되찾은 불행한 사람만이 자신과 남을 위해, 변변찮은 것이라도 기꺼이 즐길 수 있는 감정을 키울 수 있답니다. - P367
그 끈질긴 사람은 쇠를 두드려 형태를 만들 수 있는 순간이 아무 때나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 P390
현실에서 충족되지 않는 모든 욕구는 믿음을 강요하는 법이다. - P402
행운아에게는 주변의 모든 상황이 호의적으로 보이고, 막연하게 벌어지는 일도 눈에 띄게 보이지만, 불행한 사람에게는 아주 작은 일이라도 마음을 아프게 하고 상처받게 하는지도 모른다. - P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