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으로는 사랑 …… 플라톤이 ‘향연’에서 유별하고 있는 두 가지 사랑이 사람들에게 시금석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거야. 어떤 사람들은 한쪽 사랑만을 이해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또다른 쪽 사랑만을 이해하지. 그리고 비플라톤식 사랑만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쓸데없이 비극이니 어쩌니 하지. 하지만 그런 종류의 사랑엔 어떠한 비극도 있을 수가 없어. 기껏해야 ‘덕택에 정말 즐거웠어. 고마워. 그럼 안녕‘ 정도가 비극의 전부야 그리고 플라톤식 사랑에도 비극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어. 왜냐하면 그런 사랑에서는 모든 것이 명백하고 순결하니까. - P90
"자네는 정말 순수한 인간이야. 그게 자네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해. 자네는 자신이 순수한 성격이기 때문에 전 인생이 순수한 현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라겠지만, 그건 여간해선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자네는 또 사회적 직무에 따르는 활동이라는 것을 멸시하고 있어. 그건 말하자면 자네가 일과 목적이 언제난 일치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지만, 그것도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자넨 또 한 인간의 활동이 언제나 목적을 가져야 되는 것처럼 사랑과 가정생활이 언제나 동일하기를 원하고 있어. 하지만 그것 역시 그렇지는 않은 거야. 인생의 온갖 변화와 매력과 아름다움은 모두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져 있는 거니까." - P91
이제야 그녀는 전혀 새롭고 예상치 못한 존재로서 안나를 바라보았다. 이제야 그녀는 안나가 라일락빛 의상을 입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 그녀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녀가 언제나 치장을 초월한다는 데 있었다는 것. 치장의 흔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데 있었다는 것을 이해했다. - P161
"너도 알겠지만, 자본은 노동자를 압박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노동자와 농민은 모두 노동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는 데다가 아무리 뼈가 녹아나게 일을 해도 그 가축 같은 상태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게 돼 있단 말야. 사실 노동으로 인한 모든 수익이라는 것은 그들이 처지를 개선하고 자기들을 위해서 여가를 얻고, 그 결과로 교육도 받는 데 쓰여야 하는 거지. 하지만 그런 이윤이라는 게 모조리 자본가들에게 수탈당하고 있지 않은가 말야. 이처럼 오늘날의 사회는 그들이 일을 하면 할수록 상인이나 지주 들의 배는 살찌지만 그들 자신은 영구히 노동하는 가축으로 지내고 마는 제도로 형성되어버렸단 말이야. 그래서 이런 제도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단 말이지."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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