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된 일부일처제란 강요된 행복과 마찬가지인데, 그건 우리도 알다시피 가능하지 않죠. 강요되지 않은 일부일처제가 가능해 보일 수는 있어요. 로맨틱한 일부일처제는 바람직해 보일 수도 있죠. 하지만 첫 번째는 보통 강요된 일부일처제의 한 형태로 다시 주저앉고, 두번째는 강박과 히스테리에 사로잡히기 쉽죠. 또 그렇게 해서 편집광에 가까워져요. 우리는 상호 간 열정과 공유된 편집광을 늘 구별해야 합니다." - P26

"아니, 잘못은 아니에요. 우리 모두 우리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추구해요, 그게 우리의 소멸을 뜻한다 해도. 가끔은 특히 그게 소멸을 뜻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는, 또는 얻지 못한다 해도, 어차피 그때는 이미 너무 늦은 경우가 많죠." - P27

"적당한 행복에 적당히 만족하라. 인생에서 유일하게 분명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건 불행이다." - P31

"괴테, 우리 가운데 그보다 더 충만하고 더 흥미로운 삶을 살 사람은 거의 없겠죠. 그런데 그는 임종 때 -당시 여든둘이었는데-평생 겨우 15분만 행복을 느껴보았다고 말했어요." - P31

삶은 아름답지만 슬픈가, 아니면 슬프지만 아름다운가? - P39

많은 경우 "스스로 생각하는 것"은 더 진실하고 깊은 생각을 낳기보다는 하나의 통념idée reque을 다른 통념으로 대체하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라는 것 - P40

그녀가 말한 대로 우리는 삶에서 늘 우연이라는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삶에서 행운의 평균 할당량이 얼마인지 또는 얼마가 되어야 하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이것은 답할 수 없는 질문이고, 또 어차피 여기에 "얼마가 되어야 한다" 같은 건 없는 게 분명하다-그녀가 나의 행운에 속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 - P40

"삶은 필연적인 동시에 불가피하죠." - P40

그녀 자신에 관해 말하자면 자기 연민이 없는 것은 그녀가 삶을 대하는 스토아철학적 태도의 일부였다. - P41

그녀는 완강하게 고통을 견디었고 절대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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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그녀를 아는 사람들만 알았다. 이것은 자명하게 들릴 수도 있다. 다만 요즘 같은 디지털 풍경 속에서는 친구와 추종자 follower가 전과는 다른 희석된 의미를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서로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 그리고 그런 피상성에 만족한다. - P22

그녀는 이전 세대가 아니라 이전 시대의 진리, 그녀가 생명력을 유지해 주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버린 진리에 따라 살았다. - P23

그녀는 말한 적이 있다. "시간에 속지 말고 역사-특히 지성사-가 선형적이라고 상상하지 마세요." - P23

"그리고 잊지 마세요. 전기나 역사책은 말할 것도 없고 소설에서도 어떤 인물이 형용사 세 개로 줄어들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게 보이면 그런 묘사는 늘 불신하세요." 이것은 내가 따르려고 애를 써온 경험칙이다. - P23

"일신교monotheism." 엘리자베스 핀치가 말했다. "편집광monomania. 일부일처제monogamy. 단조로움monotony. 모노라는 말로 시작해서 좋은 게 없죠." 그녀는 말을 끊었다. "모노그램monogram*-허영의 표시죠. 외눈 안경monocle, 마찬가지. 단종 재배monoculture-유럽 농촌 사멸의 전조예요. 나도 모노레일monorail의 유용성은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많은 중립적 과학 용어가 있다는 사실 또한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죠. 하지만 이 접두사가 인간사에 붙을 때는..………… 단일 언어 사용자monoglot, 폐쇄적이고 자기기만적인 나라의 표시죠. 모노키니monokini,** 의복으로서나 어원으로서나 경박해요. 독점monopoly-보드 게임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은 시간이 지나고 보면 늘 재앙이죠. 단고환증單睾丸症, monorchid, 동정하기는 하지만 바라지는 않는 상태. 질문 있나요?"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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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최고 형태는, 그리스인이 알고 있었듯이, 협력이에요. - P12

물론 나는 여러분이 이 강의를 흥미롭게 여기기를, 사실 즐거워하기를 바라요. 그러니까 엄격한 즐거움이죠. 이 두 말은 양립 불가능한 게 아닙니다. 또 나는 그 대가로 여러분도 엄격하기를 기대해요. 준비 없이 대충 하는 건 맞지 않아요. - P12

그래, 그녀는 인위를 신봉했으니까, 우리한테 여러 번 말했듯이. 그리고 인위는, 이 또한 그녀가 말했듯이, 진실과 양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 P14

사실 - 모든 흡연자는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 "한두 대"는 늘 서너 대라는, 심지어 반갑이라는 뜻이라는 게 드러나곤 한다. 반면 EF는 자신의 흡연을 두고 어떠한 태도도 과시하지 않았다. 그것은 설명이나 꾸밈이 필요 없이 그녀가 그냥 하는 일이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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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플 때의 반사적인 웃음도, 당사자에 의해 웃음거리가 되는 자학적인 웃음도, 나는 둘 다 인간의 자유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자유는 무한한 가능성이나 무엇과도 바꿀 수없는 자기실현 같은, 말만 그럴듯한 것과는 하등 관계가 없다. 그것은 그렇게 거대하고 용장한 서사 속에 없다. - P98

적어도 우리에게는 가장 괴로울 때 웃을 자유가 있다. 가장 힘든 상황 한복판에서조차 거기에 얽매이지 않을 자유가 있다. 사람이 자유다. 이 말은 선택지가 충분히 있다든가 가능성이 많다는 말이 아니다. 아슬아슬하게 겨우 버티고 있는 꽉 막힌 현실의 끝자락에서, 딱 한 가지뿐인 무언가가 남겨져 그곳에 존재한다. 그것이 자유라는 것이다. - P98

우리의 인생은 부족한 것투성이, 아귀가 잘 맞지 않는 것투성이다. 그것은 껄끔껄끔하고, 고통과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고, 어릴 적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고, 협소하고, 단편적이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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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자신을 만들어 내고 자신의 기반을 이루는 서사는 단 하나가 아니다. 애초에 자기라는 것은 다양한 이야기의 집합이다. 세계에는 가벼운 것이나 무거운 것, 단순한 것이나 복잡한 것에 이르기까지 온갖 서사가 있다. 우리는 그것들을 조합하여 ‘하나의‘ 자기라는 것을 만들어 내고 있다. - P60

특히 우리는 이야기를 모아 자기 자신을 만들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모아 세계 자체를 이해하고 있다. 어떤 행위나 장면이 즐거운 술자리인지, 악질 성희롱인지, 우리는 그때마다 정의 내린다. 다양한 이야기와 ‘화법‘을 모아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내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 P60

그렇게 우리는 일상적으로 갖가지 이야기를 모아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늘 그것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이야기는 살아 있다. 그것은 우리 손을 빠져나가 우리를 배신하고, 우리를 타고 앉아 우리를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돌려세운다. 그것은 살아 있다. - P61

자기 자신이나 세계는 서사를 이야기할 뿐 아니라 서사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러한 서사는 갑자기 중단당해 찢겨 나갈 때가 있다. 또 서사는 때로 그 자체가 파탄을 내고, 다른 서사와 갈등하며 모순을 일으킨다. - P63

서사는 ‘절대로 벗을 수 없는 안경‘ 같은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서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자기 자신이나 세계를 있는그대로의 모습으로 마주할 수 없다. 그러나 서사가 중단되어 찢겨 나가 모순을 일으킬 때, 서사의 바깥쪽에 있는 ‘무언가‘가 어렴풋이 이쪽을 엿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 P63

있을 곳이 문제로 떠오르는 때는 반드시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든지, 아니면 그것을 손에 넣을 수 없을 때든지, 둘 중 하나다. 따라서 있을 곳은 늘 반드시, 부정적인 형식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있을 때라면, 있을 곳이라는 문제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일조차 없다. 있을 곳이 문제가 되는 때는 반드시 그것이 ‘없을‘ 때에 한정된다. - P80

생명은 언제나 반드시 ‘길‘을 찾아낸다. 그것은 살아남기 위한 길,
이곳에서 나가기 위한 문이다. - P81

실제로 어딘가로 이동하지 않더라도 ‘출구‘를 찾아내는 일은 가능하다. 누구에게나 생각지도 못한 곳에 ‘바깥을 향해 열려 있는 ‘창‘이 있다. 내 경우에 그것은 책이었다. - P81

네모진 종이책은 그대로 온전히 바깥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네모난 창이다. 따라서 우리는 책을 읽으면 실제로는 자기 집이나 거리밖에 알지 못하면서도 여기에 없는 어딘가에 ‘바깥‘이 있고, 자유롭게 문을 열고 어디에라도 갈 수 있다는 감각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때가 오면 진정 창과 문을 열어젖히고 자기가 좋아하는 곳으로 풀쩍 뛰어나가는 것이다. - P82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세계에는 얼마 동안 돌아올 수 없는 사람도 있고,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도 적지 않다. 또는 처음부터 어디에도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도 있다. - P85

우리는 우리 인생에 꽉 묶여 있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처음부터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무언가 아주 불합리하고 복잡한 사정에 의해, 어느 특정한 시대의 특정한 장소에서 태어나, 다양한 ‘불충분함‘을 떠안은 ‘나‘라는 것에 갇혀, 평생을 살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 인생이란 것은 종종 퍽이나 쓰라리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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