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공무원인 아버지와 농협 창구원인 어머니는 많은 것을 가르쳤다. 대개 무언가를 이루기보다는 당하지 않기 위한 지혜였다. - P82

스무 살 새내기. 그는 얼마간의 설렘과 잉여 시간을 연극부에 투자하기로 했다. 의외라는 동기들의 반응에 그는 네모나지도 둥글지도 않은 안경을 추켜올리며 답했다.
"뭔가 다른 게 되어볼 수 있잖아." - P83

"중세의 예술가들은 조각을 대리석 안에 감춰진 신의 형상을 꺼내는 일이라고 여겼죠. 통계학이란 마찬가지로 숫자 안에 숨은 메시지를 꺼내는 일이랍니다"라는 옛 교수의 말은 멋있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메시지는 숫자 안에 숨은 것이 아니라 그가 참석하지 못하는 회의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정해진 결론에 봉사하도록 숫자를 가공하는 일이 그의 몫이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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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이와 직업과 외모를 초월한 사랑이 더 진실하다 여기면서도 정말 그것들을 초월하려고 시도하면 자격을 물었다. 인생을 반도 안 산 사람에게 어떻게 ‘도태‘되었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지, 596명이나 거기에 추천을 누르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의아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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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제거한 사람이란 무엇일까? 말투? 표정? 서 있는 자세?
결국 들리고 보이는 것들인데 그것이 직업이나 학력에 비해 믿을 만한 자질일까?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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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는 붉고, 제비꽃은 푸르고, 나는 나다‘ - P12

그것도 사랑이라면, 나는 어쩐지 그 근시의 사랑이 조금 그립다. - P37

혼자서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둘이서 행복할 수는 없다는 전언에 맹희도 동의했다. 혼자를 두려워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말 것. 적극적으로 혼자 됨을 실천할 것. 연애는 옵션이거나 그조차도 못 되므로 질척거리지 말고 단독자로서 산뜻한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할 것. - P47

사랑은 걷잡을 수 없는 정열일까. 견고한 파트너십일까. 둘 다일 수도, 둘 다 아닐 수도.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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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가지 일들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 P302

눈이 보지 못하는 것을 가슴은 느낄 수 있다. - P311

이따금 나는 세상이 나와 같은 일정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잊는다. 모든것이 죽어가는 게 아니라는 것, 혹은 죽어가더라도 해가 조금 비치고 일상적인 격려만 해주면 다시 살아날 거라는 것. 이따금 나는 생각한다. 난 이 나무보다 나이가 많고, 이 벤치보다 나이가 많고, 비보다 나이가 많다. 그렇긴 하지만. 난 비보다 나이가 많지는 않다. 비는 오랜 세월 동안 내렸고 내가 간 뒤에도 계속 내릴 것이다. - P336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때가 있었고,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한 때도 있었다. 최소한 삶을 꾸리기는 했다. 어떤 종류의 삶? 그냥 삶.
나는 살았다. 쉽지는 않았다. 그렇긴 하지만, 절대로 견딜 수 없는것이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 P340

살아 있는 방법은 참으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죽어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다. - P349

죽음은 분주했다. 돌볼 사람이 너무 많았다. 죽음이 내가 거짓말로 주의를 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지갑 속에 있던 색인카드를 꺼내 옷핀으로 재킷에 꽂았다. - P350

수백 가지 일들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내가 편지를 받은 때부터 누가 됐든 그것을 보낸 사람을 만나러 갈 때까지 그 며칠 사이에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다. - P351

그렇다고 내 삶이 거의 끝났다는 것은 아니다. 인생에 관해 가장 인상 깊은 점은 그 변화 능력이다. 어느 날 우리는 사람이었는데 다음날 그들은 우리가 개라고 한다. 처음에는 견디기 힘들지만, 한참 지나면 그것을 상실로 여기지 않는 법을 터득한다. 심지어 짜릿한 흥분을 느끼며 깨닫는 때도 있다. 변함없이 유지되는 것들이 아무리 적어도 우리는, 달리 적당한 표현이 없어서 ‘인간으로 살기‘
라고 칭하는 노력을 여간해서는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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