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공무원인 아버지와 농협 창구원인 어머니는 많은 것을 가르쳤다. 대개 무언가를 이루기보다는 당하지 않기 위한 지혜였다. - P82

스무 살 새내기. 그는 얼마간의 설렘과 잉여 시간을 연극부에 투자하기로 했다. 의외라는 동기들의 반응에 그는 네모나지도 둥글지도 않은 안경을 추켜올리며 답했다.
"뭔가 다른 게 되어볼 수 있잖아." - P83

"중세의 예술가들은 조각을 대리석 안에 감춰진 신의 형상을 꺼내는 일이라고 여겼죠. 통계학이란 마찬가지로 숫자 안에 숨은 메시지를 꺼내는 일이랍니다"라는 옛 교수의 말은 멋있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메시지는 숫자 안에 숨은 것이 아니라 그가 참석하지 못하는 회의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정해진 결론에 봉사하도록 숫자를 가공하는 일이 그의 몫이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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