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대학에서 여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이 기껏해야 여자 조정 경기에 참가하거나 출세를 보장받은 남자 동급생들이 말쑥하게 차려입고 엄숙한 표정으로 서 있을 때 그 옆에 인형처럼 서 있는 것 같은 유치하고 순진한 역할뿐임을 잘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여학생들에게는 학위조차 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다. - P99

감미로운 공상 뒤에는 현실 복귀라는 쓰라린 대가가 기다리고 있다. 공상을 통해 피해왔던 현실을, 더 악화되어버린 듯 느껴지는 현실을 다시 받아들이는 그 순간. 세부 하나하나까지 그럴듯하게 보이던 공상의 순간들은 구체적인 현실 앞에서는 한순간의 어리석음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어려웠다. - P113

공상의 논리 앞에서는 누구나 무력하다는 착각이 그것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 P114

진실은 그보다 더 단순한 것이었다. - P1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다면, 20억 명의 사람들이 20억 개의 목소리와 하나같이 중요하다고 아우성치는 20억 개의 생각들을 가지고 자신만은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곳이었다. 이런 세상에서는 사실 어느 누구도 특별할 수 없었다. 모두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아무도 특별하지 않았다. - P61

사람을 불행에 빠뜨리는 것은 사악함과 음모만이 아니었다. 혼동과 오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 역시 우리 자신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똑같은 존재라는 단순한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불행을 부른다. - P67

그녀 앞에 펼쳐진 장면은 이미 오래 전에 일어났고, 모든 결과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엄청나게 큰 것에 이르기까지 이미 정해져 있는 듯한 느낌. 앞으로 아무리 이상하거나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리 놀랍지 않고 오히려 어딘가 낯익은 듯한 느낌이 들고, ‘아 그래, 맞아, 그거였구나, 왜 진작 몰랐지?‘하고 혼잣말을 하게 될 것만 같았다. - P83

이혼이라는 단어는 아이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외설과 가족의 수치를 담고 있는 말이었다. - P88

어쨌든 잭슨은 이혼이라는 말을 큰 소리로 내뱉는 것이 이혼이라는 행위 - 그것이 어떤 행위인지는 쌍둥이들뿐만 아니라 롤라조차도 잘 모르고 있었지만 -만큼이나 큰 죄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P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게 계속 달려야만 하는 건 아니란다 - P5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가 나이테를 떨쳐 낼 수 없듯이, 나는 내 과거를 펼쳐 낼 수 없다. - P353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이 그 얼굴의 전부는 아니다. 그 얼굴에는 자신에게 벌어졌던 모든 일이, 앞으로 곧 일어나려고 하는 모든 일이 담겨 있다. 그 지점으로 데리고 온 시간과 다가옴을 예고하는 시간이 수백만 초의 죽음과 또 다른 수백만 초의 약속이. - P357

내가 저지른 일이 미친 짓으로 보였지만, 나는 평생을 본능에 따라 행동해 왔다. 그러니까 이성이 내 삶의 훌륭한 가늠자는 아니었다. 나는 있어야 할 곳에 있었고 중요한 것은 그게 전부였다. - P361

그 애의 두 눈은 다른 세상으로, 광기와 인접한 지식으로 열리는 문이었다. - P362

나는 비올라를 다시 만나면 모든 것이 보다 단순해지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바람에도 수도 없이 많은 이름을 붙이는 세상에 단순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 P377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필요가 사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P394

「사라진 새지. 그리고 날지 못한다는 게 그 특성이고, 나는 도도 새야, 미모, 예전의 내가 아니라고, 무덤에 눕고 허공으로 뛰어내리는 비올라가 아니라고 나를 원망하는 거 알아. 하지만 도도 새는 바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라졌어. 너무 쉬운 먹잇감이었던 거지. 사라지고 싶지 않으면 나 자신을 잘 돌봐야 해. - P420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만약 전부 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다르게 선택할 수도 있겠지, 미모. 네가 단 한 번도 틀리는 법 없이 처음부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넌 신인 거야. 네게 품은 그 모든 사랑에도 불구하고 네가 내 아들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나조차 신을 낳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 P422

우리 각자는 해야 할 역할이 있지. - P435

자신의 거처에서 멀리까지 나온 비올라가 새로운 교훈을 내게 줬다. 진정한 삶은 책 속에 있었다. - P441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기에는 비정상적으로 젊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는 대조적으로 비탈리아니의 피에타는 젊은 여자가 아니다. 삶을 겪어 본 사람이다. - P469

누군가를 찬미한다는 것, 그건 조금은 그를 싫어한다는 소리이고, 그 역도 성립이 돼. - P4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각기 다른 시대의 집들을 지나 걸어가다가 1920년대의 우체국에 들렀고, 며칠씩 걸려 메시지를 받는 만족 지연의 산업, 기대감의 산업 전체가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 P122

홈리스에겐 역사가 없다. 그들은...... 어떻게 말해야 할까, 역사 밖 존재, 소속없는 존재다. - P123

그해에 꼭 특별한 점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네. 가우스틴이 대답했다. 시간은 특별함에 둥지를 틀지 않아. 시간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곳을 찾지. 다른 시간의 흔적을 발견하는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평범한 어느 오후일 거야. 삶 그 자체를 빼면 아무런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은 오후...... - P127

인생은 한 번의 실패로 끝나지 않아요. - P150

나는 아버지의 말이 인생은 실패로 가득할 텐데 이건 단지 맨 처음에 겪는 실패일 뿐이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인생은 한 번의 실패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의미인지 확실히 이해하지 못했다. 어쩌면 둘 다였을 것이다. - P151

마지막에 가면 정신은 말하는 법을 잊고 입은 씹는 법을 잊으며 목구멍은 삼키는 법을 잊는다. 다리는 걷는 법을 잊는다. - P156

진정으로 죽음을 갈망하는 몸은 더이상 허영심을 품지 않는다. - P1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