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략‘ ellipsis이라는 단어는, 그 친구들의 설명에 따르면, 어원 그대로는 ‘침묵 속에 숨다‘라는의미였다. - P213

"부모가 되면 사람이 용감해지기도 하죠. 아니면 아무 거리낌이 없어진다고나 할까요" - P214

나는 누구를 좋아하느냐, 좋아하지 않느냐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일 자체가 너무 낯선 일이 돼버려서 그녀의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겠다고 말했다. 옆자리 남자와의 일은, 서로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어떤 상황에 대한 완벽한 예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 P217

그녀 본인으로 말하자면, 바로 그런 식으로 솔직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남자들에 대한 환상을 깨고 바닥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를 죽을 만큼 사랑한다고 말했던 남자들이 바로 다음 순간 대놓고 그녀를 모욕하곤 했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바로 그렇게 서로 솔직해지는 순간이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녀가 견딜 수 없는 것은 어떤 종류의 가식, 마치 실제로는 단지 그 순간에 그녀를 이용하고 싶을 뿐인 어떤 남자가, 마치 그녀를 온전히 원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거라고 했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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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주어진 역할이 너무 많다. 아내, 엄마, 딸, 언니, 시어머니, 할머니.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 매년 한 군데씩 고장이 나고 있다. 의사 선생님이 스트레스를 다뤄내는 힘이 약한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걸 내려놓고 내면의 힘을 더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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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순간이 늘 위험하게 마련이죠. 자신의 가치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큰 결정을 내려야 할 때요." - P188

사람들이 본인들이라면 절대 꿈도 꾸지 않을 일들을 다른 사람에게 열심히 권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사람들은 열성적으로 그를 파멸로 몰아넣었다. - P188

"어쩌면 우리 모두 동물원에 있는 동물 같은 신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리 중 한 녀석이 우리 바깥으로 나가는 걸 보면 미친듯이 달아나라고 하죠. 그렇게 나간 녀석이 결국엔 길을 잃고 말 운명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 P189

뭘 하든 그걸 하면서 스스로 즐기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옆자리 남자는 말했다. - P192

사람들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너그럽지 않게 되니까요.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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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단순히 수만 명, 수십 만 명의 청년들만 죽이는 게 아냐.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 마음속에서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뭔가가 죽어버린다네 - P122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는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으면 안 되네. 인류가 겪은 전쟁과 패배와 승리 중에는 군대와 상관없는 것도 있어. 그런 것들은 기록으로도 남아 있지 않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할 때 이 점을 명심하게."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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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식을 너그럽게 대할 수 있는 건 부모밖에 없다고 그는 말했다. - P103

사실 그는, 타인들이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다고, 재미있는 사람들은 섬 같은 존재들이라고 말했다. - P110

"그런 사람들은 길거리나 파티에서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더란 말입니다. 그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한 다음에 계획을 세워서 찾아가야 하는거지요." - P110

나는 그날 그가 찍은 사진이, 사실은 줄곧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그런 행동이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적어도 나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게 그와 나 사이의 차이였다. 그는 무언가를 관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반면 나는, 분명, 그 상황 안에 푹 빠져 있었던 것이다. - P112

산에 오르다 발을 헛디뎌 어딘가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드산객을 산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종종, 인생이란 그렇게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갔던 순간들에 대한 형벌의 연속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어떤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그가 알아차리지 못했던 일, 혹은 공감하지 못했던 일들일 거라고, 그가 모르는 것 혹은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았던 것들을 언젠가는 억지로 알게 될 수밖에 없는 거라고 말이다. - P113

자기를 속이는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는 겁니다. - P114

"그래서 제가 배운 게 있습니다. 무언가를 개선시킨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요. 그렇게 된 데에는 나쁜 사람들뿐 아니라 좋은 사람들의 책임도 있는 겁니다. 개선이라는 건 그저 개인적인 환상일 뿐입니다. 그것도 나름대로는 참 외로운 일이죠. 안젤리키의 소설 제목 「외로운 자리」처럼요. 우리 모두 거기에 중독돼 있는 거죠." - P119

나는 ‘진정한‘ 자신이라는 개념 자체가 환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자신 안에 어떤 독립된, 주체적인 자아가 있는 것 같지만, 그런 자아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거라고. - P126

지금 옛날을 되돌아보면, 특히 결혼 시절을 되돌아보면, 나와 아내는 선입견이라는 아주 긴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봤던 것 같아요. 그 선입견 때문에 우리는 주변과 건널 수 없는 거리를 유지하며 살았던 겁니다. 그런 거리가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해주었겠지만, 그만큼 환상이 들어설 여지도 생겼던 거죠. 내 생각에 우리는, 우리가 보는 대상들의 진짜 모습을 단 한 번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그것들에게 영향을 받을 위험도 없었겠지만요. 우리는 대상들이나 사람들, 혹은 장소들을 볼 때, 배를 탄 상태에서 지나가는 육지를 바라보는사람들처럼 엿보기만 했던 거예요. 그런 대상들의 문제를 발견한다고 해도, 혹은 그쪽에서 우리 문제를 발견한다고 해도, 양쪽 모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던 겁니다." - P142

"어쨌든 진실은 남는 겁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진실을 마주하세요."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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