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를 좋아하느냐, 좋아하지 않느냐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일 자체가 너무 낯선 일이 돼버려서 그녀의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겠다고 말했다. 옆자리 남자와의 일은, 서로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어떤 상황에 대한 완벽한 예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 P217
그녀 본인으로 말하자면, 바로 그런 식으로 솔직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남자들에 대한 환상을 깨고 바닥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를 죽을 만큼 사랑한다고 말했던 남자들이 바로 다음 순간 대놓고 그녀를 모욕하곤 했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바로 그렇게 서로 솔직해지는 순간이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녀가 견딜 수 없는 것은 어떤 종류의 가식, 마치 실제로는 단지 그 순간에 그녀를 이용하고 싶을 뿐인 어떤 남자가, 마치 그녀를 온전히 원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거라고 했다. - P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