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사람의 감정이 변하는 것만큼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은 없다. 하지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서 그것이 상처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 P5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병태는 애초에 불만이라는 것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었다. - P433

스스로 판단하기에 자신은 숱한 사소한 죄들을 저지르면서 그래도 큰 죄는 짓지 않는다고 안도하며 사는 평범한 소시민일 뿐이었다 - P4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상황에 의문을 품게 되는 계기는 수없이 많다. - P186

신앙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법이다. - P189

"우리는 모두 실패했어요. 그리고 그로 인해 한 사람은 벌을 받으려 하고, 한 사람은 온갖 속죄를 하려 하는군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사랑 안에서는, 평소에는 감히 이런 말을 입에 잘 담지 않습니다만, 사랑 안에서는 우리의 실수조차 오래가지 않는 것 같더군요." - P203

"이제는 나도 알아야 해. 세상 어디서나 은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야." - P203

그녀는 자신이 삶의 목표로 삼았던 특성들이 어디에나 있고, 세상은 이미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에, 그것을 말해 주는 새로운 증거에, 마치 소녀처럼 행복감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 P204

지금 이 순간에도 나 말고 에스테반과 페피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오직 카밀라만이 그녀의 아들과 피오 아저씨를 기억하고, 오직 이 여인만이 자신의 어머니를 기억한다. 그러나 우리는 곧 죽을 것이고, 그 다섯 명에 대한 모든 기억도 지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우리 자신도 한동안 사랑받다가 잊힐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 사랑이면 충분하다. 모든 사랑의 충동은 그것을 만들어 낸 사랑으로 돌아간다. 사랑을 위해서는 기억조차 필요하지 않다. 산 자들의 땅과 죽은 자들의 땅이 있고, 그 둘을 잇는 다리가 바로 사랑이다. 오직 사랑만이 남는다. 오직 사랑만이 의미를 지닌다. - P2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하지 못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그것이 나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 P293

푸른 이십대가 이미 지나가 버렸음을 상기시켜주듯 삶은 수시로 내게 검은 옷을 입을 것을 요구했다. - P293

죽음은 겪고 또 겪어도 늘 갑작스러웠다. 마술사의 모자 속에서 하얀 비둘기가 푸드덕 날아오를 때처럼 산 자들은 속수무책으로 그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P294

하기야 산 자가 죽은 자를 어떻게 이해하랴. 뒷부분이 찢겨나간 책처럼 죽은 자의 이야기는 산 자에게 영영 미지의 페이지로 남기 마련인 것을. - P301

문득 내가 진실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제이의 마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정말 알 수 없는 것은 다름아닌 내 마음이었다. - P310

생전에 가까운 사이였든 아니든 간에 우리는 대개 사람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그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는 점이었다 - P325

세상에 죽음보다 낯설고 두렵고 놀라운 것은 없다. 하지만 정말로 놀랄 일은 남의 죽음이 아니다. 그것은 언젠가는 결국 나도 죽는다는 사실일 것이다. - P3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오 아저씨에게는 다른 무엇도 중요하지 않았다. 스페인 걸작을 제대로 구현해 내는 아름다운 여인보다 사랑스러운 것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 P152

그녀는 작품 원문을 아름다운 목소리로 전달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흠잡을 데 없는 몸가짐과 개인적인 아름다움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표현했다. 대사를 말할 때는 단어와 단어 사이의 간격 자체로 인생과 원문에 대한 통찰력 가득한 해석을 드러냈다. - P152

세상의 부당함과 불행은 불변의 것이다.
진보 이론은 망상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행복을 모르기에 불행에도 둔감하다. - P155

모든 부자들이 그러하듯,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진정으로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그들의 집과 그들의 옷차림을 보고도 그런 생각이 드는지). 모든 교양 있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광범위한 독서를 한 사람들만이 자신이 불행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믿었다. - P155

결국 이 선량한 사람은 분노에 분노가 겹쳐 병이 나고 말았고, 분노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법은 배우게 되었다. - P156

사람은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해요. 피오 아저씨. 제가 극장으로 돌아가도 소용없을 거예요. 관객들은 산문 소극을 보러 오잖아요. 어떻게든 고전극을 지켜내려 애쓴 우리가 어리석었어요. 대중들의 선택이 그런거라면, 고전극은 그냥 책으로 읽게 놔두세요. 대중과 싸우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 P169

미모에 대한 찬사를 끊임없이 들으며 자란 모든 미인이 그렇듯, 그녀는 사람들이 순전히 자신의 미모 때문에 애정을 품는다고 일말의 냉소도 없이 확신했다. 따라서 지금 자신을 향한 모든 관심은 우월감에서 나온 동정심이며, 거기에는 완전한 관계 역전에 대한 은근한 만족감이 희미하게 깔려 있다고 단정했다. 이제 미모가 사라졌으니 헌신도 기대할 수 없다는 이러한 가정은 그녀가 애욕으로서의 사랑 외에는 어떤 사랑도 이해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것이었다. - P172

물론 애욕으로서의 사랑은 관대함과 배려 속에서 성장하고, 꿈처럼 아름다운 장면과 위대한 시를 낳는다. 그럼에도 그런 사랑은 가장 분명한 이기심의 표현에 불과하다. 그런 사랑은 오랜 예속과 자기혐오, 조롱, 크나큰 의심을 겪어낼 때까지는 충실한 애정의 반열에 오를 수 없다. 그런 사랑 속에서 일생을 보낸 많은 사람은 어제 개를 잃어버린 아이보다도 사랑에 대해 아는 것이 적다. - P1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