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앤이 팅커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려 하더니, 이제는 팅커가 자신과 앤의 상황을 설명하려 하고 있었다. 아마 모든 이야기에는 두 가지 측면이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대개 그렇듯이, 그 두가지 측면 모두 변명에 불과했다. - P417

좋든 나쁘든, 사람이 자기를 웃음거리로 삼아 신나게 웃어대는 것만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일은 별로 없다. - P456

"우리가 자신과 완벽히 맞는 사람하고만 사랑에 빠진다면, 애당초 사랑을 둘러싸고 그런 소동이 벌어지지도 않을 거야." 그가 말했다. - P477

한 해의 마지막이 가까워지면 그해에 일어났던 일들을 정리하는 것이 인간 본성 중에서도 불변의 법칙인 것 같다. - P4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사진들에는 그들의 삶 속에 조용히 배어 있지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감상적인 부분(사진 속 친척들은 물론이고 배경이 된 장소들 또한 감상적인 추억의 대상이었다)이 표현되어 있었다. - P310

브라이튼비치나 로워이스트사이드에서는 선반에 놓은 말린 꽃이나 타오르는 촛불 뒤에 그냥 사진 한 장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몸을 굽히고 힘들게 살아온 한 세대의 삶이 낳은 사진이었다. 그런 동네에서 과거에 대한 향수에는 자손들을 위해 희생하신 선조를 기리는 마음이 아련하게 배어 있었다. - P311

월러스가 내게 알려준 이 작은 정보는 내가 처음부터 마땅히 알고 있어야 했던 한 가지 사실을 말해주었다. 팅커와 내가 성인이 될 때 서로 반대편에 서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나란히 서있었다는 사실. - P314

그건 인생이 일부러 마련해준 아이러니인 것 같다. 우리가 그런 모습의 자신을 결코 볼 수 없다는 것. 우리는 깨어 있을 때의 자기 모습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깨어 있을 때의 모습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항상 안절부절못하거나 두려워하는 모습이다.
젊은 부모들이 곤히 잠든 아기를 홀린 듯 바라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도 어쩌면 바로 그 때문인지 모른다. - P344

팅커가 앤의 시선을 따라 식당 앞쪽을 바라보았다. 그가 나를 보는 순간 그의 매력이 안에서부터 무너져내렸다. 얼굴이 잿빛으로 변하고, 근육이 늘어졌다. 사람의 본 모습을 좀 더 분명히 알게 해주는, 자연의 방식이었다. - P383

모욕을 당했을 때 유일한 위안이 되는 것은 그 자리를 즉시 떠날 수 있을 만큼 제정신을 유지하는 것이다. - P383

"인생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신호들이 많죠." - P409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요한 것보다 원하는 것이 더 많아요. 그래서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 거예요. 하지만 이 세상을 움직이는 건 필요한 것이 원하는 것을 능가하는 사람들이에요." - P414

분노든 시기심이든 굴욕감이든 감정이 한창 고조돼 있을 때 내뱉으려는 말에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면, 그 말이 해서는 안 되는 말일 가능성이 높다. 이건 내가 살면서 알게 된 훌륭한 금언 중 하나다. - P4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많은 사람들에게 뉴욕은 궁극적으로 그들이 결코 손에 넣지 못할 것들의 총합이었지만, 이 일당에게 뉴욕은 안 될 것 같던 일도 가능해지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그럴듯해지고, 불가능한 일도 가능해지는 도시였다. 그러니까 정신을 똑바로 유지하려면, 가끔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써야 했다. - P272

잘 모르는 사람 눈에 그들은 모두 대단해 보였다. 부와 지위가 발휘한 연금술 덕분에 확고하게 갖게 된 몸가짐을 내보이는 사람들. 하지만 포부와 시기심, 불신과 욕망, 이런 것들도 드러나 있는 것 같았다. 어디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아는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거겠지만. - P273

"팅커와 이브한테서는...... 소식이 있었어요?"
월러스가 물었다. 이것은 그리 친하지 않은 지인들이 침묵을 물리치기 위해 꺼내는 평범한 공통화제에 속하는 말이었다. - P2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화 중인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드는 일보다 책을 읽는 한 사람을 방해하는 일을 더 꺼리는 것은 인간의 본성 중에서 기묘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부분이다. 설사 그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이 멍청한 로맨스소설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 P133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사람이 보았다면, 내 대답에 십중팔구 한쪽 눈썹을 치떴을 것이다. 내 말에 반짝이는 느낌 같은 건 별로 없었다. 그리고 단답형 대답은 대개 그다지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사실 내 말은 진심이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진심이었다. - P154

아버지는 모든 종류의 노름을 증오했다. 노름은 타인의 친절에 기대서 살아가야 하는 처지로 떨어지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이었다. - P269

어떤 사람을 가리켜 카멜레온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소 진부한 표현이다. 환경에 따라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1백만 명 중 한 명도 안 된다. 반면 나비 같은 사람들은 수만 명이나 있다. 이브처럼 근본적으로 다른 두 가지 색깔을 지닌 사람들. 한 색깔은 매력을 발산하고, 다른 색깔은 자신을 감춰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들은 날개를 가볍게 움직이는 것만으로 색깔을 바꿀 수 있다. - P193

아버지는 살면서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아무리 풀이 죽고 기운이 빠져도, 자신이 언제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당신이 아침에 일어나 처음 커피를 마시는 순간을 고대하는 한은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나는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뒤에야비로소 그것이 아버지가 내게 해준 조언이었음을 깨달았다. - P209

타협을 모르고 목표를 추구하는 자세와 영원한 진리를 향한 탐구는 고귀한 이상을 지닌 젊은이들에게 확실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사람이 일상적인 것, 그러니까 현관 앞 계단에서 피우는 담배나 욕조에 몸을 담그고 먹는 생강 쿠키의 즐거움과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면, 십중팔구 쓸데없는 위험 속에 몸을 담갔다고 보면 된다.
그때 아버지가 당신 인생의 결말을 앞두고 내게 말하려고 했던 것은, 이 위험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반드시 소박한 즐거움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아함이나 박학다식처럼 온갖 화려한 유혹들에 맞서서 소박한 즐거움을 지켜야 한다. - P2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세상의 모든 부족이 그렇듯이, 이 두 무리의 사람들도 뉴욕까지 진출해서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같은 동네에 살면서 좁은 카페에 드나들었다. 같은 카페 안에서는 서로를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가까이 붙어살다 보니 세월이 흐르면서 결의는 점점 희미해지고, 감상적인 기분은 점점 강해졌다. - P56

미스 마크햄이 즐겨 하는 말이 있었다. "레슬링 선수에게 창던지기를 시키면서 뛰어난 솜씨를 바랄 수는 없다." - P65

이건 자신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일을 고를 때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세상은 그것을 이용해서 우리를 골탕 먹일 의욕으로 충만하기 때문이다. - P66

"당신도 형용사는 좀 많은 편이고, 구체적인 사실은 적은 편인데요." /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는 건 그리 예의 바른 일이 아니라고 에밀리 포스트가 말했잖아요." - P71

행운은 대담한 사람들의 편이다. - P71

"가끔 내 기분이 바로 그래요. 내 고객 중 절반은 알래스카를 향하고, 나머지 절반은 에버글레이즈를 향하고 있는데・・・・・・ 나는 강둑에서 강둑을 오가고 있는 기분." - P73

"바로 그 말이에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신도들이 점점 떨어져 나갔어요. 새로운 신자들은 자기들만의 교회를 지었고, 크고 오래된 교회들은 그냥 홀로 남겨졌죠. 노인들처럼. 전성기 시절의 기억만 간직한 채로. 그런 분위기가 나한테는 아주 평화롭게 느껴져요" - P75

진술조서를 작성하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기를 잘 맞춰 직접적으로 던지는 질문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질문에는 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 P77

상대가 좋은 질문을 던졌을 때 최선의 대응책은 주저하거나 억양에 변화를 주지 말고 간단히 대답하는 것이다. - P77

이제는 누가 누구 것이고, 극장에서 누가 누구 옆에 앉을 것인지를 따질 때가 아니었다.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아니, 이제는 전혀게임이 아니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밤을 견뎌내는 일이었고, 그 일은 말만큼 쉽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리고 항상 아주 개인적인 일이기도 했다. - P108

관대한 행동을 한다고 해서 타인에 대한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오. 오히려 책임이 시작되게 만드는 경향이 있지요. - P121

겉모습을 믿지 마라. - P1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