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것들보다는 이 세상 전체가 불공정하고 포악스럽고 비열한 덩어리일 뿐 다른 아무것도 아니라는 분노에 찬 자각 때문이었다. - P86
이 책을 읽는 내내 엄마 생각을 했다. 엄마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다다랐을 때 우리 자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연명치료를 해야하나 아니면 집에서 편안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해야하나 그런 선택의 순간이 온다는 상상만으로도 두렵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지만 인간의 육체는 점점 그 기능을 잃어간다. 그리고 시대가 변해서 자식들에게 노후를 기대할 수도 기대서도 안 된다. 자신의 힘으로 생을 다할 때까지 버텨 나가야만 한다. 그러려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서 힘을 길러야겠지.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대신 오늘을 최선의 상태로 살기로 한 결정의 열매를 눈으로 확인했다. - P347
나이 들어 병드는 과정에서는 적어도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하나는 삶에 끝이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다. 이는 무얼 두려워하고 무얼 희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실을 찾으려는 용기다. 그런 용기를 갖는 것만도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로 그 진실을 직면하기를 꺼린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더 어려운 용기가 있다. 바로 우리가 찾아낸 진실을 토대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다. 문제는 어떤 것이 현명한 길인지 알기 어려운 때가 너무도 많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나는 이게 단지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기 어려우면 무슨 일을 해야할 지 아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나는 우리에게 닥친 문제가 그보더 훨씬 근본적인 데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우리는 자신의 두려움과 희망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 P355
인간에게 삶이 의미 있는 까닭은 그것이 한 편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그 자체로 온전한 하나의 단위라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 전체적인 구도는 의미 있는 순간들, 즉 무슨 일인가 일어났던 순간들이 모여서 결정된다. - P364
삶의 마지막 단계를 제어할 수 있다는 개념을 제안한다는 것은 보통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다. 마지막 순간을 진정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것은 결국 물리학과 생물학, 그리고 우연일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우리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용기란 이 두 가지 현실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힘이다. 우리에게는 행동할 여지가 있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가능성이 있다. - P370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죽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 - P373
「틀에 박힌 빈말이라는 것은 - 너희들도 기억해 두는것이 좋을 거야 어중이떠중이들이 입이나 펜으로 수도 없이 많이 사용했던 말이라서, 그 말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야. 실제로 그렇단다.」 - P36
피해야 할 장애는 모두 피하고 극복해야 할 장애는 모두 극복할 거예요 - P212
"자율성의 가치는 그것이 만들어 내는 책임감 체계에 달려 있다. 자율성은 우리가 일관성 있고 분명한 각자의 개성, 확신, 관심 등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체화할 책임을 지도록 만든다. 자율성은 우리가 남에게 이끌려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이끌며 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각자는 그러한 권리 체계가 허용하는 한 자기 스스로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 P218
질병과 노화의 공포는 단지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상실에 대한 두려움만은 아니다. 그것은 고립과 소외에 대한 공포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부터는 그다지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돈을 더 바라지도, 권력을 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가능한 한 이 세상에서 자기만의 삶의 이야기를 쓸 수있기를 바랄 뿐이다.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 대해 직접 선택을 하고, 자신의 우선순위에 따라 다른 사람이나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쇠약해지고 의존적이 되면 그러한 자율성을 갖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내가 루 할아버지, 루스 할머니, 앤 할머니, 리타 할머니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은 그것이 분명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 P227
"동양에 ‘카르마‘라는 말이 있어요. 일어나도록 되어 있는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 있다는 거예요.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거지요. 내 삶에 끝이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어쩌겠소? 지금까지 잘 살았으니 됐지." - P228
호스피스 케어는 간호사, 의사, 성직자, 사회복지사 등을 동원해서 치명적인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현재의 삶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 P248
"물론 나는 전도서의 설교자들이 말한 것처럼 사랑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리고 내 삶의 실타래가 다하면 조용히 나만의 방식으로 마지막 순간을 받아들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나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죽음을 궁극의 적으로 여기는 용감한 관점을 더 선호한다. 빛이 꺼져 가는 상황에 맞서 맹렬히 싸우는 사람들을 나무랄 만한 점은 아무것도 없다." - P263
생을 어떻게 마감할 것인지에 관한 대화가 실험의약품이었다면, FDA는 이 약을 승인했을 것이다. - P272
더 오래 살려는 노력을 멈춰야만 더 오래 산다는 - P273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 - P289
학자들은 한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면 그와 더불어 의학도 세 단계를 거쳐 발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나라 전첵가 극도로 빈곤한 상태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서 죽음을 맞는다.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국민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재원이 풍부해져서 의료 서비스가 더 널리 퍼진다. 이제 사람들은 아플 경우 병원을 찾는다. 따라서 집보다 병원에서 임종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다. 세 번째 단계, 즉 한 나라의 소득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진입할 즈음 사람들은 삶의 질을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삶의 질에 대한 고려는 몸이 아플 때도 계속 이어진다. 이로 인해 집에서 임종하는 경우가 다시 늘어난다. - P296
나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유한하다는 걸 이해하는 게 축복일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이해하기 시작했다. - P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