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투의 성쇠는 우리가 앞으로 종종 마주칠 수수께끼 같은 현상들의 좋은 예시이다. 즉, 어떤 종류의 폭력이 수백 년 동안 인류 문명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가 어느 순간 난데없이 사라지는 현상이다. 결투에 응했던 신사들은 돈, 땅, 여자 때문이 아니라 명예 때문에 싸웠는데, 사실 명예란 참 이상한 것이다. 명예는 모두가 남들이 그 존재를 믿는다고 믿기 때문에 존재하는 어떤 것이다. - P67

우리가 겪은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일상에서의 폭력적 묘사를 참지 않게 된 것이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남자가 모욕에 쾌히 주먹으로 맞서는 것은 믿음직함을 뜻하는 신호였다. 그러나 요즘 그것은 망나니의 신호이고, 충동 제어 장애의 증상이고, 분노 조절 치료를 처방 받는 지름길이다. - P70

오늘날의 광고가 약속하는 이점은 힘이 아니라 아름다움이다. - P72

남자들끼리의 폭력을 비웃는 태도보다 더 혁명적으로 변한 것은 여자에 대한 폭력을 비웃는 태도이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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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전쟁의 환난을 인간이 풀어야 할 인간적 문제로 인식하는 대신, 성마른 신들이라는 환상을 꾸며내어 자신들의 비극을 신들의 질투와 어리석음 탓으로 돌렸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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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담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12
김중혁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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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은 우주에서 미아가 된 일영, 일영과 아버지가 다른 동생인 우영, 어머니, 일영의 여친 차연, 우영과 함께 코미디를 하는 세미이다.
1부 첫 페이지가 검정색이어서 이건 뭔가 했는데 미아가 되어서 우주를 떠돌고 있는 일영의 이야기를 전하려는 장치인가 보다. 일영이 말하는 부분은 검정색에 하얀 글씨다. 하긴 검정 글씨면 안 보이겠지.
일영이 우주를 떠돌며 자신의 이야기를 녹음해 놓은 파일을 듣고 일영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쓴, 부치지 못한 편지를 녹음한 뒤 그 파일을 우주선에 실어 보내 엄마와 아들의 목소리를 우주에서 만나게 한다는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어디까지나 상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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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슬픔은 늘 같은 양으로 존재해, 슬픔을 뚫고 지나가야 오히려 덜 슬플 수 있다고. - P190

"당연하지, 바보야. 당연한 거야. 그걸 이해할 수 있다고 떠드는 놈들이 사기꾼이야. 감정은 절대 전달 못 해. 누군가가 ‘슬프다‘라고 얘기해도, 그게 전달되겠어? 각자 자기 방식대로 그걸 받아들이는 거야. 진짜 아픈 사람은 자신이 아픈 걸 10퍼센트도 말 못 해. 우린 그냥・・・・・ 뭐라고 해야 하나, 그냥 각자 알아서들 버티는 거야. 이해 못해 준다고 섭섭할 일도 없어. 어차피 우린 그래. 어차피 우린 이해 못하니까 속이지는 말아야지. 위한답시고 거짓말하는 것도 안 되고, 상처받을까봐 숨기는 것도 안 돼. 그건 다 위선이야." - P191

마음이 변하면 사람의 눈이 모든 걸 다르게 보는 모양이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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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역사적 궤적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뿐만 아니라 삶을 이해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 P14

과거는 낯선 나라다.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다르게 산다.
- L. P. 하틀리 - P29

문화의 기억은 과거를 평화롭게 미화하여, 피투성이였던 원래 모습이 탈색되어 창백해진 기념품만을 우리에게 남긴다. - P29

여행이 우리의 정신을 넓히는 것처럼, 우리의 문화적 유산을 있는 그대로 둘러보는 것은 옛 사람들이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살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 P30

과거에는 폭력이 늘 배경처럼 드리워져 있었다는 점, 그리고 옛 사람들은 21세기 서구인의 감수성에서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그것을 견디고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 P31

우리가 선사 시대 유해에서 받는 확실한 인상은, 과거란 인간이 상해를 입기 쉬운 곳이었다는 점이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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