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날마다 좁아지는구나. 처음엔 하도 넓어서 겁이 났는데, 자꾸 달리다 보니 마침내 좌우로 벽이 보여서 행복했었다. 그런데 이 긴 벽들이 어찌나 빨리 마주 달려오는지 나는 어느새 마지막 방에 와 있고, 저기 저 구석엔 덫이 있다. 나는 그리로 달려 들어가고 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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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긴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 공평한 마음의 소유자인 운명의 여신은 대체로 성공의 가능성과 모든 노력에도 실패할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쪽을 택한다. - P667

잔인함은 굳이 꾸밀 필요가 없다. 잔인함은 얼마든지 침착할 수도 있고 조용할 수도 있다. 한숨을 쉴 수도 있고, 믿어지지 않는다는듯 가볍게 고개를 저을 수도 있고, 앞으로 자기가 하려는 일이 무엇이든 거기에 대해 동정 어린 용서를 구할 수도 있다. 천천히 움직일 수도 있고,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고, 막무가내로 움직일 수도 있다. - P670

고전적인 전통에서는 건축의 뮤즈가 존재하지 않지만, 적절한 상황에서는 어느 건물의 외관이 한 인간의 기억에 인상을 남기고, 감정에 동요를 일으키고, 심지어 인생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것에 우리는 동의할 수 있다고 믿는다. - P687

아버지는 우리 인생은 불확실성에 의해 움직여 나아가는데, 그러한 불확실성은 우리의 인생행로에 지장을 주거나 나아가 위협적인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관대한 마음을 잃지 않고 보존한다면 우리에게 극히 명료한 순간이 찾아들 거라고 했다.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갑자기 하나의 필수 과정이었음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찾아든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으로 꿈꿔온 대담하고 새로운 삶의 문턱에 서 있을 때조차도 그렇다는 것이었다. - P687

백작의 친구가 얘기했던 대로, 우가티가 체포당하는 것에 대해 냉정한 반응을 보이고 밴드에게 연주를 계속하라고 지시를 내리는 등의 술집 주인 행위는 타인의 운명에 대한 그의 무관심을 시사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어쩌면 소동의 여파로 쓰러진 칵테일 잔을 똑바로 세움으로써 한 사람의 가장 사소한 행동으로도 세상의 질서를 어느 정도는 회복할 수 있다는 근본적인 믿음을 실천해 보인 것은 아니었을까? - P713

사람이 한때 소중하게 여겼던 장소를 수십 년 동안 찾지 않았을 경우, 현명한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절대 그곳에 다시 가지 말라고 충고할 것이다. - P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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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피야, 최선의 행동이 처음엔 탐탁지 않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단다. 실은 거의 언제나 탐탁지 않아 보이지." - P650

백작은 자신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절제력을 발휘하여,
부모로서의 충고를 두 가지 간단명료한 요소로 제한하였다. 첫째는 ‘인간이 자신의 환경을 지배하지 못하면 그 환경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둘째는 ‘가장 현명한 지혜는 늘 긍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라는 몽테뉴의 격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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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모든 생물종 가운데 호모 사피엔스가 가장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인간 종족 가운데 하나를 사막에떨어뜨려놓으면, 그들은 천으로 몸을 감싸고, 텐트에서 잠을 자며,
낙타 등에 올라타고 돌아다닌다. 북극에 떨어뜨려놓으면, 그들은 물개가죽으로 몸을 두르고, 이글루에서 잠을 자며, 개가 끄는 썰매를 타고 돌아다닌다. 그들을 소비에트의 기후에 떨어뜨려놓는다면? 그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낯선 사람들과 정답게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 옷장 서랍의 절반에 자기 옷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스케치북에 상상의 건물들을 그리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그들은 적응한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파리의 삶을 경험했던 러시아인들에게는 앞으로는 두 번 다시 파리를 보지 못하리라고 인정하는 것이 적응의 한 방식이었다. - P596

인간이라는 존재는 우연과 망설임과 성급함에 좌지우지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악명이 높다. - P601

침착함이 성숙의 징표여야 한다면, 무모함은 젊음의 징표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 P608

사람은 금박으로 장식된 홀에서 <셰에라자드>를 들음으로써, 혹은 자기만의 동굴에 갇혀 오디세이』를 읽음으로써 자신이 지닌 가능성을 실현하는 게 아냐. 사람은 거대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발을 내디딤으로써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거야. 중국 땅을 여행한 마르코 폴로나 아메리카 대륙을 찾아 항해에 나섰던 콜럼버스처럼 말이야. - P608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박수갈채를 받느냐 못 받느냐가 아니야. 중요한 건 우리가 환호를 받게 될 것인지의 여부가 불확실함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느냐 하는 점이란다. - P609

인생은 서서히 펼쳐지는 것이다. 주어진 하나하나의 순간마다 천 번에 걸친 변화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 P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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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웠다.‘ 베루스 할아버님에게서 격정을 누르는 고상한 참을성을. - P20

아버님‘에 관한 평판과 그분에 대한 나의 추억으로부터는 겸손과 사내다운 성격을 - P20

어머님에게서는 신앙심과 자비심, 그리고 비단 나쁜 행동만이 아니라 나쁜 생각도 삼가는 절제를, 더 나아가 부유한 생활에 탐닉하지 않는 검소한 생활태도를. - P20

증조부님에게서는 학교에 자주 나가는 것보다는 훌륭한 선생을 집으로 모셔야 한다는 것을, 또한 이러한 일에는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 P20

스승에게서는 원형 경기장 경기에서 녹파나 청파에 가담하지 말고 검투사의 싸움에서 작은 방패의 검사단이나 큰 방패의 검사단의 일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또한 노고를 감내하고 욕망을 줄이며 내 손으로 일하고 다른 사람들의 일에 참견하지 않으며 비방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 P20

디오게네투스에게서는 사소한 일로 마음을 어지럽혀서는 안 되며 마술사들이나 협잡꾼들이 말하는 주술이나 악마를 내쫓는 주문 등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 싸움을 시키기 위해 메추라기를 기르거나 이러한 일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는 것, 자유로운 언론을 참고 견디어야 한다는 것, 철학과 친숙해야 한다는 것, 처음에는 바키우스의 가르침을, 다음에는 탄다시스와 마르키아누스‘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젊을 때에 대화편을 써야 한다는 것, 맨몸으로 널빤지로 만든 침대에서 자거나 기타의 모든 그리스식의 단련을 싫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 P21

말이나 나쁜 행동으로 화를 낸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들이 화해할 기미를 보이면 곧 서슴지 않고 화를 누르고 화해할 것, - P21

책을 읽을 때에는 주의깊게 읽고 피상적인 이해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것,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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