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모든 생물종 가운데 호모 사피엔스가 가장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인간 종족 가운데 하나를 사막에떨어뜨려놓으면, 그들은 천으로 몸을 감싸고, 텐트에서 잠을 자며, 낙타 등에 올라타고 돌아다닌다. 북극에 떨어뜨려놓으면, 그들은 물개가죽으로 몸을 두르고, 이글루에서 잠을 자며, 개가 끄는 썰매를 타고 돌아다닌다. 그들을 소비에트의 기후에 떨어뜨려놓는다면? 그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낯선 사람들과 정답게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 옷장 서랍의 절반에 자기 옷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스케치북에 상상의 건물들을 그리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그들은 적응한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파리의 삶을 경험했던 러시아인들에게는 앞으로는 두 번 다시 파리를 보지 못하리라고 인정하는 것이 적응의 한 방식이었다. - P596
인간이라는 존재는 우연과 망설임과 성급함에 좌지우지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악명이 높다. - P601
침착함이 성숙의 징표여야 한다면, 무모함은 젊음의 징표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 P608
사람은 금박으로 장식된 홀에서 <셰에라자드>를 들음으로써, 혹은 자기만의 동굴에 갇혀 오디세이』를 읽음으로써 자신이 지닌 가능성을 실현하는 게 아냐. 사람은 거대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발을 내디딤으로써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거야. 중국 땅을 여행한 마르코 폴로나 아메리카 대륙을 찾아 항해에 나섰던 콜럼버스처럼 말이야. - P608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박수갈채를 받느냐 못 받느냐가 아니야. 중요한 건 우리가 환호를 받게 될 것인지의 여부가 불확실함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느냐 하는 점이란다. - P609
인생은 서서히 펼쳐지는 것이다. 주어진 하나하나의 순간마다 천 번에 걸친 변화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 P630
|